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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과학이야기

러브버그, 이대로 괜찮을까?

by minnni 2025.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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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산 인근에서 비행하고 있는 러브버그 ⒸCNN Anthony Wallace/AFP

 

 

 

 

 

날이 더워지면서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거 발견되고 있습니다. 붉은등우단털파리는 비행 중에도 암수가 붙어 다니며 짝짓기를 하는 모습 때문에 ‘러브버그라고도 불립니다. 지난 27일 서울시 자료를 보면, 러브버그 발생에 대한 서울시민 민원은 지난해 9296건으로, 2023 4418건 비해 2배 넘게 늘었다고 합니다.

 

 

러브버그는 우리에겐 초여름불청객으로 여겨지지만, 생태계에선익충(이익을 주는 곤충)’으로 분류됩니다. 러브버그는 유충 단계에서 토양 위에 쌓인 낙엽이나 죽은 나무 등 부패한 식물 물질을 분해하며, 이 과정에서 땅을 비옥하게 만듭니다. 성충이 되면 화분매개자 역할을 수행해 식물의 번식을 돕고, , 도마뱀, 개미, 거미 등 다양한 포식자들의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합니다. 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병을 옮기지는 않으나 밝은 불빛을 좋아해 도심에 특히 많이 발생합니다.

 

 

 

 

 

시민과학플랫폼 네이처링 등에 시민들이 올린 기록을 통해 수집한 연차별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관찰 기록. 2022년 서울 은평구, 경기 고양시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관찰되기 시작하다가, 2024년에는 서울 대부분 구와 경기 일대까지 확산됐다. 국립생물자원관·신승관 서울대 교수 연구팀 제공

 

 

 

 

 

러브버그는 1934년 중국 남부 장쑤성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실제 기원지가 어디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후 중국 남부와 대만·일본 등을 거쳐 국내에서는 2015년 처음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2015년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2022년부터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최근엔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도 관찰되며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습니다.

 

 

러브버그의 대발생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큽니다. 원래 아열대 지역에서 살던 러브버그가 한국에서 서식지를 넓혀 가는 것으로도 기후변화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미국 곤충학회는 이대로면 50년 이내에 동북아시아 상당 부분이 러브버그 서식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러브버그(Plecia longiforceps)의 염색체별 유전자 분포(초록색), 반복 서열(보라색), GC 함량(파란색)을 시각화한 지도 ⒸGBE

 

 

 

 

 

 

지난해 9월 발표된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신승관 교수팀과 국립생물자원관 공동연구팀에 의한 러브버그(Plecia longiforceps)의 게놈 분석 결과에 따르면 러브버그의 게놈에는 반복 서열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유전자 조절과 환경 적응에 필요한 '여유 공간'이 많다는 뜻으로 급격한 환경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러브버그는 독성 물질을 분해하는 해독 유전자와 고온을 견디는 내열성 유전자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러브버그는 여름철 뜨거운 온도와 도시의 매연에도 잘 견딜 수 있습니다.

 

 

러브버그는 초여름인 6~7월에 개체 수가 급증합니다. 성충 수컷은 3∼4, 암컷은 일주일가량 생존하며, 대규모로 나타난 뒤 2주가량이 지나면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7월 중순쯤 러브버그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삼육대학교에서 소방대원들이 물을 뿌리며 러브버그 현장 방제활동을 하고 있다. 출처-MBC뉴스

 

 

 

 

 

무분별하게 화학약품을 이용하여 방제를 하게 되면 천적까지 함께 죽여 오히려 대발생을 부추기는 등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화학적 방역은 지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러브버그 전용 포집기, 송풍기 등을 설치하거나 살수차를 이용해 방역을 하고 있습니다.

 

 

 

 

https://www.incheon.go.kr/IC010101/view?nttNo=2044909

 

 

 

 


 

 

참고자료

 

경향신문 조해랑 기자, <러브버그는 억울해···함께 살 수 있을까?>, https://www.khan.co.kr/article/202506300700001

더사이언스타임즈 김현정 리포터, <“너를 ‘러브’하지 않지만…” 러브버그 대발생 시대, 친환경 방제 연구 필요>, https://www.sciencetimes.co.kr/nscvrg/view/menu/253?searchCategory=225&nscvrgSn=260547

동아사이언스 이채린 기자, <50년 러브버그 연구 美 곤충학자 "살충제 효과 없다…출현 패턴 파악해야">,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72657

산림청 보도자료, <국립산림과학원, '러브버그' 활동 7월 초 대부분 종료 전망>,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696746

은평시민신문 박은미 기자, <'러브버그', 어디서 왔고 왜 이렇게 많을까? – 30년 동거 시대 오나>, https://www.e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5703

한겨레 송경화 기자, <올해도 윙윙윙익충러브버그…“2주 뒤면 사라져요”>,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05055.html

YTN, <[팩트체크] 러브버그 박멸 못하는 속사정, '생태계'에 대한 고민>, https://www.ytn.co.kr/_ln/0103_202507070651085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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