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구에서 한아뿐
저자 : 정세랑
출판사 : 난다
목차 : 지구에서 한아뿐/에필로그/작가의 말
<책 소개>
창비장편소설상,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작가 정세랑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외계인 경민과 지구인 한아의 아주 희귀한 종류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2012년 출간 후 아쉽게 절판되어 중고책이 고가에 거래될 정도로 애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이야기를 난다에서 개정판으로 재출간한다. 이야기 곳곳의 내용과 문장을 세심하게 다듬고 표지는 채지민 화가의 그림으로 새로운 옷을 입혔다. 활달하고 재치 있는 문체, 눈물이 왈칵 쏟아질 듯한 다정함이 특징인 정세랑 월드에 초대된 독자들은 무방비로 건네는 그의 진심에 속수무책으로 사로잡히고 말 것이다.
칫솔에 근사할 정도로 적당량의 치약을 묻혀 건네는 모습에 감동하는 한아는 저탄소 생활을 몸소 실천하는 의류 리폼 디자이너다. 그녀는 ‘환생’이라는 작은 옷 수선집을 운영하며 누군가의 이야기와 시간이 담긴 옷에 작은 새로움을 더해주곤 한다. 한아에게는 스무 살 때부터 좋아한, 만난 지 11년 된 남자 친구 경민이 있다. 늘 익숙한 곳에 머무려 하는 한아와 달리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경민은 이번 여름에도 혼자 유성우를 보러 캐나다로 훌쩍 떠나버린다. 자신의 사정을 고려해주지 않는 경민이 늘 서운했지만 체념이라고 부르는 애정도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 한아. 때마침 캐나다에 운석이 떨어져 소동이 벌어졌다는 뉴스에 한아는 걱정이다. 경민은 무사히 돌아왔지만 어딘지 미묘하게 낯설어졌다. 팔에 있던 커다란 흉터가 사라졌는가 하면 그렇게나 싫어하던 가지무침도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아를 늘 기다리게 했던 그였는데 이제는 매 순간 한아에게 집중하며 “조금 더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을 준다. 달라진 경민의 모습과 수상한 행동이 의심스러운 한아는 무언가가 잘못되어간다고 혼란에 빠지는데……
'지구에서 한아뿐'은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구인 '한아'와 한아를 만나기 위해 우주를 건너온 외계인 '경민'이의 사랑이야기입니다. 매우 친환경적이고, 흥미진진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였습니다.
책을 읽던 초반에는 한아와 유리의 직업, 그리고 그들이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소소한 모습들을 보면서 환경보호를 독려하는 느낌을 받았고, 중반부에는 경민이의 정체가 드러나고 외계인과 우주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SF소설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마지막에 한아와 경민이 서로를 사랑하며 함께하는 모습을 보면서 로맨스 소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의 시작은 '한아'가 국정원에 신고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는 경민과 한 자리에서 고요하게 삶을 유지하는 한아는 매우 다른 성격을 가졌지만 오래된 연인입니다. 세 달 전 한아의 남자 친구 '경민'은 유성우를 보기 위해 캐나다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여행 후 돌아온 경민은 어딘가 달라졌습니다.
먹지 않던 음식을 먹고, 자유롭게 떠돌지 않고 한아에게 정착하기 시작하는 경민의 모습은 낯설지만 행복한 변화였습니다. 하지만 경민의 수상한 모습을 보게 된 한아는 그의 실체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한아에게 자신의 몸에서 녹색섬광이 나오는 모습을 들킨 경민은 자신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 고백하게 됩니다.
그는 우주에서 한아의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한아를 만나기 위해 진짜 경민과 '거래'를 통해 지구에 오게 된 외계인이었습니다.
외계인 '경민'은 한아의 곁에 머무르기 위해 자신의 우주 자유 여행권과 지구인 '경민'의 이름, 얼굴, 정보 등을 교환하여 지구에 왔습니다. 그는 한아에게 자신의 정체를 고백함과 동시에 자신의 마음을 고백합니다.
너를 직접 만나려고 2만 광년을 왔어. 내 별과 모두와 모든 것과 자유 여행권을 버리고. 그걸 너에게 이해해달라거나 보상해달라고 요구하는 건 아냐. 그냥 고려해달라는 거야. 너한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그냥 내 바람을 말하는 거야. 필요한 만큼 생각해봐도 좋아. 기다릴게. p. 95
경민이가 한아에게 한 고백은, 우주에서 우연히 한아를 보게 되어 사랑에 빠졌다는 그 고백은 외계인과 지구인이 아니라 그저 한 존재가 다른 존재를 보고 사랑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에서도 수많은 사람을 마주치지만 그중에서 단 한 명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을 버리고 간 경민의 모습을 한 그였지만, 자신을 만나기 위해 많은 빚을 지고 우주를 건너온 그를 받아들이고자 노력하고, 경민 역시 한아를 사랑하는 마음을 계속해서 표현하였습니다. 그들의 관계는 매우 잔잔하면서 아름다운 일상이었습니다. 우주와 다른 행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빚을 갚기 위해 경민이가 하는 일들을 제외한다면 그들의 일상은 그저 평범한 지구인 커플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휴화산 속에 우주선을 숨겨놓았는데 갑자기 화산 활동이 시작되었으니 우주선을 예인해달라거나, 청소년 외계인이 지구로 가출한 것 같으니 찾아달라거나, 지구의 자원을 불법으로 유출하는 무리를 색출해달라거나 하는 다소 무리한 지령이 경민에게 떨어지곤 했다. p. 157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맨 인 블랙'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지구에는 수많은 외계인들이 살고 있으며, 지구와 우주의 질서를 지키고 외계인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비밀 단체에 대한 영화입니다.
어렸을 때 이 영화를 무척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한 내 주변에서도 외계인이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재미있는 상상도 했습니다.
책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가볍게 읽기 좋지만 내용은 그리 가볍지 않았습니다. 한아와 유리가 생활 속에서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실천하는 행동들이나, 경민이를 통해 지구와 비교되는 다른 행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한아와 경민의 사랑 이야기는 무척이나 이상적이었습니다. 한아를 보기 위해 문학적 표현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우주를 건너온' 경민의 희생적인 모습과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서로의 삶에 스며드는 잔잔한 두 사람의 모습은 책을 읽는 저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뭔가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영화로 제작되어도 무척이나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4점입니다.
'소소한 도서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서리뷰] 그렇게 물리학자가 되었다 (0) | 2022.12.22 |
---|---|
[도서후기] 펭귄과 바닷새들 (0) | 2022.12.07 |
[도서후기]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0) | 2022.10.26 |
[도서리뷰] 방금 떠나온 세계 (0) | 2022.10.13 |
[도서리뷰] 동네에서 자연을 관찰하는 9가지 방법 (0) | 2022.09.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