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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서리뷰

[도서리뷰] 과학하는 여자들

by wonnni 2020.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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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는 여자들>

 


책 제목 - 과학하는 여자들

지은이 - 김빛내리, 박문정, 이홍금, 정희선, 최영주 / 김아리 정리

출판사 - 메디치

목차 - 추천사 / 서문 / 생명의 신비를 조절하는 miRNA에 매혹되다(김빛내리) / 세상에서 변치 않는 것을 찾아서 (최영주) / 과학의 힘으로 범인을 찾아라 (정희선) / 남북극을 내 손안에 (이홍금) / 누군가의 손과 발이 되어 줄 인공 근육을 연구하기까지 (박문정) / 작가 후기


 

 

이 책의 저자들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시상하는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수상자들로 그 해의 가장 뛰어난 여성 과학자로 선정된 사람들입니다. 책을 통해 생명과학, 수학, 극지 연구, 과학 수사, 화학 공학 분야의 5명의 전문가들의 어린 시절, 학창 시절의 공부 해온 과정, 개인적인 고난, 과학을 향한 사랑과 도전, 실험의 실패와 성공, 그리고 여성 과학자로서의 일과 삶과 육아 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각 장의 뒷면에는 저자들의 연구 주제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생명과학자, 수학자, 화학 공학자가 되려면 어떠한 과정을 밟아야 하는지, 극지 연구소 및 국과수에서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섯 저자들의 공통점, 독서 (출처-google image)

 

 

다섯 명의 저자들의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독후감을 써보려고 합니다.

 

우선 다들 독서를 좋아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물질에서 생명으로> 독후감에서 언급한 적 있는 김빛내리 교수님의 경우에는 어린 시절에 세상을 빛낼 큰 야망을 품고 있기 보다는 얌전한 성격에 책 읽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조용한 학생이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초대 원장을 역임한 정희선 원장님 역시 추리 소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다고 합니다. 극지연구소장을 거친 뒤 현재 시니어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이홍금 책임연구원님은 어렸을 때 무척 내성적인 데다 말과 행동이 너무 느려 '특 완행'이라는 별명까지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초등학교 때는 집에 있는 백과사전을, 중학교 때는 셰익스피어 희곡 전집에 빠져 지냈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를 좋아했다는 공통점을 보니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스럽게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독서와 함께 저자들의 부모님들은 자식에게 공부를 억지로 강요하거나 무엇이 되라고 시키지 않고, 느리다고 닦달하거나 채근하지 않고 지켜봤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사색하고 고민하고 공상하면서 스스로 삶의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진게 아닐까요.

 

 


여성 과학자로서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는 것이란 (출처-google image)

 

 

여성 과학자로서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저자들 모두 '가정과 일을 양립할 수 있을 것인가?'는 고민을 열렬히 했거나, 현재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연구자로서 미래를 생각하는 여성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며, 3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고 젊은 여성 박사들이 그대로 하는 고민이죠.

'과연 결혼과 육아를 연구와 함께할 수 있을까? 결혼한다면 언제 아기를 가질 것인가? 아이를 낳는다면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김빛내리 교수님의 경우에는 출산을 하면서 1년 6개월간 전업주부로 생활했는데, 이 공백기에 연구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고 합니다. 당시 과학자로서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여성이 정규직을 얻기 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고 주변에 많은 여자 선배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이 때 김빛내리 교수님이 연구를 그만 뒀다면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사체 지도를 세계에서 처음 밝혀낸 업적은 아마 우리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가져갔을 것 같습니다. 수학자 최영주 교수님은 아이를 낳으면 연구에 막대한 지장을 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현실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시어머니, 어린이집, 도우미 아주머니의 손을 빌려 두 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가슴 철렁했던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아직까지도 얼마나 여성 과학자들에게 무거운 짐이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화학을 전공하는 박문정 교수님은 의지가 하늘을 찔러도 여성 과학자로서의 삶과 한 가정의 아내, 어머니로서 삶을 병행하기는 쉽지 않다고 고백합니다. 교수로 부임한 직후에는 연구실을 꾸리고 대학원생들을 가르치느라 정신없고, 그 후에는 부교수 승진을 위해 시간을 쏟아 붓느라 임신과 출산은 꿈도 꿀 수 없었다는 등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저자들도 가정생활과 일을 모두 완벽하게 하려는  '슈퍼우먼 콤플렉스'를 다들 가지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의 육아 정책이 많이 미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읽으며 여성 과학자로서 느끼는 가정과 일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과학자 (출처-google image)

 

 

박문정 교수님은 가정과 일 어느 것도 놓치지 않으려고 동분서주하는 삶을 살지만, 다시 태어나도 과학자로 살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다섯 저자들의 마지막 공통점은 바로 '과학자의 길을 걸어보라'고 자신있게 권한다는 것입니다. 

 

과학자는 정신적인 만족감이 매우 큰 직업이라고 합니다. 자연에 있는 비밀의 열쇠를 찾아내고 새로운 원리를 최초로 발견하는 것은 마치 탐험가가 미지의 길에 첫발을 내딛는 것처럼 기쁨을 주며, 막연한 생각이나 가설이 실험으로 정확하게 입증될 때 겪는 형언할 수 없는 희열은 과학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짜릿한 순간이라고 설명 합니다. 

 

 

최영주 교수님은 "수학도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과 재능은 무엇인가요?"라는 물음에, 내가 수학을 시작할 수 있었고 지금껏 수학에 빠져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이런 질문을 나 자신에게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고 대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고난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열정호기심 그리고 경이로움이라고 덧붙입니다. 이홍금 책임연구원님은 예순두 살의 나에게 정말 원하는 것을 하고 있는지 묻는다면 대답은 "그렇다"라고 말합니다. '아직도 심장이 뛰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자인 나는 정말로 운이 좋고 행복한 사람이다'고 말하는 저자들을 보며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저렇게 열정있고 행복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잊고 있었던 과학 그 자체로의 즐거움과 재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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