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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과학이야기

백두산은 정말 폭발할까?

by yeonnni 2023.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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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1일 방송된 JTBC '세계 다크투어'에 강연자로 출현한 '이독실' 과학 커뮤케이터는 각국의 화산폭발 역사를 통해 최근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는 백두산 분화 가능성을 전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당시 강연자는 백두산이 폭발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소개하며 과학자들이 백두산 폭발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다고 전했고, 화산 폭발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방송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를 해당 내용을 짜집기한 글이 재생산되며 백두산 분화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저 역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백두산 폭발에 대한 내용을 접하게 되었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JTBC '세계 다크투어' 백두산편 해당 장면 (출처; 구글 이미지)

 

 

백두산 폭발 가능성이 화제가 되었던 적은 과거에도 있습니다. 바로 백두산 화산 폭발이라는 엄청난 재앙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재난 영화 '백두산'이 개봉했을 당시입니다. 2019년 12월 19일 '백두산'이 개봉했을 당시 저도 백두산 폭발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끌려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가 개봉했던 해인 2019년 4월 15일에는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국회토론회가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예능프로그램에서 언급했던바와 같이 화산 전문가들은 백두산 분화 징후를 증거로 향후 폭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영화 백두산 포스터 (출처; 다음영화)

 

그렇다면 정말 실제로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얼마나 큰 재난이 닥치게 될지는 과거 백두산의 분화 사례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백두산은 지난 1000년 동안 30여 차례 크고 작은 분화를 했습니다.

 

서기 946년에 발생한 '밀레니엄 대분화(Millennium eruption)'는 기원 후 지구 상에서 가장 큰 분화였다고 화산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당시 백두산 분화로 발생한 화산재는 북한 동해안은 물론 일본에서도 발견됩니다. 다량의 화산재가 동해를 건너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까지 날아가 쌓인 것입니다. 분화 당시 그 소리가 남쪽 고려의 수도 개경(개성)에서도 들렸다고 합니다.

 

백두산 정상부에서 발견되는 20~80m의 백색 부석층은 당시 강한 폭발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부석층을 통해 당시 화산 불기둥은 25km 높이로 치솟고, 500~700℃에 달하는 고온의 화쇄류가 쏟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분출물은 한반도 전체를 45cm로 덮을 수 있는 양에 달했습니다.

 

백두산 아래 10~12km에는 거대한 규모의 마그마방이 존재하고 있어 화산 폭발 시 엄청난 양의 용암을 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한, 천지에 고여 있는 20억 톤에 달하는 물로 인해 거대한 수증기와 화산가스가 급격히 생성될 것으로 파악됩니다. 1000℃의 마그마가 영상 6℃의 차가운 물을 만나면 냉각수축에 의해 다량의 부석을 생성하고 가스를 분출해 폭발력이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백두산 화산 분화는 1420년, 1668년, 1702년, 1903년에 발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록들은 백두산이 폭발적인 분화의 가능성을 잠재적으로 지니고 있는 위협적인 화산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분화인 1903년부터 현재까지는 분화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2000년 들어 분화 징후가 증가하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다. 백두산은 2000년대 이후 지각 변형, 온천수 온도 상승, 지진 등 분화 징후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백두산 화산 폭발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되면서 등장한 백두산 2025년 분화설이 있습니다.

 

백두산 2025년 분화설은 백두산 분화 100년 주기설에서 출발합니다. 백두산은 946년 대폭발 이후 지난 1000년 동안 세기마다 최소 1번 이상 분화했습니다. 이 가설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백두산 분화기록이 1925년이기 때문에 100년에 한 번씩 분화한다고 가정하면 2025년에 백두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입니다. 2000년대 초중반 백두산 화산 활동이 활발했다는 연구 결과도 이 가설에 힘을 실었습니다.

 

중국 위성국의 위성관측 결과에 따르면, 2006~2011년 백두산 천지의 서쪽과 북쪽을 중심으로 지표면의 상승‧하강이 지속적으로 관측되었습니다. 지하 마그마방의 압력 변화에 따라 지표 내부가 팽창했다가 수축하기를 반복한 것입니다.

 

백두산 지열지대의 온천수 온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온천수 온도는 1991년엔 67~69℃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약 83℃까지 올랐고, 헬륨, 수소 등 온천수의 가스성분도 증가했습니다.

