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곽재식
출판: 비채
목차: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이상한 녹정 이야기/시간여행문/신들의 황혼이라고 마술사는 말했다/슈퍼 사이버 펑크 120분/판단/차세대 대형 로봇 플랫폼 구축 사업/멋쟁이 곽 상사/기억 밖으로 도주하기/지상 최후의 사람일까요
외계인이 인류를 관찰한다면 어떤 보고서를 남길까? 폭력성과 이타심을 동시에 품은 인류를 그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수백 년 전부터 살아온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혹시 조선왕조실록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세계 최초로 시간여행 장치가 가동된다면 우리는 과연 구경하러 갈 것인가. 만일 게임 속 캐릭터가 자신이 NPC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면, 그는 게임을 창조한 인간을 두려워할까, 사랑할까? 인류가 모두 사라지고 최후의 1인이 남는다면 그의 하루는 어떻게 구성될까.
2005년 ‘환상문학웹진 거울’에 소설을 발표한 이래, 일곱 권의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발표했으며 논픽션과 과학 저술도 게을리하지 않는 전방위적 작가 곽재식. 그의 작품세계는 여전히 변화무쌍하다. 시간여행과 아포칼립스, 외계인이 등장하는 등 SF적 성격이 다분하지만, 그의 SF는 대단히 친숙하고 일상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미있다. 달콤한 과자에 손이 가듯 한 장 두 장 읽다 보면 어느새 상상력 가득한 결말에 이르는 여덟 번째 소설집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이 비채에서 출간되었다. 치킨집, 사무실, 관공서처럼 리얼한 장소를 배경으로 곽재식 특유의 과학적 상상, 대체 불가한 유머가 펼쳐지는 생활밀착형 SF 소설집이다. 〈심야괴담회〉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 방송에서도 입담을 과시해온 작가는 자신의 본진인 소설에서 이야기꾼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발휘한다.
- 교보문고 책소개
이번에 리뷰할 도서는 곽재식 작가의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입니다. 이 책은 곽재식 작가의 단편 소설이 10편 담겨 있는 단편소설집입니다.
저는 10편의 소설 중에서 표제작이기도 한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이 가장 재미있고 인상깊었습니다. 이 작품은 외계인들이 인류를 관찰한 내용을 보고서의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는 소설입니다. 외계 생명체의 시선으로 인간을 관찰하고 그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이 신선하고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사람을 ‘식물과 세균에 기생해서 살아가고 있는 미생물의 일종’이라고 표현한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이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녹색 식물과 광합성 세균이 만들어내는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람들은 몇몇 식물의 씨앗을 갉아 먹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광물을 이용해 만든 원시적은 기계로 특정한 식물 씨앗의 껍질을 까서 하얀 속만 뽑아낸 것을 가득 모아서 뜨거운 물과 증기를 이용해 가공해서 만든 상태를 ‘밥’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이 얼마나 밥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사람들 사이에서 이 ‘밥’이라는 것은 상당히 깊은 의미를 지닌 표현으로도 흔히 사용된다.”
또한 다음과 같이 인간이 밥을 먹는 행위를 객관적인 보고의 형식으로 표현하는 등 소소하게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집에는 표제작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 외에도 안면인식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중 같은 나이, 같은 얼굴을 가진 특정 인물을 발견하여 그의 숨겨진 이야기를 밝히는 ‘이상한 녹정 이야기’, 시간여행문이 개발되어 시간 여행자를 기다리는 ‘시간여행문’, 게임 속 마술사를 주인공으로 한 ‘신들의 황혼이라고 마술사는 말했다’, 세금 정산 보고서 제출을 위한 주인공의 분투를 담은 ‘수퍼 사이버 펑크 120분’ 등 일상적인 소재를 가지고 작가 특유의 풍자를 담은 SF 단편 소설들이 담겨 있습니다.
곽재식 작가의 소설은 SF이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일상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쉽게 접근하기 좋았고, 인물의 디테일한 심리나 상황 묘사로 소설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상적 소재를 바탕으로 한 가벼운 SF를 읽어 보시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개인적인 책 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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