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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서리뷰

[도서리뷰] 지구 끝의 온실

by yeonnni 2022.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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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지구 끝의 온실

저자 : 김초엽

출판사 : 자이언트북스

목차: 프롤로그/1장 모스바나/2장 프림 빌리지/3장 지구 끝의 온실/작가의 말/참고 문헌

 

책 표지 (출처; yes24)


김초엽 첫 장편소설, 모두가 간절히 기다려온 이야기

이미 폭넓은 독자층을 형성하며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김초엽 작가는 더스트로 멸망한 이후의 세계를 첫 장편소설의 무대로 삼았다. 그는 지난해 말 플랫폼 연재를 통해 발표한 이야기를 반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수정하면서 한층 더 무르익도록 만들었다. 그리하여 장 구성부터 세부적인 장면은 물론 문장들까지 완전히 새롭게 탄생한 『지구 끝의 온실』이 2021년 8월 드디어 독자들을 만난다.

 

책소개 (출처; yes24)


 

프롤로그에서는 도피처를 찾는 나오미, 아마라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짧은 프롤로그를 통해 '더스트'에 오염되어 버린 지구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1장 모스바나에서는 더스트생태연구소를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강원도 해월에 있는 폐허에서 유해 잡초 이상 증식 현상으로 인해 산림청에서 생태연구소에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갑작스럽게 증식하는 유해 잡초의 정체는 세발잔털갈고리덩굴, 보통 모스바나라고 불리는 식물입니다. 윤재와 함께 해월로 출장을 간 아영은 폐허 도시인 해월을 뒤덮은 모스바나를 보게 되고 자신의 예전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무성한 덩굴식물과 푸른빛. 아영은 분명 그런 것을 보았다.
어린 시절, 이희수씨의 정원에서였다. p. 55

 

아영의 엄마, 수연을 따라 온유에 잠시 살았던 아영은 그곳에서 이희수씨를 만났습니다. 아영이 기억하는 이희수씨는 공헌자 노인들에게는 적대적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친절하고, 기계에 능숙한 정비사면서, 정원에서 이상한 식물을 키우던 옆집 할머니,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린 사람입니다. 그 할머니를 동경하던 아영은 더스트생태학을 전공하고 현재 연구원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멸망과 재건은 지구의 풍경을 바꾸었다. 더스트생태학은 그 변화의 풍경을 포착하는 학문이다. (중량) 세계 곳곳에 더스트를 피하기 위해 거대 돔이 세워졌을 때 사람들은 숲이나 들판의 생물들을 위한 돔을 만들지 않았다. 많은 종이 멸종을 향해 갔지만, 빠르게 적응해 변이한 식물들도 있었다. (중략) 더스트 적응종들이 더스트가 없는 환경에 맞추어 다시 변하며 생태계의 풍경을 바꾸고 있었다. p. 82-83

 

해월에서 증식하는 모스바나는 분명 이희수씨의 정원에서 보았던 식물이 분명하다고 생각한 아영은 모스바나에 대해 조사하던 중 루단을 통해 '랑가노의 마녀들'이라 불리는 아마라와 나오미 자매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되었습니다. 나오미를 찾아간 아영은 모스바나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됩니다.

 

 

2장 프림 빌리지는 나오미의 시선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아마라와 나오미는 믈라카의 대피소에서 내성종으로 판정받은 뒤, 랑카위의 연구소로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혹한 실험들을 당하다 도망쳐 나와 사냥꾼들을 피해 도피 중이었습니다. 나오미와 달리 언니 아마라는 불완전한 내성종으로 더스트 농도를 감지할 수 있어서 서로를 의지하며 돔 시티 밖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지구가 더스트에 오염된 이후 일부 사람들은 더스트가 존재하는 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내성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내성종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실험들이 자행되었습니다. 나오미와 아마라도 그러한 실험이 행해지던 연구소에서 탈출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내성이 있다는 말은 모두 적어가는 저 바깥에서도 안전하다는 뜻이고,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적어도 우리 자매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중략) 대신 다른 것들이 우리를 죽이려고 달려들었다. 더스트가 아닌, 그 밖의 모든 것들이. 그래도 우리가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할 수는 없었다. 내성종이 아닌 사람들, 그러면서도 어리고 약한 사람들은 더 많이 죽었다. 그 모든 것이, 나는 끔찍하게 싫었다. 내가 선택할 수 없었던 모든 현실이. p. 128

 

갑작스럽게 만난 사낭꾼들을 피해 겨우 도망쳐 나와 또다시 떠돌아다니던 두 사람은 우연히 내성종들이 살아 있다는 도피처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도피처를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곳의 좌표를 알고 있다는 내성종들과의 거래를 통해 겨우겨우 도피처를 찾아냈고 그곳에 당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성종들의 도피처, 프림 빌리지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위치를 찾아낸 나오미와 아마라를 위협으로 생각하고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논의 끝에 두 사람을 받아주기로 합니다.

 

나오미는 하루와 함께 숲을 정찰하는 일을 맡게 되었고, 아마라는 마을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일을 돕게 되었습니다.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프림 빌리지 사람들과 점점 친해지며 우정과 신뢰를 쌓아가게 됩니다.

