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서식하는 조류의 종은 약 1만 마리. 그 중 오늘은 독특한 외형을 가지고 있거나 특이한 행동을 하는 새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
1. 아프리카자카나 (African Jacana)
처음으로 소개할 새는 아프리카 열대 습지에 서식하는 아프리카자카나(Actophilornis africanus)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하나의 몸통에 가늘고 긴 다리가 여러개가 있어 매우 기괴한 모습을 보이는데요.
도대체 이 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사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많은 다리는 아프리카자카나의 새끼들의 다리입니다.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수컷이 새끼들을 양쪽 날개 아래에 품고 직접 들어 올려 도망치는데, 이 때 새끼들의 긴 다리만 밖으로 삐져나와 다리가 여러 개인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아프리카자카나는 일처다부제로, 암컷이 알을 낳은 후 다른 수컷을 찾아 떠나고 나면 수컷이 혼자 알의 부화와 육아를 책임지게 됩니다. 수컷 혼자 새끼들을 보살펴야 하는 상황에서 새끼들을 직접 들어 올려 빠르게 데리고 이동하는 것은 아프리카자카나만의 생존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자카나는 날지 못하는 새입니다. 그 대신 긴 다리와 길게 뻗은 발가락을 이용해 물 위를 떠다니는 초목 위를 걸어 다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리가 여러 개인 '괴물새'라는 별명 외에 '예수새'라는 또 다른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2. 군함조 (Frigatebird)
수컷이 암컷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하여 하는 동물의 '구애행동'은 매우 다양합니다.
화려한 꽁지깃으로 구애하는 공작새와 암컷과 수컷이 함께 구애의 춤을 추는 두루미가 대표적이죠.
그 중 열대 및 아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군함조(Fregatta ariel )는 강렬한 빨간색의 공기낭을 이용해 구애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군함조의 수컷은 번식할 때가 되면 번식지에 먼저 내려가 암컷을 기다리다 하늘에 암컷이 보이면 공기를 들이마셔 목 아래에 있는 공기낭을 크게 부풀립니다. 그리고는 목을 부풀린 채로 부리를 이용하여 또르르륵 나무 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소리를 내며 구애행동을 합니다. 아래 영상을 통해 수컷 군함조가 암컷을 부르는 소리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Voices: Magnificent Frigatebird - YouTube
군함조에 태양전지로 작동하는 송신기를 부착하여 확인한 외국 실험의 결과에 따르면, 놀랍게도 군함조는 한 번에 최고 두 달 동안 하늘에서 머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오랜 기간동안 착륙하지 않고 상공에서 날 수 있는 비결은 공기의 상승기류를 이용해 아주 적은 에너지만 비행에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를 이용하여 군함조는 하루에 400km, 두 달 동안 쉬지 않고 공중에서 비행할 경우에는 약 5만 6000여 km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다른 바닷새들과 달리 군함조는 바다에 앉을 수도 없고 깃털 또한 방수가 되지 않아 한번 물에 젖으면 다시 날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오래 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3. 검은해오라기 (Black heron)
위 사진을 보면 우산이 엎어져 있는 듯한 형체가 보입니다. 언뜻 보면 절대 새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이 형체의 정체는 바로 아프리카 왜가리의 일종인 검은해오라기(Egretta ardesiaca)입니다.
검은해오라기는 주로 아프리카 동부, 사하라 사막의 남쪽 등 습지와 갯벌에서 서식합니다. 검은해오라기는 매우 특이한 사냥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날개를 양산처럼 사용해 일시적으로 '그늘'을 만든 뒤 먹잇감을 유인하는 것입니다. 낮에 주로 사냥하는 검은해오라기는 날개를 활짝 피고 동그랗게 말아 그 안의 그늘로 작은 물고기나 개구리를 유인합니다. 그늘 안의 물고기는 어둠 때문에 밤이 된 것으로 착각하여 행동이 둔해지고, 검은해오라기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긴 부리를 이용하여 쉽게 사냥합니다.
