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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서리뷰

[도서리뷰] 작별인사

by minnni 2022.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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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영하

출판: 복복서가

 

김영하가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 9 년 만에 내놓는 장편소설 『작별인사』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별안간 삶이 송두리째 뒤흔들린 한 소년의 여정을 좇는다. 유명한 IT 기업의 연구원인 아버지와 쾌적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던 철이는 어느날 갑자기 수용소로 끌려가 난생처음 날것의 감정으로 가득한 혼돈의 세계에 맞닥뜨리게 되면서 정신적, 신체적 위기에 직면한다. 동시에 자신처럼 사회에서 배제된 자들을 만나 처음으로 생생한 소속감을 느끼고 따뜻한 우정도 싹틔운다. 철이는 그들과 함께 수용소를 탈출하여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떠나지만 그 여정에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이 기다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지 2년이 지나서야 작가는 『작별인사』의 개작을 마쳤다. 420매 분량이던 원고는 약 800매로 늘었고, 주제도 완전히 달라졌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가르는 경계는 어디인가’를 묻던 소설은 ‘삶이란 과연 계속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세상에 만연한 고통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어쩔 수 없이 태어났다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로 바뀌었다. 팬데믹이 개작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고, 원래 『작별인사』의 구상에 담긴 어떤 맹아가 오랜 개작을 거치며 발아했는지도 모른다. 그것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마치 제목이 어떤 마력이 있어서 나로 하여금 자기에게 어울리는 이야기로 다시 쓰도록 한 것 같은 느낌이다. 탈고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원고를 다시 읽어보았다. 이제야 비로소 애초에 내가 쓰려고 했던 어떤 것이 제대로, 남김 없이 다 흘러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_’작가의 말’에서
 
전면적인 수정을 통해 2022년의 『작별인사』는 2020년의 『작별인사』를 마치 시놉시스나 초고처럼 보이게 할 정도로 확연하게 달라졌다. 그리고 김영하의 이전 문학 세계와의 연결점들이 분명해졌다.
 
- 교보문고 책소개

 

 

이번에 리뷰할 도서는 김영하 작가의 <작별인사>입니다. 이 작품은 김영하 작가가 9년 만에 발표한 신작 장편 소설로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철이는 어느 날 동네에 아버지를 마중 나갔다가 검은 제복을 입은 남자들에게 등록되지 않은 휴머노이드라며 잡혀서 수용소에 갇히게 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게 됩니다. 그동안 철저히 자신을 인간으로 생각하고 살아온 철이는 미동록 휴머노이드들이 갇혀 있는 수용소에서 기계와 인간이 섞인 채 살아가며 자신이 정말 인간이 맞는지, 인간이란 무엇인지 등에 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됩니다.

 

 

p69 -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팔, 다리, 뇌의 일부 혹은 전체, 심장이나 폐를 인공 기기로 교체한 사람을 여전히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나는 인류가 이미 20세기 후반부터 이런 의문들을 품어왔다는 것을 고전 SF 영화나 소설 등을 보면서 어렴풋이 짐작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그게 내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이후 철이선이’, ‘민이와 함께 수용소를 탈출하게 되고, 이 작품은 그 후 여정에서 그들이 겪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휴머노이드들의 묘사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p78 – 관절들이 하나둘 문제를 일으키면서 인간 노인처럼 그의 척추는 구부러지고 머리는 거북목이 되어 앞으로 나와 있었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류를 모방했기 때문에 늙었을 때의 자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p107 – 설계자들이 휴머노이드에게 죽음에 대한 공포라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요소를 프로그래밍한 것은 단지 그것들이 더 잘, 문제없이 오래 작동하기를 바라는 의도에서였지만, 그 결과로 이들은 궁지에 몰린 인간들처럼 잔인하고 무정하게 자기 생존을 도모하는 데에만 몰두하게 되었고, 그럴 때 그들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 되었다.

 

p246 – 그런데 인간의 뇌와 거의 비슷하게 작동하도록 만들어진 인공지능이라면 인간이 느끼는 권태, 갑갑함, 우울감을 과연 피해 갈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휴머노이드나 인공지능은 고도로 발달한 기계라는 인식만을 가지고 있어서 보편적으로 생각되는 기계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늙거나 감정을 가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저렇게 인간다운 휴머노이드나 인공지능이 개발된다면 어떨까 생각해보게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직립보행을 하는 인류를 모방하여 만들어서 세월이 흐르며 정말 인간처럼 척추가 구부러지고 노인의 자세와 닮아 있는 휴머노이드라던가, 너무 인간적으로 만들어서 죽음에 대한 공포도 프로그래밍된 휴머노이드 등 작품에 나오는 너무나 인간적인 휴머노이드들의 존재를 보면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무엇인지, 인간과 휴머노이드를 구분할 수 있게 하는 특성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서 더욱 고민해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인간은 무엇인가, 삶과 죽음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등과 같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질문에 대해 인간과 기계의 관점에서 작가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주제만 보면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도 술술 읽혀 빠르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 볼거리가 담겨 있으면서도 전체적인 스토리도 주인공의 탈출과 모험을 통해 긴장감 있게 진행되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인 책 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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