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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서리뷰

[도서리뷰] 우리는 매일 죽음을 입는다

by yeonnni 2024.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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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우리는 매일 죽음을 입는다

지은이 : 올든 위커

옮긴이 : 김은령

출판사 : 부키

목차 : 추천의 글 | 옮긴이의 글 | 작가의 말 | 프롤로그 | 1부 탄광 속의 카나리아 | 2부 패션의 유독한 역사 | 3부 우리 몸이 치르는 대가 | 4부 현장 검증 | 5부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 | 에필로그 | 감사의 말 | 감수자의 글 | 용어 설명 | 주

책표지 (출처; yes24)

 

책소개
“이 책은 옷장 속 ‘침묵의 봄’이다!”
24시간 우리 몸을 감싸는 옷에 감춰진 진실

먹고 바르는 것에 예민한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 늘고 있다. 유기농 밀가루로 만든 빵을 먹고, 천연 화장품과 세제를 쓰고, 각종 생활용품의 원산지와 성분을 꼼꼼하게 따진다.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가습기 살균제나 라돈 침대 같은 뉴스를 접할 때면 한층 까다로운 눈길로 장바구니를 점검한다. 그런데 이런 우리의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는 품목이 있다. 바로 옷이다. 깨어 있을 때나 잠잘 때나 24시간 몸을 감싸는 옷의 성분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옷은 과연 안전한가.

옷의 라벨을 확인했다고? 중국산에 면 50퍼센트, 폴리에스테르 30퍼센트, 나일론 20퍼센트라고? 안타깝게도 그 라벨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패션 제품은 우리가 취급 허가증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소비재 중 가장 복잡하고 다층적인 화학적 프로필을 지닌다. 옷 한 벌에 때로는 50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이 사용되며, 이것들이 우리 몸속에 들어와 내분비 교란, 통증, 알레르기, 불임, 심지어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미세 플라스틱이 풀풀 날리는 바지, 중금속을 함유한 아기 신발, 발암성 아조염료가 든 포근한 스웨터, 프탈레이트로 범벅이 된 화려한 슬리퍼… 새 옷을 입고 나서 어딘가 가렵거나 피로한 느낌이 든 적 있다면, 당신이 너무 민감해서가 아니라 옷이 문제일지 모른다.

이 책은 우리가 매일 입는 옷에 숨겨진 이러한 끔찍한 진실을 밝히고,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안한다.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지 말아야 할지, 그리고 이 유독한 시스템을 어떻게 함께 바꿔 나가야 할지를.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5014232>

 

 

 

오랜만에 중고서점에 책을 사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의식주' 중의 하나인 옷이, 우리를 병들게 한다는 내용에 끌려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책의 초반에 인상깊은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책을 전부 읽고 난 다음에 다시 읽으면 초반에 많은 내용들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옮긴이의 글 첫 문장은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입니다.

 

"옷장 속 '침묵의 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해요"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것은 편집자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p.9

 

 

이 책을 읽으면서 항공사 유니폼 소송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했던 부분과 동일한 부분을 저자도 생각했습니다.

 

2019년, 항공사 승무원들에게 건강 문제를 일으킨 유니폼에 대한 이메일을 받았을 때 적잖이 당황했다. 화학물질과 관련한 일반적 이해에 따르자면, 문제를 겪는 사람은 최종 사용자가 아니라 목화를 재배하는 농부와 의류 공장 노동자여야 했다. 바로 거기에 문제가 있었다. 그 옷을 입는, 상대적으로 특권층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 p. 25-26

 

 

옷을 만드는데 화학물질이 들어간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옷을 제작하는 공장의 노동자들이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질병에 시달리는 것은 예측 가능합니다.

 

하지만 옷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화학물질 노출로 인해 고통을 받을 수 있다는 부분은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들은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을지 모릅니다.

 

간편하게 온라인 쇼핑을 통해 옷을 사고, 그 옷이 배송되어 왔을 때, 비닐포장을 열었을 때 우리는 불쾌한 냄새를 맡고, 먼지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바깥에 옷을 걸어 냄새를 빼거나 옷을 입기 전에 먼저 세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물질들이 우리의 건강을 해칠 거라고 심각하게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독성 패션 제품을 한두 개정도 구매하면서, 예를 들어 예쁜 새 여름 드레스나 운동용 레깅스를 사면서 이를 두통이나 피로와 연관 지어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스웨터 하나를 갑상선 질환이나 암 같은 만성질환과 연결시킨다고? 불가능한 일이다.
“아주 심각한 증상이 있지 않으면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어요." p. 28

 

 

최근에는 링클프리(구김방지처리가 된) 셔츠나 기능성 의류들이 많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세탁 후 다림질 하지 않아도 되는 링클프리 셔츠는 사람들에 편리함을 주고, 통풍이 잘 되고 땀 흡수가 되지 않는 신소재를 활용한 기능성 옷은 여름에 많은 사람들에게 쾌적함을 줍니다.

 

저는 이러한 신소재 및 기능성 의류들은 당연히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지 않고 안정성을 갖춘 제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밀접하게 사용하는 소비재의 성분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무지할 수 있을까? 몸이라는 가장 개인적인 영역을 감싸는 각종 섬유와 소재는 극도로 이중적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답고 매혹적인 동시에 위험하다.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지독한 냄새, 당황스러울 정도로 밝은 색상, 매끈한 촉감 같은 아주 희미한 단서만이 그들의 진정한 본질을 암시해 준다. p. 31

 

 

섬유업계는 이러한 화학물질들에 대한 기준을 교묘하게 피해갔습니다.

