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 동네에서 자연을 관찰하는 9기자 방법
지은이 - 최성용
출판사 - 에이도스
목차 - 1. '나 홀로 집에' 있는 줄만 알았지? / 2. 먹이를 찾아 박주가리를 어슬렁거리는 중국청람색잎벌레를 본 일이 있는가 / 3. 고양이 앞발 좀 부탁해 / 4. 가로스 그늘 아래 쪼그려 앉으면 / 5. 상모솔새의 목소리가 들려 / 6. 창밖을 보라, 창밖을 보라, 기러기 내린다. / 7. 난 한 놈만 관찰해 / 8. 지금 만나러 쬐끔 멀리 겁니다. / 9. 틈새들
‘동네 관찰자’를 자처하는 지은이가 도시에서, 또 동네에서 자연을 관찰하는 아홉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굳이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특별히 시간을 내지 않아도 일상에서 다양한 생명과 자연의 존재들을
만나고 사귀는 방법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유쾌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문설주, 필로티, 자동차 앞바퀴 등 우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집에 집을 짓고 사는
생명에 관한 이야기부터 먹이, 소리, 틈새를 찾아 관찰하는 방법
그리고 창밖 관찰과 집중 관찰까지 지은이만의 개성 넘치는 자연 관찰법을 소개한다.
- [Yes24 책소개]
유쾌한 '동네 관찰자’의 재기발랄한 자연 관찰 이야기!
이 책에 대한 출판사 리뷰의 첫 줄 설명입니다.
한 줄의 설명에서 잘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카메라 하나를 둘러메고
동네의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리는 유쾌한 '동네 관찰자'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자연 관찰에 대한 책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굳이 멀리 가거나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매일 지나 다니는 동네 골목과 아파트 화단에서, 또 창밖과 가까운 공원에서
손쉽게 자연의 존재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우리와 가까운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과 만나고 사귀는 데
특별한 과정과 훈련이 필요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 수 있죠.
책은 주로 먹는 먹이를 통해 곤충을 찾아내는 방법,
특정한 종이 아니라 종들 사이의 관계를 입체적인 시각으로 보는 방법,
새들이 내는 소리로 새들을 파악하는 방법,
동네에서 가장 친숙한 나무인 가로수를 통해
인간과 나무 그리고 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생물을 관찰하는 방법,
창밖 풍경 관찰, 나무 한 그루, 태양 등 우리가 매일매일 보는 것을
긴 시간을 두고 집중적으로 관찰하는 방법,
동네에는 살지 않는 다른 동식물을 찾아가는 방법,
생태적 틈새를 찾아 다양한 종을 관찰하는 방법 등을 이야기합니다.
위의 내용 중 기억에 남았던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책의 첫 에피소드는 우연히 동네 미용실을 지나가다가 만난 날벌레 한 마리와
그 날벌레가 미용실 문설주에 열심히 만들고 있는 진흙 집을
관찰하는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책의 저자는 숲해설가로 오랜 기간 활동해서 그런지
곤충과 새, 나무, 들꽃에 대해서 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저자가 동네에서 새롭게 만난 곤충에 대해 이름을 알아내고 알아가는 과정을
함께 따라가다보면 책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진흙으로 경단을 만들어 미용실 문설주로 오가며 집을 만들던 날벌레는
다름아닌 구멍벌과의 '애황나나니'였는데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진흙으로 집을 만드는 벌' 이라던가,
'나나니'라는 이름의 벌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였습니다.
흔히들 잎을 목는 애벌레는 '송충이'라고 부르지만,
송충이는 소나무속 잎을 주로 먹으며
우리가 보통 쉽게 보는 활엽수를 먹는 애벌레들은
나방과 나비의 애벌레가 많다고 합니다.
저자는 아파트 화단의 살구나무에서도 자연의 존재를 쉽게 관찰합니다.
살구나무 잎의 테두리를 따라 빙 둘러,
꼬리 잡기를 하듯 앞 벌레의 엉덩이에 머리를 들이밀고 열심히 잎을
갉아 먹으며 조금씩 회전하는 애벌레들을 본 것인데요.
이는 나방이나 나비의 애벌레가 아니라 잎벌의 애벌레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잘 마련되어 있는 집에서 성장하는 벌아목 애벌레와
야생에서 식물의 잎을 먹고 자라는 잎벌 애벌레는 서식지와 먹이에서 구분이 되며,
잎벌목 성충은 가는 허리를 갖고 있는 다른 벌들과 다르게 통자 허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길을 지나다니며 가로수를 잘 살펴보면
나무 수피에 작은 새알 같은 동그란 석회질 덩어리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도시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노랑쐐기나방의 고치라고 합니다.
고치 윗 부분이 마치 칼로 자른 것처럼 반듯하게 잘려 있다면
고치 주인이 나방이 되어 스스로 나간 것이고,
위가 아니라 측면이 부서져 있다면 새가 깨서 새끼의 먹이로 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주변에 있는 가로수에서 고치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는 곤충 뿐만 아니라 새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새를 관찰할 때는 먼저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저자는 작은 명금류가 내는 금속성의 낯선 소리를 듣고는
아파트 화단에서 상모솔새를 발견합니다.
'솔새'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침엽수 주변을 맴돌며,
이 귀엽게 생긴 작은 새가 생각보다 흔한 겨울 철새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작고 잘 보이지 않으니 못 봤을 뿐이거나
봤어도 참새인 줄 알고 지나친다고 하니
정말 관심이 있고 아는만큼 자연을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놀라웠던 점은
새를 관찰하기 위해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책에서 언급된,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 접한 아파트에 사는 저자의 지인은
'#베란다탐조' 라는 해시태그를 걸고
베란다에서 새를 관찰하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베란다에서 관찰하더라도 직박구리, 황조롱이, 참매, 오목눈이, 동박새, 되지빠귀, 박새,
곤줄박이, 알락할미새, 큰유리새, 상모솔새 등 수많은 새를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저자가 살고 있는 인천에는 천연기념물이자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새가 매년 둥지를 튼다고 하는데,
주걱같이 생긴 부리로 물속을 저어 사냥을 하는 저어새가 바로 그 새입니다.
저어새는 전 세계적으로 3,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주도와 대만, 베트남과 홍콩, 일본 등지에서 월동을 하고
우리나라 서해안과 중국 요동반도 인근 섬에서 주로 번식한다고 합니다.
이들 중 일부가 매년 인천 남동공단과 송도국제도시 사이에 있는
유수지의 작은 인공섬을 찾아와 새끼를 키운다고 해요.
전 세계적으로 몇 마리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을 도심 속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반가웠습니다.
주변을 조금만 더 자세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자연과 한결 더 가까워진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책입니다.
내년 5-6월 저어새를 보러 가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매일 조금씩 주변에 관심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
개인적인 책 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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