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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서리뷰

[도서리뷰] 거의 모든 것의 역사

by yeonnni 2021.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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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지은이: 빌 브라이슨

옮긴이: 이덕환

출판사: 까치

목차: 제1부 우주에서 잊혀진 것들/제2부 지구의 크기/제3부 새로운 시대의 도래/제4부 위험한 행성/제5부 생명, 그 자체/제6부 우리의 미래

 

구글 이미지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부터 제5부까지 지구의 탄생부터 생명체가 나타나기까지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제 6부는 인류의 시작과 우리의 미래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책의 양에 비에서 분량이 적은 느낌이었다. 우리가 자주 접하지 못하는 많은 과학분야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천체학, 천체물리학, 양자역학, 지질학, 화학, 생화학, 기상학, 해양학, 인류학, 진화학, 분류학, 화석학, 생물학 등 특정한 명칭이 나오지는 않지만 이러한 분야의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것의 역사’라는 제목이 어울릴 만 하다.

 

 

책을 읽으면서 모순적인 생각이 자주 들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우주에서 보면 굉장히 작을지 모르지만 우리 인간에게는 매우 중요한 곳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지구에 비해 인간이 매우 하찮은 존재 같지만 또한 엄청난 생명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제1부 우주에서 잊혀진 것들’을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우주가 얼마나 거대하고 미지의 공간인지 깨닫게 되었다. 또한 우리 눈에 비춰지는 별빛이 이미 유한한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 공간은 유한하지만 경계가 없도록 휘어져 있다. - 32p

- 실제로 상대적인 크기까지 고려해서 태양계를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 41p

- 물론 과거를 들여다보기는 쉽다. 그저 밤하늘을 올려다보기만 하면, 보이는 것이 모두 역사이다. (중략) 별빛이 그 별을 떠났던 때에 그곳에 있었을 뿐이다. (중략) 별들은 언제나 죽어간다. - 47p

 

 

‘제2부 지구의 크기’에서 지구의 크기와 나이 그리고 현재의 대륙이 어떻게 이런 모양이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내려는 과학자들의 많은 노력이 기록되어 있다. 19세기 말에 이르러 과학자들은 지구의 모양과 크기를 알아내고 태양과 다른 행성으로부터의 거리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수성론(해수면이 오르내리며 변화), 화성론(화산, 지진 때문에 변화), 판구조론, 격변설, 동일과정설 등 지질학에 관련된 다양한 이론들이 등장하였다. 이후에는 다양한 화학자에 관한 내용이 서술되었다. 화학을 현대 수준으로 도약시킨 라부아지에, 분자의 존재를 밝혀준 로버트 브라운, 존 돌턴과 아보가드로, 주기율표를 만든 멘델레예프, 방사능을 발견한 마리 퀴리, 반감기를 밝혀낸 러더퍼드 등 수많은 화학자들의 연구와 업적이 쌓여 20세기 초가 되었을 때는 지구의 나이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제3부 새로운 시대의 도래’ 중 ‘제9장 위대한 원자’는 원자와 양자역학에 관한 내용이다. 원자(atom)의 영속성에 관한 재미있는 문구를 보았다.

 

- 우리는 모두 윤회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죽고 나면, 우리 몸속에 있던 원자들은 모두 흩어져서 다른 곳에서 새로운 목적으로 사용된다. 나뭇잎의 일부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몸이 될 수도 있으며, 이슬방울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원자들은 실질적으로 영원히 존재한다. - 158p

 

그 다음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본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에 관해 서술하였다. 어려운 내용이기 때문인지 기억에 남는 문구들이 많았다.

 

- 1926년에 이르러 마침내 하이젠베르크는 두 가지 이론을 결합시켜서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이라고 알려지게 된 새로운 분야를 정립했다. (중략) 양자론의 근거가 되는 불확정성(uncertainty principle)은 전자가 공간에서 움직이는 과정 또는 어느 순간에 존재하는 위치를 알아낼 수는 있지만, 두 가지 모두를 알아낼 수는 없다는 뜻이다. 어느 하나를 측정하려고 시도하면 반드시 다른 하나를 변화시키게 된다. - 169-170p

- 양자론의 그런 이상한 특성들 때문에 양자론의 전부 또는 일부를 싫어하는 물리학자들도 많았다. 특히 아인슈타인보다 양자론을 그렇게 싫어한 사람은 없었다. -172p

- 결국 물리학은 매우 작은 세상을 위한 법칙과 아주 큰 우주를 위한 법칙의 둘로 나누어져 거의 독립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 173p

 

이 이후에는 납과 쿼크(quark), 그리고 판 구조론에 관해 설명하였다.