검은해오라기는 국제 자연 보존 연맹(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에 의해 멸종 위기 관심 대상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실제로 검은해오라기가 날개를 이용하여 얼마나 재빠르고 완벽하게 먹이를 사냥을 하는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Nature's clever hunter: Egret uses 'umbrella' trick - YouTube
4. 산쑥들꿩 (Greater sage-grouse)
가만히 서 있는 포즈마저 남다른 위 새는 바로 산쑥들꿩 (Centrocercus urophasianus) 입니다.
산쑥을 주로 먹기 때문에 산쑥들꿩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요. 이 산쑥들꿩은 온대 기후의 관목지나 산쑥, 수풀이 우거진 곳에 주로 서식합니다.
암컷보다 크기가 더 큰 산쑥들꿩 수컷은 목 둘레에 풍성한 하얀 털 목도리같은 깃털을 두르고 있으며, 눈 위에도 노란 피부가 드러나 특이한 생김새를 보입니다. 또한 파인애플의 윗부분처럼 생긴 날카롭고 화려한 부채꼴 꽁지깃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시선을 사로잡는 산쑥들꿩 수컷의 특징은 가슴에 위치한 두 개의 노란 주머니입니다.
이 노란색 주머니는 암컷에게 구애를 할 때 크게 부풀어 오르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수컷은 상반신을 크게 흔들어 털면서 노란 주머니를 서로 부딪히게 해 매우 특이한 소리를 냅니다.
아래 영상을 보면 수컷이 노란 주머니를 흔들며 내는 구애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영상을 보고 있으면 '이게 정말 새가 내는 소리라고?' 하는 생각이 듭니다.
컴퓨터 기계음 같기도 하고 외계인이 내는 소리 같기도 하네요! 어떻게 저런 소리를 낼 수 있는지 매우 신기합니다.
Greater Sage Grouse Sounds - YouTube
5. 어깨걸이 극락조 (Greater lophorina)
마지막으로 설명할 특이한 새는 바로 어깨걸이 극락조 (Lophorina superba)입니다.
갈색의 암컷 앞에 있는 검은 형태가 바로 수컷 어깨걸이 극락조입니다.
저 모습만 보아서는 얼굴도 눈도 구분할 수가 없고, 우리가 알고 있는 새의 형태를 찾아보려 해도 찾기 힘듭니다.
평상시의 어깨걸이 극락조 수컷의 얼굴은 위와 같습니다.
초롱초롱한 검은 눈과 샛노란 입이 매우 귀엽고 목 부분의 청록색 깃털이 매력적이네요.
수컷이 구애를 할 때에는 날개 위 등에 위치한 검은색 깃털을 활짝 위로 펼치고, 목 부분의 청록색 깃털을 깔때기 모양으로 펼친 다음 껑충껑충 뛰며 춤을 춥니다. 유난히 검정색으로 보이는 어깨걸이 극락조 수컷의 깃털(vantablack feathers)은 연구 결과, 99.95%의 빛을 흡수하는 자연계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검은 색이라고 밝혀져 있습니다. 99.95%의 빛을 흡수하는 검은 색을 'vantablack'이라고 부르며 이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검은색으로 불렸습니다. 이 기록은 2019년 MIT 연구진들이 vantablack의 가시광선 흡수율보다 더 높은 99.995%를 흡수하는 물질이 만든 뒤 깨졌다고 하네요.
아래의 영상에서 깨걸이 극락조 수컷의 귀여운 구애의 춤을 볼 수 있습니다.
Superb Bird-of-Paradise - YouTube
지구상에 존재하는 특이한 새들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더 특이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
출처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7371236&memberNo=46287382&vType=VERTICAL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12915
http://www.oiseaux-birds.com/card-black-heron.html
17 of the Weirdest Birds in the World (Photos, Facts, Videos...) | JustBirding.com
This Newly Discovered Bird Has Feathers That Absorb 99.95 Percent Of Light | IFLScience
‘Superblack’ bird of paradise feathers absorb 99.95% of light | Science | AAAS (sciencemag.org)
[핵잼 사이언스] ‘역대 가장 완벽한 블랙’ 개발…99.995% 빛 차단 | 나우뉴스 (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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