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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서리뷰

[도서리뷰] 면역에 관하여

by yeonnni 2023.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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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면역에 관하여 (On Immunity: An Inoculation)

저자 : 율라 비스 (Eula Biss)

역자 : 김명남

출판사 : 열린책들

목차 : 1. 면역이라는 신화/ 2. 독감 백신에 대한 두려움/ 3. 우리의 몸은 우리의 은유를 결정한다/ 4. 집단 면역/ 5. B형 간염 백신과 공중 보건 조치의 계급성/ 6. 우리에게는 병균이 필요하다/ 7. 오염에 대한 두려움/ 8. 자연은 선하다는 통념과 『침묵의 봄』/ 9. 〈내 편〉 혹은 〈네 편〉의 문제일까?/ 10. 종두법/ 11. 면역계와 그 은유들/ 12. 백 년 전의 어머니라면/ 13. 여성 치료사와 비난받는 엄마들/ 14. 우리는 모두 오염된 존재/ 15. 뱀파이어의 시대/ 16. 무기로서의 백신/ 17. 백신 속 수은을 둘러싼 혼란/ 18. 자본주의와 백신/ 19. 가부장주의 vs 소비자 중심주의/ 20. 개인 제대혈 은행과 백신 중도주의/ 21. 지나치게 많고 지나치게 이르다?/ 22. 수두 파티/ 23. 양심적 거부와 도덕의 문제/ 24. 자연적 몸과 정치적 몸/ 25. 적대적 세상에서 위험에 처한 면역계/ 26. 건강과 질병의 이분법/ 27. 과학 정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28. 모르는 것이 주는 두려움/ 29. 의학적 신중함과 사회적 편견/ 30. 면역은 우리가 함께 가꾸는 정원이다/ 주/ 감사의 말/ 참고 자료/ 옮긴이의 말

 

책 표지 (출처; yes24)

 

책소개 (출처; yes24)

누구나 읽어야 할 면역에 관한 모든 것

『면역에 관하여』는 미국의 촉망받는 논픽션 작가 율라 비스(Eula Biss)의 세 번째 책이다. “한편으로는 과학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시이며, 무엇보다도 밀도 높은 사고”라는 옮긴이의 말처럼, 이 책은 면역학이라는 난해한 과학을, 시적 은유를 동원해 아름답게, 동시에 냉철하게 서술한다. 비스는 아이를 출산하고 맞닥뜨린 두려움(백신이 아이를 해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맞서면서, 백신과 예방 접종이 실제로 아이와 우리의 삶을 어떻게 구원하고 있는지 규명한다. 또 신화와 역사, 문학을 두루 살핌으로써 우리 내면에 자리한 두려움의 실체를 밝히고, 강력한 은유를 통해 우리가 질병과 면역을 바라보는 관점을 확장시킨다.

우리는 바르고 깨끗한 생활을 한다면, 더럽고 오염된 것들과의 접촉을 피한다면 우리를, 또 우리의 아이를 질병과 온갖 악덕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작가는 이것이 〈환상〉이라고 지적한다. 우리는 무언가 깨끗하고 선하고 강한 그리고 불멸하는 것을 믿고 추구하지만, 비스는 우리가 애초에 그런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 몸은 태어날 때부터 화학 물질과 미생물, 병균과 다른 사람의 피와 살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에서 비스는 그들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과 불안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이 정원으로부터 내쫓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우친다.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가 함께 가꾸고 살아가야 할 이 정원(면역)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신화와 동화에 등장하는 장면들을 면역에 비유하였습니다.

 

테티스는 아킬레우스를 불사의 몸으로 만들기 위해 스틱스 강에 아킬레우스를 담갔다고 합니다. 이때 테티스가 아킬레우스의 발목을 붙잡는 바람에 물이 닿지 않는 발목 부위가 아킬레우스의 유일한 약점이 됐습니다. 저자는 마치 어머니가 아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완전한 면역을 부여하려 했지만 취약한 부분이 생기기 마련으로 해석했습니다.

 

‘스틱스강에 아킬레우스를 담그는 테티스’ (1630~1635년경, 캔버스에 유채,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 소장)

 

 

면역은 신화라고, 어떤 유한한 목숨의 인간도 취약하지 않은 몸을 갖게 될 순 없다고, 이 이야기들은 말해준다. 이 말이 진리임을 받아들이는 건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 훨씬 쉬웠다. 아들이 태어나자, 나는 내가 지닌 힘과 내가 지닌 무력함을 둘 다 예전보다 더 과장해서 느끼게 되었다. p. 12

 

 

저자는 아이를 낳게 되면서 아이의 면역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됩니다. 아이가 먹는 것, 입는 것 등 아이를 둘러싼 물질들이 아이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공부하고, 질병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 합니다. 특히 아이가 맞아야 하는 백신에 대해서 많은 고찰을 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백신 접종이 질병보다 더 무서운 괴물이라고 믿는 걸까? p. 30

 

 

어째서 여전히 백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근거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또한 백신에 대해 새로운 관점도 제시하였습니다.