 

2002년 6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약 3년 반 동안 백두산 천지 근처에서 3000여 회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백두산 지진은 진원이 지하 2~5km의 얕은 깊이에서 발생하는 천발지진으로 화산 아래에 여전히 마그마가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25년에 정확히 백두산이 분화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지난해 중순까지 백두산 천지에서 화산 활동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데이터가 있었으나 지금은 다시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라고 말했습니다. 윤 교수에 따르면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의 화산성 지진 활동은 한 해 100회 이상 기록하는 등 평균치보다 높은 기록을 보였습니다. 백두산 화산성 지진 활동은 평균적으로 연간 40~50회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이후 현재 지진 활동은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화산 가스 방출이나 온천수 온도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최근 발생한 제주 서귀포, 충북 괴산, 인천 강화 지진이 백두산 분화 전조 현상이라는 일부 네티즌 주장도 근거가 희박하다는 설명입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규모가 매우 큰 지진이 인접 지역에 있는 화산 활동을 가속화하는 건 맞지만, 우리나라에 최근 있던 지진들은 백두산에 영향을 줄 만한 규모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1925년에 백두산이 분화했다는 기록도 학계에 의견이 갈립니다. 소련과학원 원동지부 연구진이 1925년 화산재와 수증기가 백두산 천지 안에 솟구치는 걸 봤다고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권창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화산연구단장은 "해당 문헌이 현재 북한에만 남아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1903년 백두산 천지에서 소규모의 분화한 기록이 공식적인 기록이라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백두산이 분화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다. 지금도 뚜렷하게 화산 활동을 하고 있는 '활화산'이기 때문입니다.

 

백두산 아래에 '마그마 방(magma chamber)'이 있어 분화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마그마 방은 뜨거운 마그마가 들어차 있는 땅속 공간을 말합니다. 아주 강한 지진으로 땅이 크게 흔들리거나, 뜨거운 마그마가 밀고 들어오면 마그마 방이 출렁거리게 되고, 마그마 방이 출렁이면 마그마에 녹아있던 휘발성 가스와 수증기가 터져 나옵니다. 이렇게 쌓인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화산이 주기적으로 분화하게 됩니다.

 

윤 교수는 "백두산 천지 하부 5~7㎞ 밑에 마그마방이 있다. 화산성 지진이 천지 칼데라 내부 지하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온천수 온도도 다른 화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언제 폭발하더라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화산 전문가인 이윤수 포스텍(POSTECH) 환경공학부 특임교수도 "언제 어떤 규모로 폭발할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백두산 폭발 확률은 100%"라면서 "폭발하면 백두산 천지 아래 있는 액상 이산화탄소가 기화돼 질식사 등 인명피해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백두산 폭발 시기를 예측하려면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현재 백두산 연구를 진행하는 곳은 대표적으로 부산대 화산특화연구센터가 있습니다. 기상청 지원으로 2018년 설립된 이곳은 백두산 분화 조기경보·예보 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화산감시체계 고도화를 목표로 중국 연구진과 백두산 분화 이상 징후를 관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백두산의 분화 시점과 피해 규모를 예상하고 적절한 대처를 하기 위한 연구 및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주체적으로 백두산을 관찰하고, 북한 및 중국 등 다양한 국가와 협력해 국제적인 연구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https://zdnet.co.kr/view/?no=20230115112527 

 

"2025년 백두산 대폭발?"…사실은 이렇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화산이 있다. 인류사에 딱 다섯 번 있었던 슈퍼 화산폭발 중 하나로, 최근 재폭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화산이다.얼마 전 예능프로그램에 강...

zdnet.co.kr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662666#home

 

"1%만 분화해도 30만명 탈북"···백두산 화산 폭발 시나리오 | 중앙일보

그렇다면 실제로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얼마나 큰 재난이 닥칠까.

www.joongang.co.kr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B0%B1%EB%91%90%EC%82%B0-%ED%99%94%EC%82%B0-%EC%A0%95%EB%A7%90-%ED%8F%AD%EB%B0%9C%ED%95%A0%EA%B9%8C/

 

국내외 과학기술동향, 정책, 문화 등 과기계 이슈 정보 제공. 매주 금요일 뉴스레터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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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sciencetimes.co.kr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12117124278939 

 

통가 화산폭발 놀라셨나요?…100년마다 분화하는 백두산, 3년 남았다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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