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2015년에 개봉된 영화 '마션(The martian)'입니다.
영화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대 아레스III의 탐사대원 중 한 명인 식물학자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가 화성에 혼자 남겨져 549 화성일 동안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먼저, 영화의 주 배경인 화성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보려 합니다.
화성은 태양계에서 4번째 궤도를 돌고 있는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입니다. 화성의 하루는 약 24시간 37분으로 지구와 비슷하며, 자전축 또한 약 25도 기울어진 것이 지구와 유사하기 때문에 지구처럼 계절의 변화가 있습니다. 하지만 화성의 대기는 지구와 비교하였을 때 아주 희박합니다. 지표 부근의 대기압은 약 0.006기압으로 지구의 0.75%에 불과하죠. 이렇게 희박한 대기는 중력이 작기 때문으로,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1/3 정도입니다. 화성의 대기 구성은 이산화탄소가 95%를 차지하고 있어 화성에서는 산소를 공급해주는 우주복을 착용하여야 호흡할 수 있습니다.
화성의 지형은 용암류에 의해 평평하게 만들어진 평원인 북반구와 운석충돌에 의한 움푹 파인 땅이나 크레이터가 존재하는 고지가 많은 남반구 크게 두 개로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화성은 지구의 북극과 남극처럼 극지방이 존재합니다. 화성의 극지방에는 물과 이산화탄소의 얼음으로 된 극관(polar cap, 화성의 극에서 얼음으로 덮여 하얗게 빛나 보이는 부분)이 있으며 화성의 계절에 따라 변화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화성의 평균 온도는 -63도로 매우 춥습니다.
주인공 와트니가 혼자 화성에 남겨지게 된 원인을 제공한 강한 모래 폭풍은 영화 마션의 가장 큰 과학적 오류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화성은 매우 희박한 대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날아갈 정도의 폭풍이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폭풍은 강한 바람, 즉 두 지점간의 기압차가 생길 때 그 차이에 의한 힘으로 생기는 공기의 움직임을 의미합니다. 화성도 희박하지만 대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바람은 불 수 있으나 대기압이 지구의 1% 내외인 화성의 경우 아무리 바람이 강해도 지구에서의 산들바람 수준으로 분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화성을 탐사한 우주선이나 탐사 로버가 바람에 의해 쓰러진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원작자와 제작진들도 모두 알고 있는 내용으로, 영화의 극적인 전개를 위해 의도적으로 삽입한 장면이라고 합니다.
화성에서 와트니가 걸어 다니는 장면도 과학적 오류로 볼 수 있습니다. 화성은 지구의 중력의 1/3이기 때문에 지구에서처럼 일반적인 걸음으로 걷다간 오히려 체력 소모가 심하고 자빠지기 쉽기 때문에 폴짝폴짝 뛰어서 이동해야 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꼽는 영화 마션의 명장면 중 하나는 식물학자인 와트니가 온실을 만든 후 화성의 흙과 인분을 이용해 화성에서 감자를 키우는 장면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마션에서처럼 화성의 흙으로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화성의 토양이 지구 토양에서 발견되는 영양소 성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작에서는 식물을 키우는데 필요한 박테리아를 화성 흙에 공급하기 위해 지구에서 가져온 토양 일부를 화성 흙에 섞어가며 오랜 시간 화성 흙에서 박테리아를 배양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는 이 장면을 생략했다고 하네요.
또한 영화에서는 흙에서 자란 작은 감자를 바로 다시 흙에 심어 재배하는 모습이 나왔는데 실제로 감자는 50~100일이 정도의 휴면기간을 거쳐야 싹을 틔울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영화에서 발견되는 작은 과학적 오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주에서 오랫동안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우주 내 자체적으로 식량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NASA는 '우주농장'을 만들기 위해 식물 재배 연구를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실제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인들이 LED 빛을 이용하여 농작물을 재배하는 'veggie'라는 수경재배 시스템을 이용해 로메인 상추를 재배하여 먹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화성에서 실제로 식물을 재배하려면, 방사능은 통과시키지 않으면서 식물이 자랄만큼 충분한 햇빛을 공급하는 온실을 만드는 작업과 담수의 충분한 공급이 필요합니다. 2018년 화성의 극관 1.5km 아래 지하에 대량의 물이 지속적으로 고여있는 것이 처음 발견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화성에서 식물을 키울만큼의 많은 양의 물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앞으로의 화성 탐사를 통해 화성의 지하 호수에 있는 물을 끌어 쓸 수 있게 된다면 영화에서처럼 화성에서 자란 감자를 먹을 수 있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화성탐사는 1960년대 부터 시작하여, 처음 화성 착륙을 성공한 바이킹 1,2호 (1975년)를 거쳐 영화에 등장한 패스파인더 (1997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2004년) 등 여러 탐사 로버를 화성으로 보내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 20일, 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ence)에 탑재된 산소발생장치 목시(MOXIE)가 처음으로 화성 대기의 이산화탄소에서 산소를 분리해 냈습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여과시킨 다음 800도로 가열해 일산화탄소와 산소로 분리하는 원리입니다. 목시는 1시간 동안 5.4g의 산소를 만들어 냈는데, 이는 1명의 우주비행사가 약 10분간 호흡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 이 결과를 통해 산소를 화성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유인 화성 탐사의 첫 걸음일 뿐 아니라 먼 미래 이야기로만 생각되던 화성에 사람이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줍니다.
불과 며칠 전 5월 15일에는 중국 화성 탐사선 톈원(Tianwen) 1호가 화성에 착륙하여 탐사용 로버 주룽(Zhurong)이 화성 탐사 활동을 시작하여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덕분에 국적으로 따지면 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화성에 탐사 로버를 보낸 나라가 되었죠. 앞으로 90일 동안 화성에서 어떤 임무들을 수행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NASA는 2030년 중반쯤 유인 화성 탐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이용해 2050년까지 100만명을 화성에 이주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화성으로의 여행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진행될 화성 연구를 관심있게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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