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 진화의 배신
지은이 : 리 골드먼
옮긴이 : 김희정
출판사 : 부키
목차 : 머리말
1부 인류를 생존시킨 네 가지 형질의 비밀
1장 우리 몸은 어떻게 지금처럼 프로그래밍되었을까 / 2장 굶주림, 음식 그리고 비만과 당뇨라는 현대병 /
3장 물, 소금 그리고 고혈압이라는 현대병 / 4장 위험, 기억, 두려움 그리고 불안과 우을증이라는 현대병 /
5장 출혈, 응고 그리고 심장 질환관 뇌졸중이라는 현대병
2부 현대 사회에서 우리 몸 보호하기
6장 유전자는 문제를 해결할 만큼 빨리 진화할 수 있을까 / 7장 우리 행동 바꾸기 / 8장 우리 체질 변화시키기
감사의 말 / 주 / 참고문헌
책소개 (출처; yes24)
인류 진화의 역사로 밝혀 낸 현대병의 놀라운 비밀
아마존 올해의 책《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강력 추천
인간이 20만 년이라는 장구한 세월 동안 멸종을 면하고 번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경이로울 정도로 훌륭한 유전자 덕분이었다. 진화의 여정 속에서 우리 조상들은 필요 이상으로 음식을 먹어 두고, 소금을 간절히 원하고, 불안해하거나 우울해지는 전략을 취하고, 신속하게 혈액을 응고시키는 보호 체계를 발달시켰다. 이런 네 가지 유전 형질 덕분에 인간은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사망 요인인 굶주림, 탈수, 폭력, 출혈의 위험을 피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형질들이 최근 겨우 2세기라는 짧은 기간 사이에 목숨을 보호해 주기는커녕 도리어 빼앗아 가는 주요 현대병의 원흉으로 돌변해 우리의 건강과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인류의 생존을 도왔을 뿐 아니라 지구 생태계를 장악하는 근원이 된 바로 그 특징들이 어째서 오늘날 이토록 치명적인 독이 되어 버린 것일까?저자는 역사와 진화라는 거대한 맥락 속에서 유익한 유전자들이 어떻게 자연 선택 되고 실제로 작동해 왔는지 그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설명한다. 그러면서 그것들이 이제 어째서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불안과 우울증, 심장 질환과 뇌졸중을 부르는지 명쾌하고 설득력 있게 입증해 보인다. 나아가 유전자가 세상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인류 역사상 이 초유의 사태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길을 제시한다.
책의 제목과 책표지에 써있는 문구에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진화란 다윈이 제시한 '자연선택'에 따라 환경에 유리한 형질을 가진 생명체들이 살아남아 이루어지는 현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진화에 어떻게 인간을 배신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또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착한 유전자가 우리에게 어떤 질병을 유발하길래 살인 기계라고 표현했는지 역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저자는 인류 생존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네 가지 형질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 네 가지가 없었다면 우리는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p. 10)이라고 말합니다.
첫번째는 식욕과 열량 축적의 본능, 두번째는 물과 소금에 대한 욕구, 세번째는 싸울 때, 도망칠 때, 복종할 때를 판단하는 본능 마지막 네번째는 출혈로 죽지 않도록 피를 응고시키는 능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저는 앞의 세가지 형질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보았고, 저 역시 인류의 생존에 중요한 형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피를 응고시키는 능력이 인류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식욕과 열량 축적의 본능입니다. 음식을 섭취하고 남은 열량은 우리의 몸에 지방으로 축적된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열량 축적은 인류에게 음식이 충분하지 않을 때 섭취한 음식을 모두 체지방에 저장하는 방향으로 일어난 자연스러운 진화입니다.
인체는 손에 넣을 수 있는 음식이 늘 넘쳐나는 상황을 예상해 프로그래밍되어 있지 않다. 특히 사냥이나 채집을 하면서 엄청난 열량을 소비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음식은 아예 계산에 들어 있지도 않다. 그 결과 꾸준한 식량 공급이 확산되면서 비만과 당뇨병 같은 문제도 함께 확산되기 시작했다. p. 72
또한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이러한 인체의 능력으로 인해 음식이 풍부해진 현대 사회에서는 비만이라는 질병이 나타났습니다.
농경사회로 들어서고, 가축을 사육하면서 인류는 좀더 손쉽게 음식을 섭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음식이 더 풍부해지면서 우리 몸에 필요한 열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p. 115
심지어 현재는 전화나 핸드폰으로 주문하면 바로 문앞까지 음식이 배달되고, 건물 밖을 나서면 카페와 편의점, 그리고 식당이 즐비합니다.