 

그러나 섬유업계에서는 각각의 화학물질 단독으로 사용 한도를 정해 놓았다. 개별 물질이 권장 한도 미만으로 들어 있다면, 여러 물질을 혼합한 결과 유해성이 해당 한도를 초과하더라도 그들 기준으로는 문제 될 것이 없다. p. 50

 

 

또한 항공사 역시 승무원들이 겪는 정신적 신체적 문제를 개인의 민감성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유니폼 때문에 겪는 문제를 ‘개인의 민감성’이라고 표현한 이메일 답장을 받았습니다. 그 말이 새로운 캐치프레이즈였어요. 그 이후에 감독관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그들은 이렇게 말하곤 했죠. ‘아, 개인적 민감성 문제라니 유감이야.’ 아니요, 이건 개인의 민감성 문제가 아닙니다. 나는 유독 물질에 중독된 것이었으니까요.” p. 47

 

 

현재 옷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힘든 점은 한벌의 옷을 만드는데 너무나 많은 종류의 화학물질이 사용된다는 점입니다.

 

“안전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안전하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중략) 개별 화학물이 안전하다고 해서 이런 화학물들의 혼합체도 안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한 번에 여러 화학물질의 효과를 연구하기는 매우 어렵지요. 면역력 저하를 직접 경험하며 문제를 탐구한 사람으로서, 문제의 원인이 단 한가지만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p. 86

 

 

섬유업계가 문제가 될만한 점들을 피해 간 것처럼 화학물질 각각의 유해성hazard과 위험성risk에 대해서도 모르지만 그들의 혼합체에 대한 연구는 더더욱 진행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베네리토가 고안한 방법을 참고해 섬유업계는 면직물에 온갖 종류의 기능성 화학제품을 신나게 첨가했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난연제와 오염 방지제였고, 항균제, 냄새 방지와 수축 방지 마감재도 도입했다.
(중략) 폴리에스테르는 결국 섬유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여, 오늘날 패션 섬유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게 되었다. p. 123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화학은 그저 패션에 사용된 것이 아니라, 앞서 살펴본 것처럼 패션 덕분에 존재하게 되었다. 화학이 곧 패션이고, 패션이 곧 화학이다. 그런데 이런 공통된 유산이 부끄러운 가족사의 비밀처럼 숨겨져 왔다.
그러니 잠가 놓은 옷장 안에 해골이 들어 있는 것도 놀랍지 않다. p. 168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은 최대 12시간 동안 외부 요소가 거의 없는 좁은 공간에서 일을 합니다. 같은 장소, 같은 시간, 같은 옷을 입은 동료들과 함께 근무하기 때문에 노출되는 수준이 높아 옷의 화학물질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였을 수 있습니다.

 

불길로부터 인체를 보호해야 하는 소방관의 유니폼은 고열에 의해 유독 물질을 분비하고 이는 소방관들의 발암률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우리는 옷으로부터 화학물질을 전달받습니다.

 

섬유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그 자체로 위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독성 성분을 방출할 수 있다. (중략) 무해한 기능성 물질로 우리 옷에 잠시 머물렀다가, 매일매일 호흡기와 피부를 통해 조금씩 인체에 흡수되어 본 모습을 드러낸다. p. 124

 

“시간이 지나면서 각종 소재로부터 화학물질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나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중략) 땀이 나든 나지 않든 화학물질이 옷에서 피부로 이동하는 것은 물리적 현실입니다. 옷이 몸에 꼭 맞을 때나, 공기 장벽이 없을 때에는 가속화됩니다. 앉아 있을 때는 더욱 그렇지요. 천을 바로 피부에 대고 누구는 것이니까요.” p. 271

 

 

우리는 우리가 입고 있는 옷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입으로 먹는 음식과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에 관심을 가지는 만큼 우리가 입는 옷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다면 우리는 좀 더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산업혁명이 만들어 낸 가장 유독한 산물은 사실 줄곧 우리 눈앞에 존재해 왔다. 현대인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발암 물질로부터 탄생한 화려한 색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형형색색으로 물들인 옷감이 우리 눈을 가려 온 탓에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다. p.143

 

 

지금까지 이 나라는 화학물질에 대해 누군가 죽지 않을 정도라면 괜찮아하는 식의 태도를 취해왔다. 암이나 죽음에 명확하게 연관되지 않는 한, 유독 물질 문제는 별 관심을 끌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된다.
여러분은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단지 간신히 살아남은 정도로 살고 싶지는 않다. 나는 잘 살고 싶다. 알 수 없는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게 오래 살고 싶다. 가렵지 않고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고, 실외에서나 실내에서나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소화 기관이 제대로 작동하고, 심각한 체중 변동이 없는 상태로 살고 싶다. 활력 넘치게 살고 싶다. 아기를 갖기로 결정한다면 고통스럽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의료적 개입이 없이 임신하고 싶다. 아기도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키우고 싶다. p. 224



 

제 개인적인 평점은 4점입니다.

 

주제도, 설명도 무척이나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책에 대한 영상인데 같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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