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 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
지은이 : 플로리안 아이그너
옮긴이 : 유영미
출판사 : 갈매나무
목차 : 추천의 말 / 프롤로그 / 제1장 과학을 믿을까, 직감을 믿을까? / 제2장 1 더하기 1은 2 / 제3장 이 문장은 거짓이다 / 제4장 더러운 유리컵과 순수한 진실 / 제5장 모든 까마귀는 검다 / 제6장 맞지 않는다고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다 / 제7장 혁명 만세! / 제8장 가능하면 단순하게 / 제9장 진실을 도구로 거짓말을 하는 법 / 제10장 우리를 지탱하는 세심히 연결된 망 / 제11장 거인의 어깨 위에서 / 제12장 똑똑한 사람도 헛소리를 한다 / 제13장 감으로 하는 과학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 참고문헌
책소개
서울대 분자생리학자 전주홍 교수, 유튜브 ‘안될과학’ 크리에이터 궤도 추천!
“이 책을 통해 과학 문해력을 갖춘 교양인의 반열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과학만큼이나 이 책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판친다
오늘날 우리는 고도로 발전한 과학과 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비과학적인 것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리고 있다. 왜 사람들은 미신과 음모론처럼 과학을 부정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그리도 쉽게 경도되는 걸까? 여기에 이성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포퓰리즘까지 가세해, 편가르기와 사회갈등 그리고 소수자/약자를 향한 혐오를 부추긴다. 단절과 의심, 불안을 증폭시킨 코로나19 사태는 이러한 흐름에 불씨를 더했다.
불신과 혐오에 휘둘리지 않고 세상을 정확하게 사랑하기 위하여
오스트리아의 유명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물리학자 플로리안 아이그너가 쓴 《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는 이처럼 거짓과 미신이 힘을 얻는 탈진실과 비이성의 시대에 더욱 귀하고 절실해진 ‘과학’의 중요성을 말하는 책이다. 나아가 ‘과학적 사고’야말로 허위와 위선에 맞서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가짜 뉴스, 유사 과학, 음모론 등 의심이 갈등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오늘날, 협동과 공유를 바탕으로 진리의 망을 세심히 연결해 온 과학의 역사와 과학자들 면면을 살펴보면서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과학적 태도의 힘’을 되짚어 보자는 것이다.
책은 유클리드부터 아인슈타인까지 고대와 현대를 아울러 과학자들의 빛나는 발견과 황당한 오류를 교차하며 펼쳐 보이고, 이와 더불어 포퍼와 쿤과 비트겐슈타인 등 과학철학의 굵직한 주제들을 소개한다. 사실을 직시하고, 논리로 증명하고, 실험으로 검증하고, 반증을 검토하고, 확신을 흔들어 온 과정에서 과학자들이 보여 준 용기에 어느새 가슴이 웅장해진다.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과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를 제공해 온 과학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그 지적 즐거움을 누리는 여정에서, 삶을 바람직하게 이끌고 균형 잡힌 사회를 만들 자양분도 기대해 볼 법하다. 과학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유쾌한 유머를 곁들인 흥미진진한 지적 모험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출처; yes24)
프롤로그에서 읽은 부분이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매일같이 너무나 많은 정보가 우리를 두르고 있어서, 어떤 것이 팩트이고 어떤 것이 말도 안 되는 루머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략) 2020년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지구에 퍼지면서, 정말 많은 사람이 과학의 중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중략) 이런 시대에 과학의 위상이 높아지는 한편으로는, 불안하고 두렵고 의심스러운 마음을 틈타 미신과 사이비 과학, 혐오의 프로파간다도 평소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p. 15-16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할 것입니다. 팬데믹이라는 상황은 사람들이 과학 및 의학에 더없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들이 사람들을 속이는 사례도 증가했습니다.
가짜 뉴스는 과학이라는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부분에 걸쳐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피해를 입힙니다.
이 책은 정보의 홍수 속에 우리는 어떤 내용을 믿어야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합니다.
과학자로서 자신이 하는 연구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과학적 사고를 통해 어떻게 정보를 습득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이것이 바로 ‘더닝 크루거 효과’입니다. 자신이 뭔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제대로 평가하려면 그것을 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실력을 스스로 평가하려면 실제로 그 실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력을 높이지 못하면 실력 평가도 할 수 없지요. 그리하여 무능력하고 무지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조차 깨닫기 힘듭니다.
