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더 위험한 과학책
지은이- 랜들 먼로
출판사- 시공사
목차- part1.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과학 하기 / part2. 말도 안 되게 과학적으로 문제 해결하기 / part3. 일상 속 엉뚱한 과학적 궁금증들
한때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로봇공학자로 일한 적이 있는 이 책의 저자 '랜들 먼로'는 현재 미국 사이언스 웹툰 ‘xkcd’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꾸준히 과학 덕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기로 인해 최근 국제천문연맹IAU은 한 소행성에 먼로의 이름을 따서 '4942 먼로’라 이름 붙여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위험한 과학책』 출간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고, 『랜들 먼로의 친절한 과학그림책』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미국 최고의 사이언스 웹툰 'xkcd'의 작가
아마존, 뉴욕타임스 30주 연속 베스트셀러 <위험한 과학책>의 후속작
빌게이츠가 휴가 때 들고가 읽고 "Brilliant"라고 찬사를 남긴 책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사랑하는 책
위 문구는 제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접한 책에 대한 여러 소개 글 입니다. 전작인 <위험한 과학책>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30주 연속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이 판매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유명한 책이라고 합니다. ‘아마존이 선정한 올해의 과학책’, ‘타임지가 선정한 최고의 논픽션’,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최고의 책’, ‘슬레이트가 선정한 최고의 책’ 등에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더 위험한 과학책>은 엉뚱한 질문들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유머러스하게 답변해주고 있습니다. 강을 건너기 위해 강을 통째로 얼려버리거나 강물을 전부 증발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비행기가 농장이나 기차 등에 비상착륙하는 방법을 실제 조종사이자 우주비행사와 논의합니다. 이삿짐을 옮기는 것이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집을 통째로 날려 보내 이사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우사인 볼트와 술래잡기를 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는 유머와 즐거운 미친 짓이 가득하다고 말을 하고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제시하는 흥미로운 질문들과 그에 대한 과학적인 답변들을 재미있게 읽지 못했습니다. '왜 이런 쓸데없는 질문들에 대해 이렇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지?', '질문이 가벼우면 답변도 가벼우면 좋겠는데 무슨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수식이 가득하지?', '내가 물리학적 기초가 부족해서 이 답변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등의 생각들이 책을 읽는 내내 저를 괴롭혔습니다. 블로그를 찾아보니 과학 도서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초등학교 고학년도 읽을 만한 도서라고 하며 초등학생이 쓴 독후감도 있고, 심지어 책이 너무 재밌어서 여러 번 읽은 학생들의 후기도 있어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과학적 설명 부분들을 최대한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해서 저에겐 잘 읽히지 않은 책이었던 걸까요? 기회가 되면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엉뚱한 대답을 어떻게 과학적으로 풀어나가는지 이해를 돕기 위해, 책의 일부분인 <강물을 끓여서 건너는 방법>과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집에 전력을 공급하는 법>을 아래에 소개해 보았습니다.
'캔자스강의 물을 평범한 주전자로 끓이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하면 됩니다. 보통의 주전자에는 1.2리터의 물이 들어갑니다. 물은 열용량이 크기 때문에 온도를 높이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요. 그리고 뜨거운 물을 증기로 만들 때도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죠. 상온에서 1리터의 물을 섭씨 100도로 만드는 데는 약 335킬로줄이 필요해요. 섭씨 100도의 액체를 섭씨 100도의 수증기로 만드는 데는 훨씬 더 많은 2,264킬로줄이 필요합니다. (...) 캔자스강의 강물 속도는 초속7,000세제곱피트입니다. 1분당 약 1,000만 개의 주전자에 해당하는 양이 흐르는 겁니다. 주전자 하나마다 30분 걸려서 1.2리터의 물을 끓일 수 있으므로 총 3억 개의 주전자를 같이 끓여야 한다는 말이에요. 전기 주전자의 둘레가 7인치라면 1제곱피트에 3개의 밀도로 묶을 수 있어요. 3억 개의 주전자는 지름 2마일의 원을 차지할 것입니다. (...) 당신이 불과 열에 잘 견디는 주전자와 전선을 어떻게 구했다고 칩시다. 그러면 주전자들은 수증기의 아래쪽을 너무 빠르게 가열할 것입니다. 대류가 방출하는 것보다 열이 더 빠르게 흐르면 수증기의 온도가 올라갈 거고요. 결과적으로 주전자 들판이 오래 가동되면 수증기는 기체에서 플라스마로 바뀌기 시작할 거예요. 당신이 강을 건너려고 할 때 목격할 현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강바닥을 걸으면 왼쪽으로 강한 열을 방출하는 거대한 수증기 기둥이 보이고, 기둥의 바닥에는 빛나는 용암 호수가 있습니다. 오른쪽으로는 강한 바람이 강바닥을 따라 불어옵니다.' -101p
'당신의 집에는 전기가 필요한 물건들이 잔뜩 있습니다. 집에 어떻게 전력을 공급할까요? (...) 우주에 대한 어떤 이론 모형은 우주 공간을 구성하는 양자장이 '가짜 진공'에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빅뱅 이후 우주의 구조는 고에너지의 혼돈 양자 거품에서 현재 형태로 안정되었습니다. 이 모형에서는 안정이 진정한 안정이 아니라 시공간 자체가 특정한 양의 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섭동을 받으면 이 장력이 방출되고 공간이 완전히 이완된 상태로 떨어져 안정된 상태가 됩니다. 이런 모형에서 가짜 진공은 공간의 1세제곱미터마다 가지고 있는 엄청난 양의 위치에너지를 표현합니다. 당신의 마당에는 쉽게 닿을 수 있는 공간이 있죠. 당신은 진공 붕괴를 일으켜 문제를 영원히 해결할 수 없을까요?' -241p
책은 마지막까지 <이 책을 처리하는 방법>이라는 엉뚱한 질문에 '태양으로 쏘아보내거나 영구 지하 폐기물 처리장인 소금 터널에 보관한다' 등의 특이한 대답을 하며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책의 매력을 잘 느끼지 못했는데 책의 마지막 장에 나오는 옮긴이 이강환님의 '옮긴이의 말'을 읽으면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이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질문에 황당한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같이 상상하면서 상상 그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고 즐기는 것이 아닐까요? 이미 정답이 나와있는 것처럼 보이는 일에도 질문을 멈추지 않는게 과학이고 그것 자체가 즐거움이기 때문입니다.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이미 정답이 나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일에도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게 과학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정답으로 알고 있는 것이 폐기되기도 하고 수정되기도 하고 더 강화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과학은 발전합니다. 결국 과학을 가장 잘 하는 방법은 질문을 잘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을 잘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온갖 황당한 상황을 상상해서 질문을 하고 답을 찾아보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볼 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에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던진 뒤 황당한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책은 최고의 과학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408p
개인적인 책 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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