 

2장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프림 빌리지에 정착하게 된 나오미는 열네 살, 아마라는 열일곱 살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내성종을 대상으로 잔인한 실험을 하는 연구소에서 탈출하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도피처를 찾아 해맨 두 자매의 나이가 겨우 열네살과 열일곱살이라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프림 빌리지를 이끄는 중심적인 인물은 마을의 리더이자 기계 정비사인 지수와 돔 밖에서 재배 가능한 식물을 개발한 식물학자 레이첼입니다. 나오미와 아마라가 프림 빌리지에 도착했을 때 그들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에서 알 수 있듯이 프림 빌리지는 폐쇄적인 공간입니다. 침입자들과 사냥꾼을 경계하고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차 프림 빌리지 사이에서 분열이 일어나게 됩니다.

 

침입자들의 등장 이후로 나는 프림 빌리지가 안전한 장소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하지만 그보다도 나를 더 고통스럽게 했던 것은, 작은 균열이 이 마을에 만들어낸 불안감의 안개였다. p. 202

 

더스트 폭풍으로부터 프림 빌리지를 지키기 위해 레이첼로부터 의문의 덩굴식물을 가져온 지수씨는 마을 곳곳에 이 식물을 심고 성공적으로 더스트 폭풍을 막아냈습니다. 프림 빌리지 사람들은 더스트 폭풍으로부터 살아난 것을 기뻐합니다. 하지만 이후 덩굴식물의 엄청난 번식력은 마을의 작물들에 피해를 주게 되고, 마을은 점점 분열됩니다.

 

레이첼의 식물을 가지고 프림 빌리지를 벗어나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줘야 한다는 사람들과 그렇게 하면 탐욕스러운 사람들에 의해 프림 필리지가 파괴될 것이라는 사람들로 나뉘어 자주 논쟁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을 대비해 지수는 나오미에게 분해제 제조법을 알려주게 됩니다.

 

똑같은 문제가 다시 생길 거야.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어. 뭔가를 해야 해. 현상 유지란 없어. 예정된 종말뿐이지. 말도 안 되는 일을 계속해서 벌이는 것 자체가 우리를 그나마 나은 곳으로 이동시키는 거야. p. 227

 

마을 사람들의 이별은 갑작스레 일어났습니다. 숲을 차지하려는 침입자들이 숲에 불을 질렀습니다. 사람들은 무기 대신 커다란 자루를 나눠 받았습니다. 그리고 호버차를 타고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자루에 담긴 것은 레이첼의 식물들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가 가는 곳 전부가 이 숲이고 온실인 거야. 돔 안이 아니라 바깥을 바꾸는 거야. 최대한 멀리 가. 가서 또 다른 프림 빌리지를 만들어. 알겠지? p. 242

 

 

3장 지구 끝의 온실은 다시 현재 아영의 이야기입니다. 나오미의 이야기를 들은 아영은 자신이 아는 이희수씨가 프림 빌리지의 리더 지수씨라고 확신하게 되고, 그녀의 흔적을 찾습니다. 지수가 마지막을 보낸 곳은 해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요양원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아영은 지수가 남긴 기억 칩을 받게 되고, 그녀의 회상을 읽게 됩니다.

 

기억 칩 속 지수의 회상을 통해 지수와 레이첼의 첫 만남, 프림 빌리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왜 그들이 헤어져야만 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지수는 그게 불가능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언젠가는 이 마을도 수많은 대안 공동체처럼 정해진 결말로 향하리라는 것도. 하지만 가능하다면, 그 마지막 순간을 최대한 유예하고 싶었다. p. 302

 

프림 빌리지를 만들기 전 떠돌아다니면서 다양한 대안 공동체의 생성과 몰락을 본 지수는 처음에는 사람들과 필요에 의한 계약 관계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단순하게 계약 관계가 아니라 그들과 동화되어 살며 의지했던 프림 빌리지에 대한 지수의 마음이 잘 느껴졌습니다.

 

자매는 여러 대피소와 마을, 도시를 옮겨 다니며 가는 곳마다 모스바나를 퍼뜨리고, 더스트 저항종 식물을 심고, 자매 또래의 여자들에게 분해제 제조법을 비밀리에 전수하고, 또다시 분쟁을 피해 이동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에티오피아 전역을 돌아다니며 '랑가노의 마녀들'로 불리게 되었다. p. 351

 

나오미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을 정리하여 프림 빌리지와 그곳을 떠난 나오미 아마라 자매의 삶을 다룬 '지구 끝의 온실'은 삼부작 기사로 연재되었습니다. 기사는 큰 파장을 일으켰고 환호하는 사람들과 불쾌감을 표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생겨났습니다. 더스트 저항종 식물들이 자연발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모스바나의 확산으로 더스트의 농도가 감소하였다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비판을 받았습니다.

 

기사가 나간 후, 레이첼과의 만나 이야기를 한 아영은 곧장 말레이시아로 날아가 현재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는, 과거의 프림 빌리지를 바라보며 이 책은 마무리됩니다.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입장에서 매우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넓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하지만 이 책 한 권에 담기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나오미와 아마라가 실험실을 탈출하는 과정이라던가, 프림 빌리지 사람들의 개인사, 프림 빌리지를 떠난 후 지수의 삶에 대한 내용으로 새로운 책이 나와도 좋다고 생각할 만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4점입니다.

 

* 드라마화가 된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됩니다.

 

* 지구 끝의 온실 소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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