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후기]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았다

 

 

 

 

 

 

저자: 에르빈 토마

출판: 살림

 

 

20년 동안 켜켜이 쌓인 지혜의 나이테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았다(원제: Dich sah ich wachsen)』는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 「목재에 바치는 송가」 중 ‘나무가 자라는 것을 보았다’라는 시구에서 따왔다.

네루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물에 대해 많은 작품을 써서 연작시 「일상의 것들에 바치는 송가」를 발표했는데 「목재에 바치는 송가」도 그 가운데 하나다.

네루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사물에 대한 시를 써 바쳤다면, 이 책은 저자 아내의 할아버지인 목수 고틀리프 브루거로부터 그에게까지 대를 이어오며 나무에 바치는 송가다. 평생을 나무와 함께한 인생의 지혜가 녹아 있는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 저자가 처음 알아낸 사실이 아니라, 할아버지로부터 배운 것이다.

우듬지가 산 아래를 향하도록 베어 넘겨야 하는 이유나 도끼질 한 번만에 장작을 빠갤 수 있는 정확한 지점 같은 유용하고 가치 있는 가르침을 모든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글을 썼다. 이 책에서도 다루는 ‘벌채 시기와 월목(月木)’을 주제로 한 연구 발표는 취리히연방공과대학(ETH)에서 증명을 받았다.

출판된 지 20년이 지나는 오랜 기간 동안 독자의 사랑을 받아 아홉 차례 재판되면서 높은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수정과 보완을 거치고 다수의 사진을 추가해 개정판을 냈고 마침내 한국어판을 출간하게 되었다.

 

임학 전공자, 건축가, 공예가 그리고 자연을 동경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은 학술적 증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던 시대에 한 목수가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그 후손인 사위가 물려받아 기록한 에세이로, 전통적인 원목 벌채나 건조법 외에도 목재를 과학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특별한 정보를 담고 있다.

따라서 임학 전공자와 건축가·공예가에게 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천연 소재로서 목재가 주목받고 있는 시대 분위기에 맞춰 나무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 교보문고 책소개

 

 

 

 

 

 

이번에 리뷰할 도서는 에르빈 토마의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았다>입니다.

 

 

 

 

 

 

 

 

이 책은 학술적 증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던 시대에 한 목수가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그 후손이 물려받아 기록한 보고서이다.

 

 

 

 

이 문구는 이 책의 머리말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문구가 이 책을 정말 잘 설명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나무가 자라고 목재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서 과학적인 원리나 내용들을 설명하기보다는 실제로 작가의 할아버지와 작가가 목수로 지내면서 직접 겪은 목재를 어떻게 다루면 좋은가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책입니다. 책 속에 복잡한 과학적 원리 등이 나오지 않아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날과 같이 첨단의 가공기술이 요구되고 비용 절감에 민감한 시대에도, 자연적인 공법을 쓰면 당연히 건강과 환경을 해치는 화학물질을 사용할 필요도 없고,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주변의 나무에 얽힌 여러 가지 신비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목재는 독성 물질이나 화학 약품을 사용하는 일 없이 자연적인 방법으로도 보호할 수 있으며, 숲에서 나무를 선별하는 작업과 벌목 시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특히 이 책에서는 자연적인 목공 방법을 추구하면서 이를 잘 적용하기 위해서는 적기에 나무를 베고 적절한 시간 동안 목재를 잘 말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좋은 목재를 얻기 위해서는 겨울에 나무를 베는 것이 중요하고 달이 차고 기우는 때에 나무를 베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책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 월목月木이라는 개념에 대해 논쟁이 일었고 실제로 취리히연방공과대학(ETH)에서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https://www.researchgate.net/profile/Ernst-Zuercher/publication/226259009_Lunar_Rhythms_In_Forestry_Traditions_-_Lunar-Correlated_Phenomena_In_Tree_Biology_And_Wood_Properties/links/00b7d525fe0e215211000000/Lunar-Rhythms-In-Forestry-Traditions-Lunar-Correlated-Phenomena-In-Tree-Biology-And-Wood-Properties.pdf

 

 

 

 

 

 

 

나무를 베면, 그 순간 나무는 종족을 보존하려는 본능을 발산한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번식을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다. 나무는 새 잎을 내고 씨를 맺기 위해 가지에 다시 한 번 충분히 물을 올린다. 물은 줄기 속에 있는 물관을 통해 우듬지를 향해 흐른다. 이렇게 물이 오르면 목질부가 더 평온해지고, 목섬유도 손상을 입지 않는다. 벤 나무를 우듬지가 아래쪽을 향하도록 비탈에 놓으면, 줄기의 수액은 중력의 도움을 받아 더욱 힘차게 우듬지를 향한다.

 

 

 

 

 

 

 

 

 

 

 

통나무의 껍질은 목질부의 수분 유출을 완벽하게 차단한다. 장작은 마른 나무라야 한다. 가능하면 빨리 말라야 한다. 습기 찬 목재에는 버섯이 피고, 그러면 목재의 구조가 파괴되고 부피도 줄어든다. 이는 곧 화력 손실을 의미한다. 따라서 통나무는 쪼개놓아야 한다.

 

 

 

낙엽송∙소나무∙가문비나무 등 수지樹脂가 많은 침엽수는 타면서 바작바작 소리를 내며 불꽃을 퍼뜨린다. 그 모습을 보노라면 기분이 매우 좋아지지만, 이들 재종은 개방형 벽난로에 넣고 때기에 적합하지 않다. 벽난로에는 자작나무나 오리나무 또는 기타 활엽수를 사용하는 편이 낫다.

 

 

 

 

 

 

또한 저자는 좋은 목재를 얻기 위해서 언제 어떻게 벌채를 하면 좋은지, 그리고 건축이나 악기, 장작 등 다양한 용도에 어떤 목재를 어떻게 사용하면 좋은지 등에 대한 지식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실제 생활 속에서 실제로 사용될 수 있는 지식들이어서 그런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숲을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의 삶에서 목재에게 중요한 소임을 맡기는 방법이다. 목재를 다룰 줄 아는 수공手工이 있을 때,  그리고 사람들이 숲과 목재가 주는 선물을 기꺼이 받을 때 숲은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위에 소개한 문구가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현재 우리는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많은 화학 물질들에 노출되어 살아가고 있는데, 화학 독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고 좀 더 느긋하지만 자연과 친화적이고 순환 가능한 방법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좀 더 목재와 가깝게 지내고 목재를 더 많이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저자는 이 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목재의 벌채와 이용에 대해 저자가 직접 듣고 겪은 내용을 소개하고 있어 전문적인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으면서도 에세이를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실제로 목재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들이 많아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적인 책 평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