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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서리뷰

[도서리뷰] 과학과 종교는 적인가 동지인가

by yeonnni 2024.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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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과학과 종교는 적인가 동기인가

엮은이 : 로널드 L. 넘버스

옮긴이 : 김정은

출판사 : 뜨인돌

목차 : 서문 과학사에 잘못 채워진 25가지 통념(Myth)들에 관하여 / 후주 / 찾아보기

 

 

책소개 (출처; 알라딘)

하버드 대학 출판부가 당대의 석학들과 함께 야심 차게 내놓은 ‘과학 VS 종교’사에 관한 역작. 이 책은 중세로부터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교차된 진실을 찾아 파헤친 기록이다.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25명의 석학들이, 통념의 옷을 입고 어느새 ‘진실’이 되어버린 과학사의 이슈들을 끄집어내 치밀하게 논증한다.

종교가 중세의 세계관을 장악한 이래, 과학 발전의 역사는 종교적 세계관의 점진적인 이탈과 그 궤를 같이 해왔다. 천 년이 넘게 이어져온 둘 사이의 지난한 대립 속에서 ‘진리’는 ‘진실’의 문제이기보다는 ‘선택’의 문제에 가까웠다. 제로섬 게임 같은 과학과 종교의 다툼 속에서, 역사적 사실은 호도되고 은폐되기 일쑤였다.

이성과 신앙, 과학적 실재와 관념적 교리의 대립 속에서 집단의 목적에 의해 도외시되거나, 의도적으로 무시된 정보들을 복기하고 역사적 진실을 복원하는 게 바로 이 책의 목적이다. 과학과 종교. 인류 문명을 관통해 온 두 극점의 내밀한 관계사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세밀하게 짚어보고 있다.

 

 

 

과학과 종교가 양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오랜 시간 계속되어 왔습니다. 대중들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매우 다양한 의견이 존재해 왔습니다. 

 

과학과 종교가 서로를 경계하고 함께하지 못하는 학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많은 근거들 중 잘못된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25가지의 잘못된 통념(Myth)을 제시하고 이에 관한 과학적, 역사적 근거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통념에 대해 25명의 서로 다른 전문가가 설명한 것을 로널드 L. 넘버스가 엮어서 책으로 출판하였습니다.

 

과학사에 무지한 대중들까지 일반적으로 알고 있을 만한 통념에서부터 과학사를 연구하는 일부 전문가들이 주장하기도 하는 통념을 알려주고, 왜 이러한 잘못된 생각이 일어나게 되었는지 원인을 설명하고,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합니다.

 

오늘 리뷰에서는 25가지 통념 중에서 제가 흥미롭게 읽은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MYTH 02 중세 교회는 과학 발전의 걸림돌일 뿐이었다?

 

 

중세 교회가 과학과 대립했다는 통념은 일반적으로 너무나 널리 알려져 있는 통념이라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중세 시대를 보통 '암흑기' 또는 '암흑시대'라고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중세시대의 암흑기는 교회의 권위가 매우 강하여 종교에 치우진 경향 때문에 경제적, 지적, 문화적 쇠퇴가 일어났음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최근 중세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개념이 많이 사라져 가고 있지만, 대중적인 과학사 이야기 속에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중세 과학이 과학 발전의 걸림돌이었다는 통념은 매우 간단하게 깨우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중세는 대학이 탄생한 시기였고 대학은 교회의 활발한 지원으로 발전했다. (중략) 우리가 다루고 있는 통념에서 대학의 발달이 지니는 중요성은 무엇일까? 중세 대학의 교과목과 교재 가운데 약 30퍼센트가 자연 세계에 관한 것이었다. p. 40

 

 

중세 시대가 과학을 억압했다는 내용은 대학이 세워진 시기 등을 알 수 있는 여러 역사적인 자료를 통해 간단하게 반박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당시의 과학적인 업적을 살펴보았을 때에도 과학자들에게는 충분한 생각의 자유와 학술적인 토론이 허용되었다는 증거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 통념에 대한 마지막 문단이 매우 재치 있었습니다. 

 

만약 중세 교회가 자연 탐구를 억압하려고 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대단히 무능력했던 것이 분명하다. 그 목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p. 47

 

 

 

 

MYTH 06 코페르니쿠스적 세계관이 인간의 지위를 우주의 중심에서 내몰았다?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공전한다는 것(지동설)을 밝혀내어 교회와 기독교로부터 박해를 받아왔다고 알려진 코페르니쿠스에 대한 이야기는 과학과 종교의 갈등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입니다.