(중략) 최악의 경우 영원히 진실을 알지 못하고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단계에 머무르겠지요. 그러면 자신감은 충천할지 몰라도 과학적으로는 상당히 열악한 상태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며 비생산적인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p. 33-34
우리는 자신이 아직 모든 걸 다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고, 아직 배울 것이 많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과학은 우리가 공동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나가는 활동입니다. p. 36
이를 통해 과학자는 항상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불어 내 연구 결과에 대해 강한 확신보다는 의심하고 반박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하게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자신의 확신을 가능하면 강하게 흔들어야 합니다.
(중략) 우리는 자신의 원래 의견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만족할 때가 너무 많아요. 자신의 정치적 확신에 맞는 언론을 선택하고,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지요. 그리하여 매일매일 접하는 정보가 기존 의견을 더욱 굳건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 반대를 시험해 보는 것이 더 의미 있고 열린 행동이 됩니다. 한번 잠시 자기 의견의 정반대에서 출발해 봅시다. 자신의 생각을 반박해 봅시다. 반대 명제를 떠받치는 근거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p. 142-143
칼 포퍼, 러커토시 임레, 토머스 쿤 등 과학철학자들의 이론을 자세히 설명하며 과학적 방법론을 설명해 준 것이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
귀납법, 연역법, 귀추법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한계점을 제시했습니다. 과학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 하나씩 차분하게 설명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연 과학이 관찰에 근거하며 관찰은 결코 완벽할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관찰에서 이론으로 가는 길에 일련의 문제들이 있음을 인정해야 하지요. 우리의 감각은 착각을 일으킬 수 있고, 희망 때문에 있지도 않은 것들을 지각할 수도 있으며, 치우친 생각과 선입견이 새로운 결과를 제대로 분류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이 모든 ‘오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는 근사하고 명쾌한 인식에 다다릅니다. p. 112-113
하지만 과학 이론을 절대적으로 확신할 방법이 한 가지 있다고 칼 포퍼는 이야기합니다. 과학 이론은 확실하게 증명할 수는 없지만, 확실하게 반박할 수는 있다고 말입니다.
(중략) 옳다는 증명은 불가능하고 그르다는 증명은 단박에 가능하지요. 참으로 비대칭적입니다. 칼 포퍼의 과학 이론인 비판적 합리주의는 이런 비대칭성asymmetry에 근거합니다. 과학명제를 증명하려고 애써 노력을 기울이지 마세요. 어차피 증명할 수 없으니까요! 대신에 명제를 반박 가능하게 표현하는 데에 힘을 써야 합니다. 반증이 가능한 진술만이 학문적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그것은 관찰을 통해 거짓으로 드러날 수 있는 것이라야 하지요. p. 131-132
칼 포퍼는 개별적인 진술을 반증하는 일이 과학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보았으며, 러커토시 임레는 처음에 이론을 방어하다가 어느 순간 그것을 새로운 이론으로 대체하는 일에 대해 숙고했습니다. 토머스 쿤은 과학사를 과학적 세계상이 어느 순간 새로운 세계상으로 교대되는 혁명의 연속으로 보았지요. p. 178
과학 혁명에서 더 정확하거나 더 포괄적인 이론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옛 이론이 곧장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일은 없습니다. p. 180
그다음 인상 깊었던 부분은 상관성과 인과성을 혼동하는 오류에 대한 설명입니다. 특히 건강과 영양 분야에서는 굉장히 많은 연구 결과가 나오지만 이 분야에서 통계적 유의미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하며, 학술적으로 공표된 연구 결과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와인을 마시는 것과 기대 수명 간에 정말로 연관성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원인이 정말로 와인때문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의 평균 소득이나 건강관리 등 다양한 요인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상관성과 인과성을 혼동하는 오류는 놀랄만큼 자주 벌어집니다.
그리하여 위험한 선입견을 만들어 내고 극심한 인종 차별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p. 249
상관성과 인과성을 혼동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학을 통해 연관성을 설명하고 원인과 결과를 연결해야 하니다.
