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하리하라의 바이오사이언스
지은이: 이은희
출판사: 살림
목차: 머리말/ 1장 유전의 법칙을 발견하다/ 2장 DNA를 찾아서/ 3장 염색체, 차별과 차이의 역사/ 4장 유전자가 약속한 미래
이 책은 제가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과학도서 였습니다. 과학분야에 도서를 검색할 때 여전히 높은 순위에 있는 것을 보게되어 다시 한번 읽어볼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초판이 2009년에 출판되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여전히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도 흥미롭게 읽었던 이 책을 다시 읽고 나니 청소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할 만한 과학도서라고 느꼈습니다. 유전과 생명공학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서술한 책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지식들이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발견되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는지를 스토리텔링 기술로 서술하였습니다. 또한 적절한 비유를 사용하여 이해도를 훨씬 높여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암호문의 기본 단위는 DNA이고, 암호문에 쓰인 기호가 바로 뉴클레오티드입니다. 암호문에서 의미 있는 부분이 유전자가 되고, 암호문을 나누어 담은 책이 염색체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게놈은 이러한 암호문 전체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비유를 통해 헷갈릴 수 있는 개념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단순히 유전 과학에 대한 지식만을 재미있게 풀어놓은 것이 아니라 그와 더불어 과학 기술 발전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사회적인 문제와 부작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습니다. ‘과학적 결과물과 현실적 적용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어긋남을 조정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오랜 시간을 들여서 꼼꼼하게 대처해야 할 문제일 것입니다.’ 라는 문구가 굉장히 와 닿았습니다.
지금까지 과학이 급격하게 발전함에 따라 문제점이 수반되어 나타났고, 앞으로도 과학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이며 또다른 문제점이 생겨날 것입니다. 따라서 과학의 발전과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에 대한 고찰은 더 이상 분리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숨어있는 공로자, 로잘린드 프랭클린에 관한 내용 또한 기억에 남습니다.
DNA 구조를 밝히는 연구를 하면 과학자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왓슨과 크릭 이외에도 윌킨스와 프랭클린, 그리고 라이너스 폴링이 있었습니다. 왓슨과 크릭의 위대함은 아무도 하지 못했던 이중나선 구조라는 생각을 ‘최초로’ 해냈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확신한 것은 그들과 경쟁 상대였던 로잘린드 프랭클린이 찍은 X선 회절 사진이었습니다. 당시 윌킨스와 프랭클린 사이의 내부적 충돌로 인해 윌킨스가 프랭클린이 찍은 사진을 제멋대로 왓슨과 크릭에게 보여주었고, 그 사진을 본 왓슨과 크릭은 결정적인 힌트를 얻게 되어 마침내 DNA의 구조를 발견하게 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들은 왓슨과 크릭의 이름만을 기억하지만, 당시 노벨상 수상자는 세 명이었습니다. 그들에게 DNA의 X선 사진을 보여주었던 윌킨스 역시 공동 수상자로 시상대에 같이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던 프랭클린은 왜 상을 받지 못했을까요? 안타깝게도 프랭클린은 1958년에 난소암으로 사망해서 노벨상 수상 당시에는 이미 고인이 된 후였거든요.’ -p.84
DNA 구조를 발견하는 데 중요한 증거를 제시했던 장본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저평가 되어 프랭클린의 이름은 역사 너머로 사라지고 왓슨과 크릭, 그리고 윌킨스의 이름만 기록되어 왔다는 사실이 조금 씁쓸하게 다가왔습니다.
과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추억에 젖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유전에 관한 내용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오랜만에 보는 개념과 용어들을 보면서 반갑기도하고 즐거웠습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흡족하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과학에 흥미를 가진 청소년들에 추천하고 싶은 도서이기도 하며, 유전학이 어떻게 발견되어 왔는지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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