 

이미 100년도 훨씬 전부터 코페르니쿠스는 인류, 그리고 인류의 우주적 가치와 연관된 즐거움에 재를 뿌린 사람으로 묘사되어 왔었다. 대중적인 과학 저술가이든 진지한 과학자든 코페르니쿠스 이야기를 할 때는, 그가 태양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게 아니라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는 사실을 밝혀내어 지구나 우리 인간을 우주의 중심에서 내몰았다는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p. 83

 

 

코페르니쿠스의 이야기에서 '지구중심설은 곧 인간중심설'이라는 가정이 덧붙여진 이야기로 변화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코페르니쿠스 체계에 대한 판에 박힌 이야기는 코페르니쿠스가 죽은 지 1세기가 지난 뒤 프랑스를 주축으로 한 인간중심주의 평론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추측된다. p. 91

 

 

과학자가 하지 않은 이야기가 후대에 와전되어 전해지는 일들은 종종 있는 일입니다.

 

코페르니쿠스의 혁명 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와전되어 왔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널리 받아들여지고, 오래 지속되어 온 통념은 바로잡기 기 쉽지 않습니다. 

 

 

 

MYTH 10 과학 혁명이 과학을 종교에서 해방시켰다?

 

'과학 혁명이 과학을 종교에서 해방시켰다. 과학 혁명 이후, 신은 결국 자연에서 완전히 밀려날 수밖에 없었고 과학은 신의 존재를 거부하게 되었다.'는 주장이 대중 과학사에서 계속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과학사의 관점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당시 과학과 종교의 의미는 오늘날과는 조금 다르다. 그 차이는 과학에서 명백하게 드러난다. 당시에는 과학자라는 개념이 없었고, 과학자라는 단어는 19세기가 될 때까지 존재하지도 않았다. 대신 세상에 관한 지식을 추구하는 학문을 '자연철학'이라고 불렀다. p. 143

 

 

17세기 자연철학자들은 근대과학자가 아니었다. 이들의 자연 세계 탐구에서는 종교적 관점과 신학적 추정이 분리될 수 없다. 그런 분리는 훨씬 후대에 와서야 가능했다. 발전을 이룬 위치에서 과거를 추정하다 보니 과학 혁명에 대한 심각한 몰이해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17세기 자연철학자 대다수에게 과학과 종교,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연철학과 신학은 분리될 수 없었으며,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이자 전체였다. p. 152

 

 

 

 

 

MYTH 18 다윈의 진화론이 자연신학을 파괴했다?

 

자연신학이라는 개념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신학이란 대체로 신의 존재와 특성을 논리적으로 입증하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중략) 역사적으로 자연신학은 광범위하고 다양한 주장에 포괄적으로 쓰이는 말이다. 자연신학의 범위는 대단히 합리적인 '존재론적' 증명에서 '우주론적' 증명에 이른다. 존재론적 증명은 완벽한 존재로서의 신이 존재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신의 존재가 완벽한 근본 요소라는 것이다. 우주론적 증명은 '필연적인 존재'인 신이 있기 때문에 우주가 부수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p. 249

 

 

자연신학에 대한 개념을 읽고 나니 다윈의 진화론이 당연히 자연신학을 반박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이러한 생각이 통념이라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다윈의 진화론이 받아들여지고 나서 자연신학은 단번에 폐기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비단 자연신학에만 해당되는 점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가장 옳다고 여겨지던 이론이 하나의 반박을 만났을 때 단번에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반박에 대항하는 새로운 증거 또는 이론을 제시하며 살아남습니다.

 

 

19세기말에는 유기적 진화 이론(당시 대부분의 과학자와 신학자들 사이에서 이 이론은 모두 '다윈주의'의 하나로 치부되었다)을 주창한 수많은 사람들은 분명히 자연신학의 범주에 속하는 다양한 주장을 내놓았다. p. 251

 

 

다윈주의를 주장하는 수많은 과학자들 역시 당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자연신학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유기적 진화이론을 주장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5가지에 대한 통념과 그에 관한 반박을 알아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하나의 통념에 대해 당시 시대상을 감안하여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통념을 반박할 수 있는 다양한 근거들을 제시하였습니다. 마무리에서는 간략하게 정리를 해주어 이해를 돕기도 했습니다.

 

서술 및 결론 도출이 잘되어 있지만 중간중간 철학 또는 과학사에 대한 내용들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4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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