 

 

백신을 둘러싼 논쟁은 예나 지금이나 과학의 완벽성을 둘러싼 논쟁으로 묘사되곤 하지만, 사실은 힘에 관한 이야기로도 쉽게 이해될 수 있다. p. 45

 

 

저자는 백신을 힘의 균형으로 보았습니다. 예전부터 질병이란 흔히 환경이 쾌적하지 못한 이들이 주로 걸리기 마련이고 이들을 주로 저소득층이나 인종적인 문제로 보기도 하였습니다. 고소득층의 백인 계급은 백신에 대한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았고, 자신들에게 병을 옮기지 못하도록 저소득층의 흑인 계급에 백신 접종을 강제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과거의 생각을 강하게 반대합니다.

 

저자는 아이는 태어나면서 산모의 피를 뒤집어쓰고 나오고, 과다출혈을 한 산모에게는 다른 사람의 피가 수혈되는 등 인간의 몸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많은 사람들의 침투를 받는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모두 오염된 존재이다. (중략)
한마디로 우리는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이어져 있다. 물론, 그리고 특히, 다른 사람들과도. p. 118

 

우리 시대의 뱀파이어들은 여전히, 그 밖의 무엇을 더 뜻하든 간에, 우리 몸이 침투가능하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존재들이다. 우리가 서로를 먹고산다는 사실, 우리는 서로가 있어야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존재들이다. p. 125

 

 

저자는 서술할 때 '은유'의 표현을 많이 사용했고, 그중에서도 특히 '뱀파이어'에 대한 내용을 자주 언급했습니다.

 

뱀파이어는 병원균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앞서 침투하는 무언가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또는 증거와 진실에 대한 내용으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과학적인 정보나 근거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있었고, 이러한 방식을 경계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이 인상 깊었습니다.

 

 

확정적이지 못한 웨이크필드의 연구를 가져다가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가설을 지지하는 데 썼던 사람들의 죄는 무지나 과학 부정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이전부터 우리가 허술한 과학을 이용해 왔던 방식대로, 즉 다른 이유에서 사실이라고 믿고 싶은 생각에 거짓 신뢰성을 부여하려는 용도로 과학을 이용한 죄였다. p. 110

 

이상한 나라에서 길을 잃는 건 낯선 주제를 공부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고, 조사는 필연적으로 토끼 굴일 수밖에 없다. 나는 면역을 조사하면서 그 속으로 빠졌고, 떨어지고 또 떨어져, 그 굴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다는 걸 발견했다. p. 210

 

 

특히나 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 양쪽이 각각 주장하는 바와 그에 따른 근거들이 수없이 많았을 테니 무척이나 많은 정보를 찾았을 것이고, 이러한 자료들은 끊임없이 있을 것입니다. 수많은 정보 속에 파묻힌 자신의 모습을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비유한 저자의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백신 접종에 대해서 조사하다가 정보에 파묻힐 지경이 된 나는 때로 정보 자체도 파묻힌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p. 213
숙주를 확보한 오보는 인터넷에서 일종의 불멸을 누리며 언데드가 된다. p. 214

 

 

저자는 마지막으로 면역을 위해 우리가 할 일은 우리가 함께 사는 존재이자, 면역을 공유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가꾸어 나가는 것이라고 당부한다.

 

 

우리가 사회적 몸을 무엇으로 여기기로 선택하든, 우리는 늘 서로의 환경이다. 면역은 공유된 공간이다. 우리가 함께 가꾸는 정원이다. p. 248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 백신은 대한민국에서 별 거부감이 없는 존재였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맞아야 하는 백신표가 있을 정도로 질병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하나의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시작되고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이 의무화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백신 후유증이 연일 보도되면서 백신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외국에서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는 사건들에 대한 기사를 접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코로나19 전후로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백신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고, 백신접종에 대한 내용을 담은 이 책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백신과 면역에 대한 저자의 깊은 고찰이 무척이나 잘 드러나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책의 시작으로 면역을 신화에 비유하였고, 역사적 또는 경제적 관점으로 면역과 백신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 책의 초반을 읽을 때 번역체의 문제인지 저자가 어려운 문장을 사용해서 인지 백신접종에 대한 저자의 입장이 헷갈려서 백신 접종에 관해 중립적인 입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이 진행될수록 저자는 백신접종에 찬성하는 입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백신과 면역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입장, 그리고 백신을 해석하는 다양한 관점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3.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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