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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서리뷰

[도서리뷰] 이기적 유인원

by yeonnni 2024.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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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이기적 유인원

글쓴이 : 니컬러스 머니

옮긴이 : 김주희

출판사 : 한빛비즈

목차 : 머리말 / 1장 지구: 생명체는 어떻게 지구에 착륙했을까? / 2장 발생: 우리는 어떻게 지구에 나타났을까? / 3장 몸: 우리는 어떻게 움직일까? / 4장 유전자: 우리는 어떻게 설계되었을까? / 5장 임신: 우리는 어떻게 태어날까? / 6장 지성: 우리는 어떻게 생각할까? / 7장 무덤: 우리는 어떻게 죽을까? / 8장 위대함: 우리는 어떻게 문명을 발전시켰을까? / 9장 지구온난화: 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망쳤을까? / 10장 우아함: 우리는 어떻게 사라질까? / 감사의 말

 

책 표지 (출처; yes24)

책소개 (출처; yes24)

‘호모 데우스’라는 착각에 빠진 ‘호모 나르키소스’
인간의 오만한 나르시시즘을 일갈한 문제작!

10만 년 전 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나 전 세계로 이동한 이래로, 인류는 자신들이 만든 과학 기술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왔다. 반대로, 지구는 황폐해지며 다른 생물 종이 멸종해가고 있는데도, 인류는 지금의 쾌적한 생활을 버릴 생각이 없다. 바로 인간의 이기심 때문이다. 그동안 인류는 스스로를 지혜로운 인간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 불렀고, 오늘날에는 더욱 나아가 신과 같은 권력을 지닌 종족, 즉 ‘호모 데우스(Homo Deus)’로 여기는 오만함에 빠져 있다. 생물학자 니컬러스 머니(Nicholas P. Money)는 우리 인간에게 진정으로 잘 어울리는 이름은 자아도취의 전형인 ‘호모 나르키소스(Homo Narcissus)’라고 새롭게 정의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현재 지구는 암 말기 환자와 같은 상태에 있다. 하지만 인류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계속 이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이 책의 엄중한 경고는 다음과 같다. 인류는 신의 계시가 아니라도 조만간 멸종할 것이라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각종 기후 재앙과 생태계 파괴, 그리고 인구 포화에 의해서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오만함과 착각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생태계의 최상위층에 있으면서 다른 동물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오만함이 얼마나 잘못인지, 그리고 현재 인류가 지구를 어떻게 망가뜨렸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순서대로 지구의 탄생, 생명체의 탄생, 그리고 인류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마지막으로 인류가 지구의 파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습니다.

 

 

 

1장 지구에서는 우리 흔히 하는 착각에 관해 말합니다.

 

지구가 태양과 조금만 더 가까웠더라면 지구는 인류가 살 수 없을 정도로 더웠을 것이고, 지금보다 중력이 낮거나 높아도 생명체가 살아가기에 힘든 환경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미세하지만 인긴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지구의 환경은 인간을 위해 지구가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지구의 환경에 적응한 동물들이 살아남은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려줍니다.

 

우주는 생명체의 이익을 위해 구성되었다고 믿는 것보다 생태계가 환경에 스스로 적응한 방식을 탐구하는 편이 훨씬 이치에 맞는다. p. 16

 

우주가 인간에게 주어진 특권이며 인간은 우주에 선택받았다는 생각에서 인간의 놀라운 오만함을 발견하게 된다. p. 17

 

 

처음 언급했던 인간의 오만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 구절입니다.

 

살아 있는 동물을 먹든 사체를 먹은, 식량에서 얻은 에너지는 본래 엽록소가 햇빛에서 흡수한 에너지다. 프로메테우스가 올림포스산에서 불을 훔쳤듯, 엽록소는 태양에서 에너지를 획득한다. p. 26

 

 

 

2장 발생은 최초의 세포로 여겨지는 깃편모충류choanoflagellates로 시작합니다.

 

진화는 새로운 기능에 맞게 단일 분자와 몸 전체를 변화시키는 연금술을 펼친다. p. 35

 

현대 지구의 생물권에 단세포 미생물과 다세포생물이 함께 사는 이유는 불확실하다. 지구에서는 단세포생물과 함께 동식물이 진화해왔지만, 오직 단세포생물만 살아남은 다른 행성도 상상할 수 있다. 우주의 다른 공간에서 생물학을 연구하기 전까지, 단세포 미생물이 영겁의 시간을 거친 후에는 반드시 다세포생물이 등장하는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p. 37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이라서 무척이나 새로웠습니다. 지금까지는 미생물과 인간의 공진화에 대해서만 생각해왔었는데, 저자가 말한 것과 같이 다른 행성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것은 우리와 같은 인류의 흔적이라기 보다는 물과 미생물의 생존 유무를 확인한다는 점에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3장 몸에서는 우리의 신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설명이었는데 비유적인 표현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무생물을 생물로 표현하거나 다른 물체에 비유하는 등 다양한 비유법을 사용했습니다. 저자의 비유법은 책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흥미를 가지게 하고 이해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생명은 서서히 타오른다. 이 비유는 시적 의미를 넘어선다. 모닥불과 마찬가지로 신체는 산소를 소모하고 이산화탄소 몇 모금과 물만 남긴다. p. 51

 

포도당은 교묘한 방법을 써서 세포 안으로 들어간다. p. 52

 

세포는 질서 있게 공간을 구분하는 벽이 이고 방문자를 통제하는 문과 창문이 설치된 아주 깔끔한 집과 같다. p. 53

 

