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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서리뷰

[도서리뷰] 왜 호모 사피엔스만 살아남았을까?

by yeonnni 2024.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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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왜 호모 사피엔스만 살아남았을까?

글쓴이: 이용한

출판사: 채륜서

목차: 1부 인류의 도구 / 2부 인류의 기원 / 3부 인류의 예술 / 에필로그

 

책 표지 (출처; yes24)

 

책소개 (출처; yes24)
전곡선사박물관장이 알려주는 인류 진화의 34가지 흥미로운 비밀

하루에도 열두 번씩 쏟아지는 질문에 구석기시대 유물의 과학성을 쉽고 논리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박물관장이 있다. 고고학은 벽돌 하나만 밀면 새로운 세상이 나타나는 낭만이 아니라 하나의 증거라도 살뜰하게 채집하려는 집요함과 치밀함이라 말하면서도 인류 진화의 퍼즐을 맞추는 상상은 늘 짜릿하다며 웃는 고고학자다. 이 책은 그가 박물관장의 경험을 곁들여 인류 진화의 과정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 설명부터 최신의 연구에 이르기까지 즐겁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다양한 고고학 이야기로 유구한 시간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옛날에 누가 살았는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앞으로 이 땅에 누가 살게 될지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진화에 대한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은 이유를 다양한 관점으로 설명한 점이 무척이나 재미있었습니다.

 

또한 저자의 설명과 비유가 재미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류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룬 책입니다.

 

 

1부 인류의 도구의 대부분의 비중은 석기에 관한 내용입니다.

 

대부분의 문화재는 진품인지 가품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구석기시대의 석기는 석기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고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석기와 그냥 돌을 보고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특히나 뗀석기와 자연적으로 깨진 돌과 구분하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석기와 자연석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가공한 흔적의 유무입니다.

 

 

돌에 남겨진 흔적을 살펴보며 떼어진 부분이 일정한 규칙성을 가지고 있는지, 목적을 가진 정형성이 있는지를 관찰합니다. 더불어 최근에는 석기 표면의 사용흔 분석을 통해 석기인지 아닌지를 구분합니다.

 

 

저자는 구석기시대 인류의 진화와 석기제작기술의 발달 과정을 "머리는 점점 커지고, 석기는 점점 작아진다"(p. 14)고 표현하면서 이를 스마트폰이 소형화되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또한 초반에는 뗀석기로 만들기에 유리한 석재를 골라서 석기를 만들었다면, 석기 제작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석재를 사용하는 것을 신기술과 신소재가 만나게 되는 것(p. 16)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저자의 표현을 들으면서 인류의 발전은 비슷한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주먹도끼에 대한 설명이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구석기시대의 가장 중요한 도구이고 상징물과도 같은 주먹도끼는 최초의 석기가 만들어지고 나서도 한참 뒤에야 등장했다. 주먹도끼를 만들기 시작한 시기는 처음 석기를 만들기 시작한 때부터 거의 100만 년이 지나서였다. (중략) 처음 만들어진 이래 100만 년 이상 꾸준히 사용된 주먹도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최장기 베스트셀러 도구라고 할 수 있다. p. 28

 

 

최초의 석기시대 이후에 100만 년이 지나서야 주먹도끼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또다시 100만 년이나 사용되었다는 것 모두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저자는 주먹도끼를 제작하는 과정이 두뇌에 미쳤을 영향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주먹도끼를 만드는 데 집중력 있고 체계적인 창의력이 필요하고, 아주 오랜 기간 비슷한 모양의 주먹도끼를 만들고 사용하였다는 것은 주먹도끼를 만드는 기술이 후세대에 그대로 전달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주먹도끼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배우려면 의사소통이 필요하므로 언어 발달과 사회성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류가 직립보행을 하면서 두 발로 걸을 수 있게 되면서 두 손이 자유로워졌고, 두 손을 사용해 석기를 만들고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석기를 사용하면서 인류는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집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영양원으로서 물고기를 간과합니다.

 

더 커다란 물고기를 잡기 위한 인류의 욕망은 물고기잡이용 도구의 발달을 가져왔습니다(p. 48). 맨손이 아닌 뼈로 만든 작살을 사용하고, 더 나아가 낚싯바늘을 발명했습니다. 그다음에는 한 번에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을 발명했습니다.

 

이어서 저자는 인류가 발명한 수많은 발명품 중에 가장 저평가되고 있는 유물로 바늘을 꼽았고(p. 53) 귀 달린 바늘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귀 달린 바늘을 만들었던 작은 차이가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생존을 결정지었습니다(p. 55). 사피엔스보다 근육이 잘 발달하고 단단한 체격을 가졌던 네안데르탈인은 바늘이 없었고, 사피엔스는 바늘을 이용해 빙하기의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옷과 신발을 만들었고, 물고기를 잡는 어망 그리고 물건을 보관 및 운반할 수 있는 가방을 만들었습니다.

 

석기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사냥이 시작되었고, 이는 인류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여 신체 발달을 촉진하고 잉여영양분과 석기제작과정을 통해 뇌가 자극되면서 뇌의 발달을 촉진했습니다. 

 

후기구석시시대에 접어들면서 인류는 본격적인 사냥꾼이 되었습니다. 사냥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전략을 짜고, 석기뿐만 아니라 뼈나 나무 등을 이용해 창던지개, 화살 등을 발명했습니다. 식량을 획득하기 위해 사용되던 사냥도구들은 점차 인간끼리의 전쟁에 쓰이는 무기가 되었습니다(p. 74).

