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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영화리뷰

[다큐리뷰] 씨스피라시 (Seaspiracy)

by wonnni 2021.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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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1Q5CXN7soQg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2021년 3월에 개봉한 넷플릭스 다큐 '씨스피라시(Seaspiracy)'입니다. 

씨스피라시(Seaspiracy)는 Sea(바다)와 Conspiracy(음모)의 합성어로 '바다의 음모'라는 뜻입니다. 

씨스피라시의 알리 타브리지 감독은 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 다큐 '카우스피라시(Cowspiracy)'의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seaspiracy (출처-google image)

 

 

 


 

먹이로 오인하여 비닐봉지를 먹고 있는 바다거북 (출처-google image)

 

 

 

최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는 운동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빨대가 코에 박힌 바다거북과, 해안가에 죽어있는 고래의 배를 갈라보니 수십 킬로그램에 달하는 플라스틱이 뱃속에 가득했다는 이야기는 다들 한번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제 경우에도 평소 이러한 환경 문제를 인지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면적의 3배인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reat pacific garbage patch)의 모습 (출처-google image)

 

 

 

'씨스피라시'는 매우 지능적인 존재면서 바다가 살아있게끔 도와주는 필수 생물인 고래와, 고래를 위협하는 플라스틱 환경오염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작합니다. 고래가 호흡을 하러 수면에 올라오면서 배설한 배설물이 식물성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는데요. 이 식물성 플랑크톤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율의 4배이며, 우리가 마시는 산소의 80%를 생성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래를 보호하는 것이 결국 지구 온난화를 막고 지구를 보호하는 일의 일환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고래 포경 (출처-google image)

 

 

하지만 다큐멘터리를 볼수록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는 고래와 바다를 보호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다큐멘터리는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고래 포경산업으로 포커스를 돌립니다.

 

 

일본은 2019년 국제 포경 위원회를 탈퇴하고 상업적 고래사냥 재개를 공식화 하였습니다. 일본 남부 해안 다이지에서는 매년 칠백 마리가 넘는 돌고래와 소형고래를 만에 몰아 고래를 생포하고 학살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실제로 다이지에 잠입해 몰래 촬영하여 포경산업 현장을 긴장감 있게 보여줍니다.

 

 

다이지에서 잡은 어린 돌고래를 돌고래 쇼에 팔면 마리당 10만 달러를 받는다고 하니 생포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고래 고기를 사고파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와중에 고래들을 죽이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참치 산업 현장 (출처-google image)

 

 

 

놀랍게도 고래 포경의 이면에는 거대 참치 산업이 있었습니다.

 

 

다이지 근처의 한 항구는 세계 최대 참치 항 중 하나로, 연간 420억 달러(약 49조) 규모의 참치 산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49조 원이라는 너무나 큰 금액이 체감이 잘 되지 않지만, 이곳에서 참다랑어(한 마리에 300만 달러(약 35억)에 팔리기도 하는 지구에서 가장 비싼 어종) 거래도 이루어진다고 하니 49조라는 금액이 터무니없지는 않다고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수십억 달러의 거대한 참치 산업을 문제없이 진행하기 위해 많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고래를 죽이는 것이 다이지에서 일어나는 고래 학살의 이유였습니다. 

 

 

 

 


 

부수어획 (출처-google image)

 

 

'저 고래 포경산업들을 다 금지시켜야해'라고 생각하던 저에게 다큐멘터리는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다'라고 계속해서 알려주었습니다. 바로 부수어획입니다.

 

 

부수어획은 어획 대상이 아닌 종을 잡는 일을 말합니다.

아이슬란드의 한 어장에서는 한 달간 조업을 하면서 쥐돌고래 269마리, 바다표범 900마리, 바다새 5000마리를 부수어획으로 잡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한 작은 어장에서 고작 한 달 만에 부수어획으로 수천 마리의 동물들이 희생된 것입니다. 프랑스 대서양 연안에서는 부수어획에 희생되는 돌고래가 매년 1만 마리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일본 다이지에서 도살하는 돌고래 수의 10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바다거북을 의도적으로 잡으려고 하는 어선은 전 세계에 한 곳도 없지만 전체 7개의 종 중 6개의 종이 멸종 위기 상태인 이유 또한 기후변화도 해양 오염도 플라스틱 쓰레기도 아닌 부수어획 때문이었습니다. 

 

 

 

 

저인망 어업(trawl fishing) (출처-google image)

 

 

 

1830년에는 북해 한 가운데서 어선 하나가 하루에 잡는 넙치의 양이 1-2t 이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어선 전체가 1년간 잡는 넙치의 양을 합해야 2t 입니다. 이는 넙치의 개체수가 이전보다 1/1000로 줄었다는 의미입니다.

 

 

완전히 산업화 된 어업이 바다를 빠른 속도로 파괴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큐멘터리가 인용한 논문에 의하면 현재 어업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2048년 무렵에는 사실상 바다가 텅 빌 것이라고 합니다. 

