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프사'는 저작권 침해일까?

최근 SNS와 메신저 사진을 가득 채운 것은 오픈AI로 만들어낸 '지브리' 스타일 그림이었습니다.

 

 

오픈AI는 지난 3월 25일 신규 이미지 생성 AI 모델 ‘챗GPT-4o 이미지 생성’ 기능을 출시했습니다. 지난 3월 25일 오픈AI의 챗GPT-4o 이미지 생성 기능이 출시된 이후 이를 이용해 사진을 애니메이션화 하는 일이 매우 빠르게 유행이 되었습니다.

 

오픈AI는 이 모델 이용자들에게 '지브리풍 그림'을 만들어 보라고 권하고 있고,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도 본인의 소셜미디어 X 계정 프로필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 그림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의 엑스(옛 트위터) 프로필. ‘지브리 스타일’의 그림이다. 샘 올트먼 엑스 캡처

 

 

이런 가운데 오픈AI가 스튜디오 지브리나 미야자키 하야오 (84) 감독의 저작권을 침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논란이 거세졌습니다.

 

지난 3월 27일(현지시간) AP통신은 오픈AI의 이미지 생성 모델이 스튜디오 지브리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으로 훈련을 받았는지와 이에 대한 승인을 받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법조계 의견을 전했습니다. 

 

미야자키 감독의 영화를 보고 자랐으며 다른 AI 생성형 이미지 업체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벌이고 있는 미술가 칼라 오티즈는 “오픈AI 같은 회사들이 예술가들의 작품과 예술가들의 생계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또다른 명백한 예”라고 비판했습니다.

 

 

챗GPT 출시 이래 오픈AI를 상대로 한 저작권 침해 소송 목록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23년 12월 뉴욕타임스는 오픈AI가 기사를 비롯한 자사 콘텐츠를 동의 없이 무단으로 학습시켜 경제적 이익을 보고 있다고 주장하며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언론 보도만으로 저작권 침해를 예측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재판부 설명이었습니다. 저작권 소송에 대한 첫 공식적인 판결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저작권 침해에 대한 문제는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의견은 엇갈립니다.

 

전문가에 의하면 화가의 독특한 그림체를 일컫는 ‘화풍’은 저작권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항목입니다. 국내를 포함해 여러 국가의 저작권법 원칙인 ‘아이디어와 표현의 이분법’에 따른 것입니다. 현행 저작권법은 실제 사용된 제작물 그 자체인 창작물의 표현을 보호하는데, 화풍 같은 추상적인 아이디어·기법·스타일 등의 영역은 별개라는 것입니다. 즉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은 표현에 들어가지만 지브리 ‘느낌’이 나는 그림은 저작권 침해가 아닙니다.

 

 

실제로 AI 기업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여부를 증명해 내기는 기술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AI학습은 기본적으로 저작물을 학습할 때 사람처럼 그림이나 글을 직접 보는 게 아니라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숫자로 변환된 언어(벡터값)로 인식합니다. 벡터라이징 된 숫자값만 학습하기 때문에 원본 데이터는 학습 후 저장할 필요가 없어져 남아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언제, 누구를 통해 지브리, 디즈니사의 사진이 입력됐는지’에 대한 챗GPT의 답변도 저작권 침해를 입증하기 어렵게 하는 부분입니다.

 

챗GPT는 “오픈AI는 저를 만들 때 수많은 웹사이트, 책, 기사, 코드, 설명 텍스트 등을 바탕으로 텍스트 기반의 학습을 시켰다”면서도 “이미지 그 자체(예: 지브리 영화 원본, 디즈니 일러스트 파일 등)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이건 지브리 스타일이다” “심슨처럼 그려봤다” 같은 이용자가 입력한 설명을 통해 스타일의 특징을 간접적으로 학습하고 특성을 이해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저작권 문제뿐만 아니라 비윤리적 사용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3월 27일(현지시간) 공식 엑스(X) 계정에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마약 밀매, 불법 거주 혐의로 체포된 여성의 모습을 재현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를 올려 논란이 됐습니다.

 

이스라엘은 자국 군을 홍보하는 이미지를 지브리 스타일로 만들어 올렸는데 이는 전쟁에 반대해온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념과 정면 충돌합니다.

이스라엘 군 소셜미디어 계정 갈무리. (출처 :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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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https://www.khan.co.kr/article/202503281428011

화제의 챗GPT-4o ‘지브리풍 그림’ 생성 기능, 지브리 저작권 침해 논란

https://www.yna.co.kr/view/AKR20250328029451091

오픈AI 이미지 생성 모델, 스튜디오 지브리 저작권 침해 논란(종합) | 연합뉴스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41087

'지브리 프사'로 본 AI 이미지 도용 논란 - 주간조선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5360

챗GPT 지브리 이미지가 장악한 인터넷, 문제 없을까?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