 

인류가 언제부터 불을 사용했는지, 그리고 언제부터 직접 불을 만들었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다만 불이 꺼지지 않게 지키는 과정이 인류의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쳤고, 불로 익힌 음식은 소화가 더 잘되었고, 한겨울의 추위와 포식동물의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지켜주었습니다. 또한 모닥불 주위에 모여 서로의 온기를 느끼면서 사회적인 유대를 강화했습니다.

 

 

2부 인류의 기원은 인류의 진화에 영향을 준 요인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현재 유일하게 살아남은 호모 사피엔스 이외에 어떠한 인류가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거대한 자연계에서 가련할 정도로 미약한 존재였던 인간은 변화하는 자연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적응하며 창의적으로 도구를 만들고 사냥기술을 발전시켰다. 사냥감에서 사냥꾼으로 진화한 것이다. p. 99

 

 

인류의 진화를 이야기 할 때 가장 오래된 고인류는 다른 영장류와 달리 두 발 걷기를 한 고인류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직립보행은 한 가지 요인이 아니라 굉장히 다양한 이유와 과정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최종적으로 선택된 적응방식일 것이며 앞으로도 오랜 기간 인류의 기원에 관한 연구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입니다(p, 107). 

 

어떤 고인류가 최초의 직립보행을 했는지는 여전히 여러 연구자들이 각자 다른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후보는 현지어로 '삶의 희망'이라는 뜻의 투마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고인류는 약 700만 년 전으로 추정되는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Sahelanthropus tchadensis)입니다. 다음으로는 400만 년을 전후로 등장한 일명 아르디로 불리는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Ardipithecus ramidus)가 있습니다.

 

아트스트 제이 매터네스가 상상한 아르디의 모습. 부러지거나 발견되지 않은 뼈까지 그려 전체 골격을 표현했다. (김영사 제공)

 

 

다만 저자는 두 발로 걷기 시작한 고인류들이 알려주는 것은 두 다리로 일어서서 부지런히 돌아다니다 보니 뇌도 커지고 머리도 좋아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p. 113).

 

 

인류의 진화와 음식은 빼놓을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기를 구워 먹는 것과 불의 사용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p. 115).

 

불에 음식을 구워 먹는 화식은 인류에게 먹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남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어 사회적인 활동시간을 늘렸습니다. 고기를 비롯해 흡수가 어려운 식이섬유들을 소화하기 쉬운 성분으로 변화하게 만들어 흡수할 수 있는 영양분을 늘려주었고, 잉여 영양분을 통해 뇌의 발달을 촉진했고, 각종 기생충이나 세균들로부터 인류를 보호했습니다.

 

 

인류의 진화는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는 과정이었습니다(p. 122). 기후변화는 무엇보다도 고인류의 주요 식량자원이었던 식물성 자원에 영향을 주었고,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작고 단단해진 식물성 음식을 먹으면서 동물성 음식도 섭취하며 기후 변화에 적응했습니다.

 

현재까지 아프리카를 벗어난 첫 인류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는 고인류 호모에르가스터(Homo ergasther)는 길을 떠난 모험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고인류는 덜이 없이 매끈한 몸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털이 없어진 이유에 관해서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체온유지를 위해서라는 내용입니다.

 

현재 우리는 네안데르탈인이 지구상에서 멸종한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합니다. 또한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라는 인류가 왜 키가 100cm 밖에 되지 않는지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인류의 진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여전히 아주 많은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p. 161). 한때는 우리와 함께 살던 다른 인류가 멸종하고, 왜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 위의 유일한 인류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3부 인류의 예술은 말 그대로 인류의 예술에 관한 내용입니다.

 

저자는 질문을 던지고 음악의 기원과 언어의 기원을 연결합니다. 굉장히 멋진 관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에게 음악은 무엇인가? 왜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즐기는가? p. 185
말하고 도구를 만드는 인간이 바로 노래하고 음악하는 인간인 것입니다. p. 186

 

 

또한 # 문양이 인류가 최초로 새긴 기호와 연결된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볼롬보스 동굴에서 발견된 문양은 좀 더 굵은 직선 3개가 또 다른 직선 6개에 교차돼 있는 것으로 두 선이 교차하는 #과 같은 형태의 문양입니다.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위적인 기호이며, 지금까지 인류가 남긴 기호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동굴에서 발견된 7만3천 전 그림. 풍화각 박편에 9개의 선을 교차하도록 그린 것으로 이전에 알려진 가장 오래 된 그림보다 3만년이 앞선다. (<네이처> 제공)

 

오늘날 현대 인류는 수많은 기호로 구성된 상징적인 공간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 인류는 상징하는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p. 193

 

 

또한 인류는 계절의 변화와 길잡이 역할을 하는 별들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졌고, 생존을 위한 적절한 때를 알기 우해서 시간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본격적인 예술활동으로 익숙하게 알려진 것은 동굴벽화입니다.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분하는 가장 결정적인 특징을 두 가지만 들라고 하면 하는 직립보행이고 또 다른 하나는 예술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발로 일어서는 직립보행의 발달 과정은 인류의 체질적인 진화과정을 보여주고, 동굴벽화를 그리거나 비너스 조각상을 새기는 예술 활동의 발전 과정은 인류의 문화적인 진화과정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p. 241

 

 

직립보행을 통해 해방된 두 손은 사냥하고 채집하면서 인류의 생존 활동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예술 활동 역시 도구를 만들고 사용할 수 있었던 두 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한국사를 배우거나 역사를 배울 때, 처음 배우는 시기는 바로 구석기시대이고, 구석기시대의 가장 중요한 유물은 뗀석기라는 단편적인 사실만 간단하게 배우고 넘어갔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바로 이 단편적으로 배웠던 구석기시대와 석기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현생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재미있었습니다.

 

또한 어려운 내용이 없고, 저자의 설명 방식과 문체가 매우 정갈하고 깔끔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4.5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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