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리뷰할 영화는 2014년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입니다.
<인터스텔라>는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가 붕괴되고 세계적인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어느 미래시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해체된 줄 알았던 NASA가 비밀리에 지속되고 있었고, 이들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이주할 다른 행성을 탐사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사랑하는 자식들을 구하기 위하여 행성 탐사에 참여하게 되고, 탐사를 하면서 겪는 사건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에 놀란 감독의 <테넷>을 보고 <인터스텔라>를 봐서 그런지 이번에 <인터스텔라>를 보면서 <테넷>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터스텔라>나 <테넷> 모두 영화의 초반부에 일어난 사건이 영화의 후반부와 이어진다는 사실이나, 모두 환경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테넷>에서는 주인공이 세계 3차 대전을 막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적들이 3차 대전을 일으키고자 하는 이유가 환경 위기를 초래한 현대 인류에 대한 복수이고, <인터스텔라>에서는 주인공이 다른 행성을 탐사하러 떠나는 이유가 지구의 환경이 사람이 살기에 부적합해지면서 지구인들이 이주할 수 있는 다른 공간을 찾기 위해서 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테넷>이나 <인터스텔라> 모두 깊은 물리학적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한 번 보고 이해가 힘들지만, 이해가 가지 않아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놀란 감독의 연출에 감탄하게 되는 영화이기도 하였습니다.
<인터스텔라>에서는 다양한 과학적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다양한 내용들 중에서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의 주인공이기도 한 ‘블랙홀’에 대해서 다뤄볼까 합니다.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은 옥스퍼드대학교의 로저 펜로즈 (Roger Penrose), 막스 플랑크 우주 물리 연구소와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의 라인하르트 겐젤 (Reinhard Genzel)과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의 안드레아 게즈 (Andrea Ghez)가 수상하였습니다. 펜로즈는 블랙홀이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한 결과임을 발견하였고, 겐젤과 게즈는 우리 은하의 중심에 존재하는 초대 질량 블랙홀인 은하수에 대하여 가장 확실한 증거를 제공하여 상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1700년대, 영국의 존 미첼에 의해 블랙홀에 관한 논의가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1900년대, 오펜하이머와 그의 제자인 하트랜드 스나이더 (Hartland Snyder)가 발표한 연구에서 구형의 별이 중력 붕괴를 겪고 나면 블랙홀의 한가운데에 부피가 0에 가까워지면서 무한한 밀도를 갖는 특이점이 생긴다는 것을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가정한 별의 모습은 우주에서 실제 존재하기 어려운 조건들을 포함하였습니다.
펜로즈는 이에 구형 대칭 조건이 없는 경우를 고려하여 ‘피지컬 리뷰 레터 (Physical Review Letters)’에 <중력 붕괴와 시공간의 특이점들 (Gravitational Collapse and Space-Time Singularities)>이라는 논문을 발표합니다. 그는 논문에서 모든 블랙홀은 내부에 특이점을 갖는다는 특이점 정리 (singularity theorem)를 증명하였습니다. 펜로즈는 이를 통하여 우주의 천체가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라 빛이 탈출하지 못하는 블랙홀과 특이점을 만들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밝혀냈습니다.
겐젤과 게즈는 1990년대 초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의 그룹을 이끌고 우리은하의 한가운데를 30여 년에 걸쳐 관측하였고, 우리은하의 별들이 보이지 않는 한 점을 초점으로 하여 공전하고 있음을 관찰하였습니다. 이들은 공전 궤도에 대한 정보를 이용하여 블랙홀의 질량을 계산하여 태양 질량의 400만 배에 이르는 블랙홀 존재를 간접적으로 발견하였습니다.
위의 사진은 각각 <인터스텔라>에서 표현된 블랙홀과 2019년 전세계 천문학 연구진들이 참여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EHT: Event Horizon Telescope) 프로젝트'에 의해 관측된 M87 블랙홀입니다. 관측된 M87 블랙홀의 이미지는 블랙홀 주변을 빠르게 회전하는 가스나 제트에 의해 만들어진 빛이 블랙홀의 중력장에 의해 휘어진 시공간을 따라 나오는 것을 관측한 것입니다. 무려 블랙홀이 처음 관측되기 5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에서 블랙홀의 모습을 상당히 비슷하게 묘사했다는 점이 매우 놀라웠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블랙홀 내부를 테서렉트라 불리는 4차원 초입방체를 이용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4차원의 초입방체를 이런식으로 시각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언젠가 과학 기술이 더 발전해서 정말 블랙홀 내부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관측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인터스텔라>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자료>
강승만, <2020 노벨 물리학상, 블랙홀 연구 3명에>, http://scimonitors.com/2020-%EB%85%B8%EB%B2%A8-%EB%AC%BC%EB%A6%AC%ED%95%99%EC%83%81-%EB%B8%94%EB%9E%99%ED%99%80-%EC%97%B0%EA%B5%AC%EC%9E%90-3%EB%AA%85%EC%97%90/
사이언스프렌즈, <2020 노벨물리학상 집중 탐구! 블랙홀의 모든 것>,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9753705&memberNo=37146154
정태현, <블랙홀 사진 찍기: 초장기선 전파간섭계>, https://horizon.kias.re.kr/10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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