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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서리뷰

[도서리뷰] 음식중독: 먹고 싶어서 먹는다는 착각

by yeonnni 2024.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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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음식중독: 먹고 싶어서 먹는다는 착각 (Hooked: Food, Free Will, and How the Food Giants Exploit Our Addictions)

글쓴이 : 마이클 모스

옮긴이 : 연아람

출판사 : 민음사

목차 : 프롤로그-햄버거와 사랑에 빠진 소녀

          1 INSIDE ADDICTION 음식에 끌린다, 본능적으로

            1장 중독이란 무엇인가

            2장 중독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3장 맛은 곧 기억이다

            4장 인간은 본능적으로 먹는 것에 끌린다

          2 OUTSIDE ADDICTION 

            5장 본능을 자극하라

            6장 가공식품을 둘러싼 공방

            7장 다이어트라는 황금 시장

            8장 유전자 연구에 사활을 걸다

          에필로그-음식의 가치를 재정립하다

          감사의 말/주/참고 문헌

 

책 표지 (출처; 알라딘)

<책 소개>
담배나 약물처럼 음식에도 중독될 수 있을까? 이 책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답한다.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 간편식, 인공감미료, 인공 향료가 장악한 현대의 식단이 우리의 미각과 신진대사를 교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음식을 더욱 중독성 있게 만들고 있다.

햄버거 오염 보도로 2010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베테랑 저널리스트 마이클 모스의 『음식 중독』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모스는 가공식품 업계가 이윤 극대화를 위해 오랜 세월 진화해 온 인간의 본능, 음식에 관한 기억과 정서, 법률과 정책상의 허점, 그리고 우리의 무관심을 어떻게 악용하는지 그 실상을 폭로한다. 기업 회의실부터 식품 공장, 법정, 의회, 실험실을 넘나들며 음식 중독의 생물학적, 사회적 원인을 밝히는 이 책은 독자들이 식습관의 주체성을 되찾고 건강한 미래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최근 비만뿐만 아니라 식이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기름지고 달콤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서 체중 증가로 인해 많은 문제를 겪을 뿐만 아니라 살을 빼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 섭식장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저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과연 정말 음식에 중독성이 있을까? 중독성이 있다면 어떤 사람들은 비만이 되고 어떤 사람들은 저체중이 되는 걸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책을 쓴 목적을 적었습니다.

 

이 책의 목적은 인간의 음식 중독을 악용하기 위해 기업들이 한 일들을 펼쳐 놓고 가공식품에 대한 우리의 의존성을 역설계하는 것이다. p. 33

 

 

음식과 인체의 상관관계를 다루지 않았을까 추측했던 저의 예상과는 다르게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은 가공식품을 만드는 식품 기업들이 사람들의 식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중독에 빠지게 하는지 살펴본 다음 식품 기업의 전략에 빠지자 않고 건강한 식생활을 하도록 사람들을 깨우치기 위함입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1 INSIDE ADDICTION 음식에 끌린다, 본능적으로'에서는 중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먼저 중독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린 후, 어떠한 상황이 중독을 유발하는지 알아봅니다.

 

 

개인적으로도 중독의 정확한 정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무척이나 흥미로운 지점이었습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중독은 대게 별생각 없이 행해지고, 스스로 감독할 수 없으며, 반복성에 의해 계속할 것이 확실시되는 행동이다. 중독은 우리 안팎의 여러 가지 힘에 의해 형성되는데 바로 그 힘들이 어떤 사람들이 중독에 빠지는지를 결정한다. 중독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며 그만두기 힘든 정도도 다양하다.(p. 72)"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얼핏 생각하기에는 술, 담배, 마약 속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에 의해 중독이 일어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중독이라는 행위는 단순히 화학물질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체질, 주변환경, 경제적 현실과 같은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중독이라는 단어는 일상적으로는 많이 사용되지만, 중독과 습관적 사용에 대해 정의를 적용하는 일이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여겨졌기에 중독이라는 용어 대신 의존성dependency이나 물질 사용 장애substance use disorder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중독이라고 하면 우리는 술, 담배, 그리고 마약 같은 부정적인 행위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과 중독을 연결 짓는 것은 무척이나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중독의 시작은 라고 볼 수 있습니다. 뇌는 인간의 행위를 유도하는 화학물질을 생산하는데, 이러한 화학물질이 효과를 최대한 발휘하면 무언가를 좋아하게 만들 수도 있고 중독이라는 강박적 행동에 빠뜨릴 수도(p. 86) 있습니다.