 

- 결국 우리는 나이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도 없고 거리를 알 수 없는 곳에 있는 별들에 둘러싸여서, 우리가 확인도 할 수 없는 물질로 가득 채워진 채로, 우리가 제대로 이해할 수도 없는 물리법칙에 따라서 움직이는 우주에 살고 있다는 셈이다. - 201p

 

 

‘제4부 위험한 행성’은 다른 부분에 비해 짧은 내용이었다. 지구 주변에 존재하고 있는 소행성의 충돌에 관한 위험성, 지구의 내부에 있는 마그마에 대한 위험성을 이야기했다.

 

- 소행성들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걱정스러운 일이다. 다만 우리가 그것들을 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224p

- 옐로스톤은 옛날에 끝나버린 초대형 화산이 아니라 현재 활동 중인 지역이었다. 옐로스톤에서는 대략 60만 년마다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이때였다. 흥미롭게도 마지막 폭발은 63만 년 전에 일어났었다. 옐로스톤이 다시 폭발할 시기가 다가온 것처럼 보인다. - 261p

 

 

‘제5부 생명, 그 자체’에서는 생명의 기원부터 종의 기원까지 생명체의 진화에 대해 설명하였다. 대기, 기상, 바다가 생명체에 끼치는 영향에 관해 설명한다. 그 중 바다는 열염순환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하고, 탄소를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지구가 기적같이 우리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지구가 제공하는 환경에 적응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신기하게 여기는 것은 그저 지구의 환경이 생명에게 적당하다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우리”의 생명에게 적당하다는 사실이다. - 288p

- 스스로 조직화하려는 자연적인 충동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제 과학자들은 생명이 출현하게 된 것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필연적이었을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 327p

- 지구 역사에서의 위기는 언제나 역동적인 진보로 이어졌다. (중략) 물이 없는 육지에 생물이 출현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지구 생물의 역사에서는 그런 일들이 산발적으로 일어났다. 그런 사건들이 그런 시기에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오늘날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 확실하다. - 387p

 

생명의 기원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다양한 가설들이 있지만 그 어떠한 결론도 나지 않았다. 다만 책에서 말한 바와 같이 내 생각에도 이처럼 우리 인간에게 완벽하게 이루어진 지구에서 인간이라는 종이 탄생한 것은 필연적인 운명이 아니었을까?

 

생명체가 어떻게 진화하였는지 연구하기 위해 화석학이 발달하였고, 현재까지 밝혀진 종들과 새롭게 밝혀진 종들을 분류하기 위한 분류학이 등장하였다. 이명법을 개발한 칼 린네, 갈라파고스 군도에 관해 연구하고 종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한 찰스 다윈에 대해 이야기했다. 흥미로웠던 것은 찰스 다윈이 지렁이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데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처음 알아낸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다윈의 이론이 널리 인정 받게 된 것은 그가 사망한 이후 1930년대 이르러서였다.

 

 

‘제6부 우리의 미래’는 화석을 근거로 발달한 인류학에 대해 서술하였다. 또한 인간의 잔혹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다.

 

- 일반적으로 호모는 우리가 거의 아는 것이 없는 호모 하빌리스(도구를 쓰는 사람)에서 시작되어서 우리에 해당하는 호모 사피엔스(생각하는 사람)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 503p

- 최초의 현대 인류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알려진 것이 적다. 우리는 이상하게도 사람속에 속하는 다른 종들의 혈통보다 우리 자신의 혈통에 대해서 아는 것이 더 적다. - 513p

- 우리 인간은 하늘의 가장 심오한 비밀을 파헤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종이면서도 동시에 아무런 목적도 없이 우리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않았던 생물을 멸종시키면서도 우리가 그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 527p

- 우리는 존재할 수 있는 특권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그 가치를 인식할 수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중략) 물론 우리는 종말이 찾아오지 않도록 하는 비결을 찾아내야만 한다. - 537p

 

 

책에서 서술하고 있는 내용을 따라가기 위해 옆에 메모장을 두고 필기해가며 책을 읽었다. 헷갈리지 않도록 과학자들의 이름을 적고, 그들의 연구내용을 적어가면서 책을 읽었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자연스럽게 서술되어 있어서 한번쯤 다시 읽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서 말했듯이 생명과학과 인류의 발전에 관한 내용이 우주와 지구에 관한 내용에 비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독자가 흥미를 잃지 않도록 잘 구성되었다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이 많았던 만큼 기억에 남는 문구들이 많았고 철학적인 관점에서 다시 한번 되짚어볼 수 있는 문구들이어서 흥미로웠다.

 

주관적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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