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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과학이야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by minnni 202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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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제 1 원자력 발전소 및 주변 오염수 저장탱크 전경, 출처 - 교도연합뉴스

 

 

 

지난 2011, 지진과 해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이후, 후쿠시마에서는 원전 오염수가 계속 쌓여가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을 관리하는 동경전력(東京電力) 2013년부터 다핵종제거시설(ALPS)을 설치하여 원전 오염수를 처리하고, 이를 탱크에 저장하고 있습니다. 동경전력에 따르면 2021 3 18일 기준으로 1,250,844㎥의 처리수가 보관 중이라고 합니다.

 

 

 

오염수 처리 방안 결정 절차, 출처 -TEPCO,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0/08/808261/

 

 

 

동경전력에서는 계속되는 오염수의 발생으로 저장탱크가 포화할 것으로 예상하였고, 이에 일본 정부는 약 2년의 준비 기간 후 10~30년에 걸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였습니다. 일본 정부에서는 국제 규제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원전 오염수를 정화하여 방사성 물질을 최대한 제거하고, 다핵종제거시설로 제거되지 않는 삼중수소(3H)는 기준치의 1/40 농도로 희석하여 방출한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해양환경 영향에 대해 정기적으로 평가하여 그 결과를 공표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모니터링을 지속한다는 등의 내용이 기본 방침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주변 및 전 지구 규모 해류도, 출처 -<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영향 및 대응 방안 >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출하게 되면 북태평양 해류 순환에 따라 오염수가 이동하고 확산됩니다. 후쿠시마 주변에서는 동중국해에서 북상하는 ‘쿠로시오 난류가 캄차카 반도에서 남하하는오야시오 한류와 만나 북태평양으로 이동합니다. 이후 북태평양 해류 순환에 따라 일본 동쪽 해상-미국 알라스카·캘리포니아·하와이-적도-필리핀을 지난 후 다시 우리나라 주변 해역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출처-한국해양과학기술원,한국원자력연구원 공동 연구팀 후쿠시마 오염수 속 삼중수소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제주에서 열린 지난 한국방재학회 학술발표대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속 삼중수소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원전 오염수가 바다로 방류되면 오염수에 함유된 삼중수소가 4-5년 뒤 제주해역에 유입되기 시작한다는 내용입니다. 삼중수소는 정화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이용해도 제거되지 않으며, 인체의 DNA에 영향을 미쳐 세포 사멸, 생식기능 저하 등의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해당 시뮬레이션은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약 1 ㎞ 앞바다에 삼중수소를 10년 간 매년 일본이 계획한 연간 최대 방출량인 22Bq씩 방류하는 것을 가정해 이루어졌습니다.

 

 

 

출처-한국해양과학기술원,한국원자력연구원 공동 연구팀 후쿠시마 오염수 속 삼중수소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

 

 

 