 

또한 속도 역시 중독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어떤 물질이 뇌를 흥분시켜 행동을 상습적으로 하게 만드는 것은 그 물질이 얼마나 뇌에 빠르게 도달하느냐와 관련이 있다(p. 100)고 합니다. 가공식품은 소비자의 손에 들어오는 속도와 들어오고 나서의 속도 모두 두드러지게 빠릅니다. 더불어 가공식품 속의 설탕은 뇌를 활성화하는데 0.6초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잘 통제할 때는 생각이나 기호(하고 싶다)가 매우 유익한 요소다. 생각이나 기호가 있어야 음식을 먹고, 음식을 먹어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식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중독 상태에 빠지면 생각은 급격히 약해지고 기호와 갈망이 지배한다. 그리고 무엇을 얼마나 먹느냐에 대한 결정은 우리의 자유의지가 아닌 다른 것이 좌우한다. 즉 우리가 선택하지만 실상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p. 112

 

 

가공식품을 먹었을 때의 행복한 기억 또한 우리가 계속해서 가공식품을 선택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저자는 가공식품을 먹었을 때, 뇌가 가공식품에 대해 즐거운 기억을 갖게 되는 것을 가공식품 속의 설탕과 지방으로 설명했습니다. 

 

가공식품 회사들은 뇌가 가장 큰 보상을 가져다주는 음식에 가장 크게 자극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설탕과 지방이 결합되었을 때, 설탕은 미뢰를 통해 뇌에 신호를 보내고, 지방은 입천장부터 뇌까지 이어지는 삼차신경에 의해 신호를 전달합니다. 두 경로의 활성화를 통해 뇌의 흥분은 배가되고 가공식품은 높은 가치가 있은 정보로 인식됩니다. 

 

 

저자는 뇌와 미각에 따른 관점에 이어서 후각에 따른 관점으로 설명을 이어갑니다.

 

우리 조상들이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 코와 입의 구조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코를 이용해서 음식에서 풍기는 냄새 분자를 감지하고, 입으로 음식을 씹는 행위를 통해 만들어진 화합물이 휘발되면서 냄새를 감지하기도 합니다. 인간의 조상이 직립하여 냄새를 선명하게 맡게 되면서 풍미를 만들어 내는 인간의 능력은 식습관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저자는 진화의 관점에서 볼 때, 본능적으로 설탕 같은 물질을 욕망한다면, 기억 때문에 식습관이 형성된다면, 풍미로 인해 다양성에 쉽게 유혹당한다면 음식 중독의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음식에 중독성이 있다기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먹는 것에 끌리는데 기업들이 음식을 바꿔 놓았다는 데 있습니다." p. 180

 

 

'2 OUTSIDE ADDICTION 음식이 바뀌었다, 중독적으로'에서는 식품 기업이 어떻게 음식 중독을 유발했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식품 기업들이 이런 화학 실험실을 이용하는 이유는 바로 인간 심리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파고들어 사람들이 현명한 판단이 아니라 본능이나 습관에 따라 행동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p. 186

 

 

식품 기업은 천연원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인공향료를 이용한 저렴한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간편하게 먹고 소비하도록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더불어 약간의 변화를 준 다양한 제품으로 사람들이 질리지 않도록 합니다. 사람들의 본능을 자극하는 가공식품을 보면서 구매자들은 유혹에 굴복하고 맙니다.

 

저자는 식품회사가 제공하는 영양성분에 대한 불신을 나타냅니다.

 

우리가 식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걱정하면 기업들은 우리를 안심시키는 정보를 제공한다. 아니면 아주 이해하기 힘든 정보를 제공해서 우리가 그저 무관심으로 대응하고 정부가 대신 확인했을 거라 생각하도록 만든다. p. 216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가공식품에 대한 걱정, 특히나 설탕과 지방의 과도한 함량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하자 식품 회사 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바로 다이어트 시장입니다.

 

거대 식품 브랜드들과 패스트푸드 회사들은 빠르게 다이어트 제품 회사를 인수하거나 자체적으로 다이어트 제품 라인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각광받는 다이어트의 유행이 이러한 기업들의 의도와 맞물려 작동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설탕의 함량을 줄인 제로 음료와 단백질 함량을 높인 제품이 유행한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했을 때, 식품 기업들이 내놓은 새로운 가공식품을 섭취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무척이나 당황스러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로 음료를 마시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에너지바를 먹는 제 모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동안 음식에 유혹당하는 모든 방식을 기업들이 악용하도록 허용해 온 일종의 공모자였다. 이제는 적어도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알고 있으므로 일방적으로 불리했던 싸움을 어느 정도 바로잡을 수 있다. 가공식품 업계가 모종의 계획을 꾸밀 때 우리도 그에 맞대응할 수 있다. p. 344

 

 


중독의 정확한 정의부터 시작한 점은 무척이나 재미있었습니다.

 

가공식품 속 중독을 유발하는 물질뿐만 아니라 식품기업들이 사용한 마케팅으로 인해 사람들이 음식에 중독되어 같다는 저자의 설명도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저자의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는 점들도 좋았습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저당 제품이나 고단백질 제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식품기업들이 만들어낸 다양한 가공식품들과 교묘한 광고들을 피해서 어떻게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는지는 에필로그에 매우 짧게 제시된 것이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3.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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