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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서리뷰

[도서리뷰] 종이 동물원

by minnni 2020.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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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켄 리우

출판: 황금가지

목차: 머리말 / 종이 동물원 / 천생연분 / 즐거운 사냥을 하길 / 상태 변화 / 파자점술사 / 고급 지적 생물종의 책 만들기 습성 / 시뮬라크럼 / 레귤러 / 상급 독자를 위한 비교 인지 그림책 / () / 모노노아와레 / 태평양 횡단 터널 약사(略史) / 송사와 원숭이 왕 /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동북아시아 현대사에 관한 다큐멘터리 / 옮긴이의 말

 

이번에 리뷰할 도서는 켄 리우 작가의 『종이 동물원』입니다. 『종이 동물원』은 지난번 리뷰한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이전에 출간된 켄 리우 작가의 단편모음집입니다. 『종이동물원』의 표제작이기도 한 종이 동물원 SF 판타지 문학계에서 권위있는 휴고 상과 네뷸러 상, 세계환상문학상을 동시에 석권하며 주목을 받은 소설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종이동물원』이 이전에 읽었던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보다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양한 역사적인 사건을 소재로 하여 이야기를 진행하며, 또한 한자라는 글자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점에서 중국계인 작가의 특징을 잘 이용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표제작 「종이 동물원」은 종이로 동물을 만들어 생명을 불어넣어주던 중국인 어머니와 그 아들에 대한 이야기로, 아들이 사춘기를 지내면서 영어를 못하는 어머니와 멀어지지만, 어머니가 사망한 후 종이 호랑이의 안쪽에 적힌 편지를 발견하면서 어머니의 관점에서 그 시기를 다시 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종이 동물원」은 제가 느끼기에는 SF보다는 환상동화에 더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작품을 처음 발표한 《판타지 & SF》의 인터뷰에서 작가는작가들은 대개 자기 작품이 사적인 이야기라고 하는데, 「종이 동물원」은 어떤 점에서 사적인 이야기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아래와 같이 답했다고 합니다.

“작년에 첫째 딸이 태어나면서 부모 되기에 관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로서 느끼는 한 가지 불안은 내 아이가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 나를 이해할 것인가, 내 삶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내 생각에 부모라면 누구나 자기 아이에게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느끼는 것 같다. 그 또한 이 이야기의 주제이다.”

또한 어느 과학자 부부가 찾아낸 과거를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서 일본 731부대의 잔학성을 다큐 형식으로 보여주는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 대만 2.28 사건을 소재로 한 「파자점술사」, 개인의 모든 결정을 대신해주는 인공지능에 대한 경고를 담은 「천생연분」, 인체에 삽입된 몰래카메라와 이에 관련된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탐정을 그린 「레귤러」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일본 731 부대나 대만 2.28 사건 등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사실적으로 묘사해서 조금 읽기에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두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이기에 이런 방식으로 역사를 향유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색다른 SF 작품을 접해보고 싶은 분들이나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를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아직 『종이동물원』은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인 책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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