 

 

저인망 어업은 가장 파괴적인 어업 중 하나로, 자루 모양의 그물을 해저에 닿게 한 뒤 끌어 해저에 있는 대상물을 모조리 어망에 담는 형식의 어업입니다. 이런 저인망 어업 때문에 작은 배로 어업을 하며 생계를 이어나가는 어부들은 물고기를 찾아 더 멀리 바다로 나간다고 합니다. 작은 배로 먼 바다로 나가기 때문에 목숨을 잃는 일도 빈번히 생기고 그렇게 멀리 나가서도 물고기를 잡지 못하는 일이 늘어나, 서아프리카에서는 어업을 하던 사람들이 야생동물을 사냥하여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도 이러한 야생동물을 사냥하면서 옮아온 것이라 이야기 하며 산업화 된 어업이 우리에게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플라스틱 어망에 걸려있는 바다거북 (출처-google image)

 

 

 

해양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는 환경단체들은 그 플라스틱의 상당수가 무엇인지 말하기를 꺼려합니다.

바로 어망과 어업 도구입니다.

플라스틱 빨대는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중 0.03%밖에 차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 환경단체들은 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많은 양을 차지하는 어망과 어업 도구를 두고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를 촉구하는 걸까요. 저를 비롯하여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하였을까요. 

 

 

 

여러 종류의 dolphin safe label (출처-google image)

 

 

돈을 따라가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환경단체가 환경운동을 계속 해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자금을 '돌고래 안전' 참치 라벨을 붙이는 배후단체에게서 얻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대량 어업이 해양생테계를 파괴하는 주범이지만 그 말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다큐는 환경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신뢰하여 구매하는 '돌고래 안전' 인증마크 일부가 실제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폭로합니다. 그리고 굵직한 환경단체들인 '플라스틱오염연대', '지구섬협회', '지속가능한어업협회(MSC, Marine Stewardship Council)' 등이 실제로는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기 바빴다는 사실 또한 폭로합니다. 협회를 운영하는 돈의 80%가 라벨을 발급하는데서 나오는데, 이 지속가능한 어업 라벨을 붙이는 기준이 모호할 뿐더러 실제로 확인할 길도 없기 때문입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서는 '지금부터 바다로 단 1g의 플라스틱이 버려지지 않더라도 상업적 어업 때문에 생태계는 계속 파괴될 것이다. 이는 기름유출보다, 해양 플라스틱보다 더 심각하다'고 주장합니다.

 

 


fish in the sea (출처-google image)

 

 

 

'씨스피라시'는 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단 하나의 방법을 제시합니다. 

바로 물고기를 소비하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물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바다를 구하는 유일한 방법이다'라는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습니다. 환경단체가 쉽게 이 문제를 언급하지 못하는 것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됩니다. 환경단체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인데, '물고기 섭취 금지'라는 강력한 주장에 사람들이 반발하여 등을 돌려버릴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씨스피라시'를 다 보고 나면 물고기를 소비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어류 양식도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양식 어류에 공급하는 먹이(말린 생선가루와 추출된 생선 기름)로 더 많은 어류가 희생되며, 양식장의 어류는 각종 질병과 오염 문제에 고통 받기 때문입니다. 

 

 

 

 

seaweed (출처-google image)

 

 

 

물기둥 내 물고기 떼의 이동은 바닷물을 위 아래로 섞으며 대기의 열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다의 해초와 다시마 숲은 지상의 열대우림보다 단위면적 당 20배 많은 탄소를 흡수합니다.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 중 상당 부분이 해양식물과 산호에 저장되며 산호가 살아가는데에는 먹이인 물고기 배설물과 물고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모든 내용은 많은 사람들이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바다와 물고기를 보호해야하는 명확한 이유입니다. 

 

 

 

인용한 통계에 오류가 있거나 인터뷰 편집이 악의적이라는 논란이 있기는 하나 그런 것을 감안하더라도 한 번 쯤은 봐야할 다큐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불편한 문제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행동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지만 우선은 '씨스피라시' 다큐를 보며 잘 몰랐던 진실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요?

 

 

 

바다를 구하는 것은 쉽다. 그냥 가만히 두는 것이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에서 시작하여 고래 포경 산업, 상어 지느러미 산업, 부수어획, '지속가능한어업' 마크의 신빙성, 강제 해상 노역, 양식 어업의 폐해까지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휘몰아칩니다. 그리고 다큐의 마지막 부분에는 물고기도 다른 동물들처럼 고통을 느낀다는 것을 보여주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지난 번 물고기 통증과 관련하여 쓴 글을 아래 링크로 첨부하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씨스피라시'의 전작 '카우스피라시'도 관람 후 리뷰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https://gmwlab.tistory.com/19?category=913976 

 

맞아요, 낚싯바늘은 물고기를 아프게 합니다.

"동물의 복지에서 왜 물고기는 제외되나요?"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인 산천어 축제가 지난 1월 9일 11개 동물권단체들로 구성된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에서 동

gmwlab.tistory.com

 

 

 

 

 

 

 

참고문헌

 

영화 '씨스피라시(Seaspiracy)'에 대한 MSC의 입장 | Marine Stewardship Council

Study Sees ‘Global Collapse’ of Fish Species - The New York Times (nytimes.com)

The science of Seaspiracy - Sustainable Fisheries UW (sustainablefisheries-u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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