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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서리뷰

[도서리뷰] 사이보그가 되다

by minnni 2022.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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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초엽, 김원영

출판: 사계정

 

각기 청각장애(김초엽)와 지체장애(김원영)를 지닌 채 살아온 시간과 장애권리운동의 자장 안에서 키워온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들은 장애라는 고유한 경험이 타자, 환경,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과학기술과 결합할 때 우리가 맞이할 수 있는 다른 내일을 제시한다. 장애인의 인지 세계와 감각, 동작을 중심으로 새롭게 설계한 세계를 상상하는 김초엽, 각기 다른 취약함과 의존성을 지닌 존재들이 더 긴밀하게 접속하여 서로를 돌볼 수 있는 미래의 기술을 기대하는 김원영. 두 사람은 각자의 오랜 문제의식을 멀리, 또 깊숙이 밀고 나아가 이 세계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든 위계와 정상성 규범 너머에서 서로를 재발견하고 환대할 미래를 그린다. 여기, 사이보그라는 상징을 통과해 더 인간적인 미래의 어느 날에 도달할 짜릿한 여행이 준비되어 있다.

- 인터넷 교보문고 책소개 중에서

 

 

이번에 리뷰할 도서는 김초엽 작가와 김원영 작가의 ‘사이보그가 되다’입니다.

이 책은 장애에 관한 과학기술이 어떤 관점에서 발달되어 왔고, 그로 인한 문제점과 발전시켜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장애 보조 기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사이보그’라는 상징을 통해서 나타내고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점이 참신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장애를 치료의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26일, KT는 ‘제 이름은 김소희입니다 – 마음을 담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공개했다. KT가 기가지니 AI 음성 합성 기술을 적용하여 농인인 김씨에게 ‘목소리’를 선물하는 과정을 담은 것이다. (…) 그러니까 기가지니가 김씨에게 선물한 ‘목소리’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목소리가 아니라, 청인들이 청각장애인에게서 듣고 싶어 하는 목소리다.

 

위에서 소개된 KT 광고는 농인인 김씨에게 목소리를 선물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저자는 청각장애인이 청인과 같이 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는 관점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들이 수어나 문자를 통해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더 선호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내용들을 접하면서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램프 하우스,  출처-http://www.cmcmarchitects.com/the-ramp-house/photographs/

 

이 책에서는 건축가와 디자이너 부부인 시아 챔버스와 이언 맥밀런이 휠체어를 타는 딸 그레타를 위해 휠체어를 중심으로 하여 지은 ‘램프 하우스 The Ramp House’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장애를 경험하지 않거나, 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면 장애가 공간에 따라 재규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통해 장애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이 책에서는 플라스틱 주름 빨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플라스틱 주름 빨대가 그저 편의를 위해 개발된 제품이라고 생각했는데, 플라스틱 주름 빨대가 환자들을 위해 발명된 제품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빨대를 무조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부드럽고 얇은 플라스틱 빨대의 특성에 의해 음료를 섭취하는데 플라스틱 빨대가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무조건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장애를 무리하게 치료하고 극복하려는 태도에서 자유로워지고, 나아가 자신의 모습을 당당히 수용하고 몸과 정신의 다양성을 긍정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 이것이 20세기 후반 내내 세계적으로 확산된 장애권리운동의 이념이었다.

 

이 문장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 표현하는 문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장애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으며, 앞으로 장애를 보조하기 위한 기술들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발전시켜 가야 할지를 잘 보여주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장애 보조 기구들이 어떠한 관점에서 고려되고 발전되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이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기회가 되어 좋았습니다.

 

 

개인적인 책 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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