몸속의 세포와 세포, 미생물과 미생물, 그리고 박테리아와 세포가 주고받는 화학적 대화에서 빚어지는 불협화음을 고려할 때, 우리는 활기차게 움직이는 생태계이자 몸 안팎으로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을 극복한 유인원이며, 색상은 화려하지 않지만 생물학적으로 다양한 산호초 군락 그 자체임이 분명하다. p. 59

 

 

 

4장 유전자에서는 제가 알고 있는 유전체와 유전정보에 대한 내용을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모든 유전자가 하나의 염색체에 여백 없이 전부 기록되는 것도 가능했지만, 진화는 정리 정돈에 무관심하다. 선조들의 유전체로부터 만들어진 현대인의 유전체에는 정상 유전자는 물론 오류가 있는 유전자까지 담겨 있는데, 선조의 유산과도 같은 유전체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어류를 거쳐 박테리아까지 도달한다. p. 70

 

 

또한 사람들히 흔히 의문을 갖는 과학적 오류에 대한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고등한 생물일 수록 뇌가 크거나 유전체의 양이 많을 거라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큰 유전체는 인간의 것이 아닙니다.

 

생명체의 복잡성과 유전체 크기 사이의 인과관계는 매우 약하다. 우리는 생명체의 복잡성을 크기, 내부 구조, 생명활동과 연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중략) 인간은 선충보다 더 많은 신체 기관으로 활동하지만, 두 생명체를 만드는 개별 세포는 똑같이 복잡하다. p. 74

 

 

5장 임신은 생명체의 탄생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생명체의 기준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배아가 태아가 되면서부터 생명체로 인정을 받기 때문에 생명을 다룬 실험의 윤리적인 측면을 살펴보았습니다. 더불어 인간이 진화의 정점에 있다는 믿음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 저자의 새로운 관점을 배웠습니다. 

 

인간이 진화의 정점에 있다는 믿음은 인간이 짐승처럼 타락하면서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조장했다. p. 84

 

자궁 속에서 태어날 순간을 기다리는 포유류는 새끼 고래처럼 첫 숨을 쉬고 나서야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개체가 된다. p. 88

 

 

또한 삶에 대한 저자의 중립적인 태도가 매우 신선했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대단한 것이라거나 축복할만한 일이라고 추켜세우지 않고 최악의 경우에는 달갑지 않은 짐이라고 표현한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아무리 좋게 보아도 삻은 놀라운 선물에 불과하다. 최악의 경우에는 달갑지 않은 짐이 된다. 내 인생에 깃든 행운을 생각한다면 태어난 것을 후회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나의' 수정란이 사라졌다면 나는 후회의 감정을 표현하려고 여기에 있지 않았을 것이고, 나의 호흡에 높은 가치를 매기는 일부 사람들에게 내 존재가 알려지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p. 90

 

 

6장 지성은 뇌과학에 대한 내용입니다.

 

우리는 언어를 기반으로 건축, 기술, 과학을 발전시켰다. 언어가 없다면 종교나 그보다 더 복잡한 사회적 의식은 상상할 수 없다. p. 101

 

곤충의 정신에 관한 연구는 뇌를 지닌 다른 동물과 인간 사이에 근본적인 의식 차이가 있다는 믿음을 상대로 도전 의식을 불태워왔다. 자유의지free will는 이따금 특별한 속성으로 간주되지만, 냄새에 대한 곤충의 반응과 와인 한 잔을 더 따를지 병을 코르크 마개로 막을지 결정하는 인간의 행동에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는 것 같다. p. 104

 

큰 뇌는 포식자를 피하고 먹잇감을 사냥할 수 있게 해주는 자산이었고, 우리는 큰 뇌를 이용해 다른 유인원과 싸워 승리할 수 있었다. 우리의 지능은 무기로 발전했다. p. 108

 

 

7장 무덤에서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과학적 그리고 철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우리 모두 죽음이 다가오리라 예상하지만 죽음의 이유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중략) 죽음의 유익한 점은 다음 세대를 위해 깨끗이 청소한다는 것뿐이다. p. 112

 

 

 

8장 위대함, 9장 지구온난화, 10장 우아함은 차례로 연결되는 내용이었습니다.

 

 

8장 위대함의 마지막 문장은 9장 지구온난화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그런데 만약 모든 과학적 모험이 인간에게 치명적인 오류를 일으키고 문명을 파괴하는 기술의 원친이 된다면 어떨까? p. 140

 

 

9장 지구온난화는 인류가 지구를 어떻게 파괴해왔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 명의 인간으로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하는 방법은 죽는 것이다. 죽는 것에 실패했다면, 그다음으로 좋은 방법은 아기 낳기를 자제하는 것이다. p. 147

 

 

인간을 포함하여 두 발로 걷는 유인원들은 은하계 구석에서 짧은 생물학적 시간 동안 뚜렷한 파괴의 길을 걸었다. p. 149

 

하지만 어떠한 길을 택하든 과학적 발견이 낳은 끔찍한 대가를 인식하지 않고서 과학의 순수성을 계속 옹호할 수 없다. p. 157

 

 

10장 우아함에서 저자는 우리가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까지 저지른 잘못을 만회하여 호모 사피엔스라는 이름에 걸맞은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점은 과학적인 이론이나 용어를 매우 부드럽게 사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광합성, 엔트로피, 광자 등 얼핏 들으면 익숙하지 않고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과학적 용어를 매우 유연하게 서술하였습니다. 또한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내용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책의 맥락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책의 내용을, 저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문학 및 철학에 관한 내용을 알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4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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