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에 개봉한 영화 컨택트 (원제: Arrival)에 대해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개봉 당시에 영화관에서 봤을 당시에는 크게 감명받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얼마 전 조용히 집에서 혼자 영화를 다시 보니 무척 새롭고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습니다. 얼마 전 리뷰한 [테넷 (TENET)]처럼 전개가 빠르고 스릴이 넘치는 작품은 아니지만, 새턴 어워즈 최우수 각본상을 비롯하여 미국 아카데미 음향편집상과 영국 아카데미 음향상 외 여러 상이 말해주듯 뛰어난 음향과 잘 짜인 스토리를 즐기며 따라가다 보면 충분히 긴장감을 유지하며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컨택트는 세계 각지 상공에 12개의 외계 비행물체 등장을 바탕으로 시작됩니다. 주인공인 언어학 전문가 루이스 뱅크스(에이미 아담스)와 과학자 이안 도넬리(제레미 레너)는 '쉘'이라 이름 붙인 외계 비행물체 안 외계 생명체에 접촉하여 각자의 능력을 이용해 외계 생명체들이 왜 지구에 온 것인지 알아내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이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쉘과 쉘 내부에 존재하는 외계 생명체, 또한 외계 생명체와의 대화를 영화에서 표현하고 묘사하는 방식입니다. 쉘은 18시간마다 문이 열리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만 들어갈 수 있는데, 주인공 루이스가 처음으로 쉘에 들어가는 장면이 매우 인상 깊습니다. 영화는 쉘의 어느 지점에서부터는 높이 던져 올린 형광 봉이 떨어지지 않고 벽면에 그대로 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쉘 내부는 중력이 다르게 작용하는 것을 표현합니다. 이때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시점을 연출하여 아찔함과 긴장감을 더해줍니다.
7개의 다리를 가졌다고 해서 '헵타 포드'라고 불리는 외계 생명체와의 첫 만남과 대화 또한 흥미롭습니다. 루이스는 '너희들이 여기에 온 목적이 뭐야?'라는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많은 단어를 주고받으면서 서로의 언어를 오해 없이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한 목적으로 처음으로 외계 생명체에게 알려주는 단어가 바로 '인간(Human)'입니다. 여기에 외계 생명체는 그들의 언어로 답을 하는데, 외계 생명체의 언어는 원형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정보인 '사피어-워프 가설'이 등장합니다.
'사피어-워프 가설'은 '한 사람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과 행동은 그 사람이 쓰는 언어의 문법적 체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들의 언어는 시간의 순서가 있습니다. 한글도 영어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 방향이 정해져 있죠. 이것은 다시 말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즉 언어 자체에도 과거에서 미래로의 시간 방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외계 생명체의 언어인 '헵타 포드어'는 원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작점이 존재하지 않으며 한 방향으로 흐르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주인공인 루이스는 계속해서 헵타 포드어로 생각하고 고민하다가 '사피어-워프 가설'에 따라 외계 생명체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 또한 배우게 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화에 대한 스포가 될 수 있어 생략 하였습니다 :-) )
영화 컨택트는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의 내용을 설명해주며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끝이 매우 찝찝한 영화라 생각했었는데 다시 집중해서 보니 이 정도면 충분히 설명한 완벽한 마무리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자체는 느린 호흡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긴장감과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헵타 포드가 왜 지구에 왔으며 반전의 내용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번 기회에 [컨택트]를 다시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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