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CES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CES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로, 다양한 첨단 기술들이 소개되는 곳입니다. 최근 수년 동안 CES의 주인공은 인공지능(AI)이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차세대 CES의 주인공으로 ‘로봇’과 ‘양자컴퓨팅’을 꼽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 기술의 발전은 결국 ‘로봇’으로 발전할 것이고, 하나로 슈퍼컴퓨터 여러 대의 기능을 넘어서는 양자컴퓨터의 활용은 어마어마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CES에서는 ‘양자컴퓨팅’ 부문이 신설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들 중에서 양자컴퓨팅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볼까 합니다.
이번 ‘CES 2025’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려면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하여 양자컴퓨터의 실용화 가능성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었습니다. 젠슨 황 CEO의 발언에 대해 앨런 바라츠 디웨이브퀀텀 CEO는 "젠슨 황CEO의 주장은 완전히 틀렸다. 많은 기업이 우리 양자컴퓨터로 혜택을 받고 있다.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기는 바로 지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세계 1위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 지멘스, 미 항공우주국(NASA) 등에서는 디웨이브퀀텀의 양자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CES 2025’에서는 ‘퀀텀 민즈 비즈니스’(Quantum Means Business: 양자, 비즈니스를 뜻하다)를 주제로 한 특별 세션이 열렸고, 거기에서 존 니시 마이크로소프트(MS) 성장 및 전략 기획 책임자는 “양자 컴퓨팅은 수십 년 후가 아닌 수년 내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하며 “MS의 경우 2033년까지 유틸리티 규모의 양자 컴퓨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리 외 여러 기업들 역시 비슷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란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해 다수의 정보를 동시에 연산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초고속 대용량 컴퓨팅 기술로 기존 컴퓨터보다 약 30조 배 이상 빠른 연산 능력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양자컴퓨터는 기본 정보 단위인 큐비트가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중첩'을 통해 기존의 컴퓨터가 할 수 없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양자컴퓨터의 발전은 AI 발전의 신기원을 열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과 추론을 하기 위해서 과도한 전력 소모가 일어나는 것이 문제였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하고 처리할 수 있는 양자컴퓨팅을 활용하면 AI 학습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에는 구글의 연구회사인 구글 퀀텀AI에서 양자 칩 ‘윌로(Willow)’를 공개했습니다. 구글에 따르면 윌로는 현존하는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프런티어’로 10의 24제곱 년이 걸리는 문제의 계산을 5분 이내에 완료할 수 있다고 합니다.
1990년대부터 양자컴퓨팅을 연구해 온 IBM은 지난해 11월에 신형 양자 칩 '퀀텀 헤론'을 공개했습니다. 이 양자 칩은 2021년 출시된 127큐비트급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같은 연산의 작업시간을 112시간에서 2.2시간으로 대폭 단축하였다고 합니다.
MS는 최근 24개 큐비트의 양자 시스템 오류율을 41.5%에서 9.5%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고,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는 성능이 크게 향상된 32개 큐비트를 탑재한 양자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처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양자컴퓨터이지만, 비가역적인 변환에 대해서는 오히려 기존 컴퓨터보다 취약할 수 있습니다. 양자컴퓨팅 시스템에서는 양자에 어떤 변환을 가했을 때 역변환이 항상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둘 이상의 입력값으로부터 동일한 결괏값이 나올 수 있는 경우에는 정확한 입력값을 찾아낼 수 없는 문제가 생깁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살펴보면, 기본적인 형태의 이차방정식인 x2=1의 경우에 답이 +1과 -1, 두 가지 모두 해당되므로 다른 단서가 없는 한 원래 x가 정확히 어느 값이었는지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아직 기술적으로 해결할 과제도 많습니다. 양자컴퓨터의 큐비트를 충분한 시간 동안 유지하는 것도 관건이며, 큐비트가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므로 차폐시설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현재 수준에서 양자컴퓨터는 개인용 컴퓨터를 대체할 수 없으며, 양자컴퓨팅에 대한 연구 방향도 개인용 컴퓨터의 대체보다는 현재의 컴퓨터로 하기 어려운 일들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둔 기존 컴퓨터와의 보완관계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Ibs 기초과학연구원, <말 많은 양자컴퓨터, 오해와 사실>, https://www.ibs.re.kr/cop/bbs/BBSMSTR_000000000901/selectBoardArticle.do?nttId=14100
뉴스트리 조인준 기자, <[CES 2025] 구글·엔비디아도 주목…'양자컴퓨팅'이 뭐길래?>, 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501060007
서울경제 노현섭 기자, <CES가 제시하는 미래…AI 시대 이후 게임체인저 ‘양자컴퓨팅’>, https://www.sedaily.com/NewsView/2GNKRA21X3
조선일보 박지민 기자, <'AI 끝판왕' 만들어낼 양자컴퓨터, CES에 본격 등장>,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5/01/02/2SYQ3FSKZNHV5F26UGKUL3PSXQ/
환경경제신문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CES 2025] AI 뒤이을 미래 주인공은?...'로봇'과 '양자컴퓨팅'>, https://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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