그러므로 과학은 단순히 연관을 감지하는 것이 아니라 연관을 설명하는 학문입니다. 우리는 그저 관찰로 만족해서는 안 되며 논리적 이음매를 찾아야 하지요. 원인과 결과를 서로 연결하는 이론을 개발해야 합니다. p. 250
관찰을 통한 오류에서도 한번 언급되었지만 과학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내는, 세심하게 연결된 진리의 망인 과학은 그 자제로 멋지고 고귀하며 영원히 진실하지요. 하지만 과학이 만들어지는 판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곳에서는 인간의 허영심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사회의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거짓과 속임수, 권력 투쟁이 난무합니다. p. 279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은 다음입니다. 글쓴이의 말처럼 거인의 어깨 비유는 과학의 발전 및 발견에서 자주 사용되는 문장이고, 지금까지 수긍해왔던 문장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앞선 과학자의 어깨 위에서 현재의 과학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난쟁이로 이루어진 거대한 피라미드일 수 있다는 글쓴이의 해석 또한 매우 공감이 가는 문장이었습니다.
우리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기에 그들보다 조금 더 멀리 볼 수 있습니다.
거인의 어깨 비유는 과학의 발전을 설명할 때 애용되는 비유이지요.
하지만 우리가 발을 디딘 거인이 그리도 커 보이는 것은 그들 역시 다른 사람들의 어깨 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실 거인은 없고, 서로 키가 다른 난쟁이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피라미드만 있을 뿐인지도 모릅니다.
p. 289-290
통계의 오류를 통해 학술적으로 공표된 연구 결과지만 이를 온전히 믿지 않고 인과성을 찾아야 한다는 맥락과 동일하게 전문가의 의견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의 의견이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했는지 검증해야 합니다.
전문가의 말을 거룩한 진리처럼 숭배해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정반대이지요. 전문가의 의견도 계속해서 캐묻고, 비판하고, 논박하는 것이 과학입니다. (중략) 전문가의 의견은 그가 더 훌륭하고 고귀하고 우월한 사람이기에 무게를 갖는 것이 아닙니다. 그가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것입니다. p. 298
과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글쓴이의 말에 공감할 것입니다.
성별 불문, 나이 불문. 연구자의 공통점은 자기가 하는 연구에 흥미를 느끼고 이를 발견해 가는 즐거움을 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자기가 아는 것이, 자신이 발견한 것이 과학적으로 옳은지에 대해서 항상 의심하고 반박 가능성을 생각해보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정말 다양한 사람이 과학을 합니다. 남녀 불문, 나이 불문. (중략) 모두의 공통점은 단 한 가지, 발견을 즐거워한다는 것입니다. (중략) 재미있어서, 알아 가는 기쁨이 좋아서, 깨닫는 것이 멋져서 과학에 빠져듭니다. 과학은 즐거워요. p. 324
과학의 가장 큰 유익은 지식 그 자체입니다. 아는 것이 언제나 모르는 것보다 낫습니다. 세계를 더 많이 이해할수록 더욱 영리한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그를 통해 비로소 진정 자유로운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바로 자유입니다. p. 327
과학 지식을 배우고 나면 모순된 감정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글쓴이의 말처럼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 강하게 느낄 때가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자연이 더욱 경이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연의 거대함이 압도될 때가 있습니다. 이 거대한 자연 앞에서 내가 하는 연구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자연을 더 잘 알면, 자연의 아름다움도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별이 빛나는 하늘을 올려다 보며 거대한 펄서와 블랙홀, 멀리 있을 외계 행성을 떠올리면, 별들을 그냥 단순한 빛의 점으로 올려다볼 때보다 훨씬 숭고한 기분이 들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집니다. p. 328
글쓴이는 인간이 과학을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고, 진화의 한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과학적 사고는 항상 우리와 함께 하고, 우리가 겪는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우리는 이시대를 살아가면서 과학적 사고를 통해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않고, 미신과 선동에 빠지지 않고, 가장 효율적인 선택을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인간이 과연 과학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물고기가 헤엄치는 게 과연 좋은 생각인지 왈가왈부하는 것과 같습니다. (중략) 진화는 인간에게 과학적 사고 능력을 주었고, 그로써 우리는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습니다. p. 328
저자의 서술이 무척이나 잘 이해되고 내용도 재미있었습니다.
초반에 수학적 사고 및 논리에 대한 내용이 가장 어려웠지만 그것마저도 매우 흥미 있고 재미있었습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4.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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