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리뷰 할 SF 영화는 미국에서 2002년에 개봉된 영화 '이퀼리브리엄' 입니다.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은 평형, 균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 이퀼리브리엄의 줄거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21세기 초, 3차 세계 대전을 겪은 후 세계는 '리브리아(Libria)'라는 새로운 세계를 세워 총사령관의 통제 아래에서 살아갑니다. 3차 세계 대전으로 수많은 인명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더 이상의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쟁과 폭력을 불러 일으키는 원인인 '인간의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새로운 세계에서 사람들은 '프로지움'이라는 약물을 주기적으로 복용하며 인간의 본성과 감정을 억제하며 살아갑니다. '리브리아'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자유로운 곳'이라는 뜻으로, 이 영화에서는 '인간의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 존 프레스턴(크리스찬 베일)은 '클레릭'이라고 부르는 정예 특수요원입니다. 클레릭의 임무는 프로지움 약물 투약을 거부하여 감정을 잃지 않은 사람들, 즉 '감정 유발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찾아내 처단하는 것입니다. 또 감정 유발자들이 몰래 가지고 있는 책, 음악, 미술품, 애완동물 등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물건들을 처분하는 일을 합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정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무표정한 표정으로 모나리자 진품을 찾아내 불태워 버리는 프레스턴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 초반, 프레스턴은 자신의 오랜 파트너인 파트리지가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자 스스로 직접 파트리지를 죽입니다. 오랜 친구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면서도 감정을 느끼지 못하죠. 하지만 프레스턴은 우연히 프로지움 병을 깨뜨려 제 시간에 투약하지 못하면서 조금씩 감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프레스턴이 가장 처음 느낀 감정은 방 창문에 붙어있던 불투명한 종이를 찢고 본 석양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이후 프레스턴은 의도적으로 프로지움 복용을 거부하고 천천히 감정을 다시 느끼기 시작합니다. 강아지를 죽이지 못하고 데려오거나, 임무를 수행하러 간 감정 유발자 집에서 우연히 발견한 비밀 공간에서 베토벤의 교향곡을 들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립니다.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고 있는 메리가 감정 유발자라는 죄로 처형당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고 소리 없이 바닥에 엎드려 오열하는 장면은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런 표정이 없던 얼굴에서 서서히 감정을 느끼며 여러 가지 표정을 가지게 되는 모습을 크리스찬 베일이라는 배우가 정말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가 감정의 억제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인간의 감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끔 하는 나름의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B급 영화로 치부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가 액션에만 치중한 영웅 스토리로 흘러가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영화는 '건카타'라는 검을 휘두르는 듯한 총술을 새롭게 선보이며 볼거리를 주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인상 깊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리브리아를 지배하는 총사령관 및 고위층은 사실 프로지움을 복용하지 않고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이었다는 사실(복수를 위해 찾아간 총사령관의 방에는 화려한 그림들이 장식되어져 있음)이나 반군의 지도자들은 소수의 희생을 감내하기 위해 프로지움을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더 집중하여 보여줬더라면 깊이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미국 개봉 당시 이퀼리브리엄은 '매트릭스는 잊어라!'라는 문구로 영화 홍보를 했습니다. 괜히 매트릭스와 비교하여 홍보 한 것이 화려한 액션을 기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혹평을 받으며 흥행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라고 하네요. 많은 혹평이 있지만 최근에 SF 소설을 읽기 시작한 저로서는 재미있게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왓챠에 이퀼리브리엄이 올라와 있는데 이번 주말에 한번 봐보는게 어떨까요 :) ?
'소소한 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SF영화리뷰] 그래비티 (GLAVITY) (0) | 2021.04.01 |
---|---|
[SF영화리뷰] 승리호 (2) | 2021.03.03 |
[SF영화리뷰] 컨택트 (Arrival) (0) | 2020.11.25 |
[SF영화리뷰] 인터스텔라 (Interstella) (0) | 2020.10.28 |
[SF영화리뷰] 테넷 (TENET) (4) | 2020.09.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