다수의 전문가들은 후쿠시마에서 방출한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이동하다 반감기(半減期)가 짧은 방사성 물질은 빠르게 소멸하고, 반감기가 긴 물질은 1년 이상 바닷물에 희석되면서 해류가 우리나라에 도착할 즘에는 유해성이 낮은 상태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시뮬레이션은 삼중수소의 확산만을 대상으로 하여 함께 방류되는 다양한 방사성 물질들이 생물체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되며 이동하는 과정은 고려되지 않았고, 분석 모델에 입력된 일본 쪽 자료에서 방사성 핵종 함량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등 신뢰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염수 측정 확인용 설비, 출처 -http://www.hdh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338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은 피지, 투발루, 통가, 파푸아뉴기니, 마셜 제도, 호주, 뉴질랜드 등 총 18개 국가들로 구성된 태평양 도서국의 정치 및 지역 연대체입니다. PIF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안전할 거라는 도쿄전력의 주장과 자료들을 확인하기 위하여 2022 3, 핵물리학, 해양과학, 생물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과학자 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이들은 오염수에 무엇이 들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도쿄전력과 3차례 미팅을 진행하였으나 미팅에서 도쿄전력이 제공한 오염수 정보와 관련 지식이 매우 허술하고 부족했기 때문에 2022 8,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데이터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외부에 공개하고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외부 활동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PIF 과학자 위원회는 도쿄전력으로부터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 저장된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처리한 오염수를 4 3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 데이터를 받았으나, 이를 바탕으로 오염수 안전성을 판단하기에는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오염수에는 64개의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지만 도쿄전력은 그중 7개 방사성 핵종에만 집중했고, ALPS 처리 후 오염수가 탱크를 모두 채우기 전 약 30리터만 채취하여 검사한 표본이 전체를 제대로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화학적, 물리적 법칙을 거스르는 결과도 많았습니다. 방사능이 줄어드는 반감기에 따라 농도 비율이 서서히 감소되어야 하는 세슘-134와 세슘-137에서 갑자기 비율 증가가 관찰되었고, 반감기가 동일한 세슘-137과 스트론튬-90의 비율이 큰 차이를 나타내어 일반적이지 않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도쿄전력에서는 이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패널토론 전경, 출처 - 일렉트릭 파워

 

 

 

올해 1월, 국회에서는 PIF 과학자들을 초대하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분석 결과를 듣는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여기서 아르준 마키자니 박사는 도쿄전력이 고려하는 방식이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잠재적인 문제들을 다루기엔 너무 늦을 것이라고 하며, ①지진 위험 요소를 철저히 제거할 수 있는 안전한 오염수 저장탱크를 확보하고 삼중수소가 충분히 반감기를 거칠 때까지 저장할 것, 62개 방사성 핵종에 대한 철저한 ALPS 제염 처리 후 삼중수소와 탄소-14가 잔류된 오염수는 인간이나 환경과의 접촉을 최소화한 장소에 사용될 콘크리트 구조물로 건설에 활용할 것, ③생물학적 정화방법을 고려할 것과 같은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선례가 없고 아직 정확한 정체를 밝혀내지 못한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는 것은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원전 오염수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한 과학적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참고자료

 

국회입법조사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영향 및 대응 방안>, http://drm.nars.go.kr:7003/sd/imageviewer?doc_id=1NakNyoR56U&DocId=1NakNyoR56U&documentId=&DOCUMENTID=&DOCUMENTID=&EdmUserId=datauser&ViewerYn=Y&type=S&fileName=KOydtOyKiOyZgOuFvOygkCAxODI37Zi4LTIwMjEwNTAzKe2bhOy%2FoOyLnOuniCDsm5DsoIQg7Jik7Je87IiYIO2VtOyWkSDrsKnstpwg7JiB7ZalIOuwjyDrjIDsnZEg67Cp7JWILnBkZg%3D%3D

김정수 기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시 4~5년 뒤 제주해역 도달”>,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79954.html#cb

문예빈 기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6개월 앞…정부 대응 "미흡">,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2704

박지영 연구위원, 임정희 연구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과 대응>, https://www.asaninst.org/contents/%ED%9B%84%EC%BF%A0%EC%8B%9C%EB%A7%88-%EC%9B%90%EC%A0%84-%EC%98%A4%EC%97%BC%EC%88%98-%EB%B0%A9%EC%B6%9C%EA%B3%BC-%EB%8C%80%EC%9D%91/

송진식 기자, <결국 방류되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정부, 사후 대책이라도 있나”>, https://m.khan.co.kr/world/japan/article/202302060830001#c2b

이재성·박경록,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 계획 저지를 위한 한국의 대응 전략:방사성물질로부터 영해 수호를 위한 정책적 제언 -이재성·박경록->, https://kims.or.kr/maritimesecurity/2-4/

이재용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데이타 부정확·부적절·일관성 없다”>, http://www.epj.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909

장마리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미국의 핵물리학자가 후쿠시마 오염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https://www.greenpeace.org/korea/report/25224/blog-ce-fukushima-water-pif-scient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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