인간이 음식을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그만큼 소모되는 열량도 줄어들게되었습니다. 따라서 비만의 점점 더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비만, 당뇨병 그리고 이것들과 관련된 질병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기아와 영양 실조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다. (중략) 우리 조상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들쑥날쑥한 영향 섭취에도 불구하고 살아남도록 너무나 잘 적응해 온 우리 유전자는, 먹을 것이 풍부하고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는 현대 세계에는 이제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p. 144
처음에 비만은 질병으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기 때문에 살이 찌는 것이고, 이는 개인의 문제라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비만은 현대인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만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해결해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인식해야 합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유전자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상들이 반복되는 식량 부족을 견디고 살아남도록 한 훌륭한 형질들은 오늘날의 마트와 패스트푸스 식당, 그리고 무제한적인 간식 문화 등과 완전히 배치된다. p. 160
여전히 사람들은 비만인 사람들을 보면 살이 찐 사람의 의지력을 탓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말했듯이, 살을 빼려는 사람들은 현재 인류의 유전자를 상대로 싸우고 있습니다. 수천년에 걸쳐 축적된 인류의 유전자를 상대로 이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두번째는 물과 소금에 대한 욕구입니다.
수많은 세대를 거치는 동안 물과 나트륨을 더 많이 보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탈수증을 겪지 않고 생존할 확률이 더 높았을 것이고, 그 이점을 후손인 우리에게 물려주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충분한 물과 소금을 구할 수 없다면 또는 탈수증으로 의식 혼란을 겪거나 기절을 한다면, 이러한 방어 기제는 우리 목숨을 구하기에 역부족일 것이다. p. 181
이 형질은 앞서 살펴보았던 열량 축적과 유사한 신체 본능입니다. 물과 소금을 많이 섭취할 수 없었던 시기에 생존하기 위해 인류가 가지게 된 본능입니다.
문제는 단순히 과도한 소금 섭취에 그치지 않습니다. 소금 섭취량과 호르몬들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현대인의 고혈압 중 약 95퍼센트는 '본태성 고혈압'으로 분류된다. 이 용어는 나트륨 조절 장치가 잘못 맞춰져서 생긴 고혈압이라는 말을 어렵게 표현한 것이다. 탈수증 방지를 위해 체내 나트륨을 보존하거나 동맥을 수축하는 일을 맡은 호르몬 중 하나 이상이 과다 분비되었을 때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중략) 고혈압 환자의 나머지 5퍼세트는 정상적인 물과 소금의 균형 상태를 깨는 특정 조건들에 의해 초래된다. p. 204-205
앞서 살펴보았던 비만, 당뇨병 그리고 고혈압은 현대사회로 들어서면서 인류를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질병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물과 소금을 쉽게 얻을 수 있고 심지어 정맥 주사까지 쉽게 맞을 수 있으니, 탈수증을 일으키기 쉬운 활동을 하며 살던 우리 조상들을 구했던 형질들을 온전한 축복으로만 볼 수는 없게 되었다. 미국 내 사망 원인의 15퍼센트를 차지하는 고혈압이 탈수증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p. 219
세번째는 두려움과 불안에 대한 본능입니다.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서로의 목숨을 위협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수렵 채집 생활을 하던 선사 시대 조상들은 자신들이 가진 자원을 지키거나 짝을 차지하기 위해 싸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싸움에서 살아남아 자신의 유전자를 널리 퍼뜨렸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살해당한 사람들이 아니라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의 자손이다. p. 230
싸움에서 이겨서 생존하기도 하지만 싸움을 피하면서 생존하기도 합니다. 또한 싸움에서 졌을 때에도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살인 능력도 생존 가능성을 높여 주지만, 살해당할 위험을 상당히 낮추는 것 역시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p. 238
인간은
의식적 학습과 내재적 본능이라는 두 극단 사이에는 ‘조건화’라는 흥미로운 현상이 존재한다. 육체적 해를 끼지는 위협과 관련 있는 기억은 무엇이든 두려운 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p. 240-241
슬픔과 우울은 부정적인 감정들로 여겨졌기 때문에 슬픔과 우울이 어떻게 인류의 생존에 기여했는지에 무척 궁금했습니다.
슬픔 또는 경미한 우울증마저 일시적인 증상으로 끝난다면 전환기 역할을 해서, 그 기간 동안 성공할 확률이 더 높은 현실적인 전략을 찾는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다. 죽임을 당하거나 무리에서 배척되기보다는 자신을 재정비하고 힘을 재충전해, 지금 당장이든 미래든 더 나은 조건에서 경쟁할 준비를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이 전환기야말로 한시적 우울 반응의 진화적 혜택이었으리라 추측된다. p. 253
슬픔 또는 우울을 느끼는 시기를 힘을 충전하고 더 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라고 설명한 부분이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슬픔이나 우울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러한 감정에서 제대로 헤어나오지 못하고 지속될 때 우울증이 생긴다는 어떤 책의 부분이 생각났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세상은 여전히 조심하는 편이 좋은 정도로는 위험하며, 따라서 우리가 가진 방어 기제 전체의 스위치를 몽땅 꺼 버리는 것은, 설령 그렇게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시기상조일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불안,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자살 위험은 우리 조상들이 자신의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주기까지 죽기 않고 살아남은 데 대해 우리가 계속 치러야할 대가인 것이다. p. 289
인류를 생존하게 한 마지막으로 형질은 피를 응고시키는 능력입니다.
책을 읽기 전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이 능력에 대한 초반의 설명을 들으면서 피를 응고시키는 능력이 인류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무척이나 공감했습니다.
우리가 출혈에 이렇게 취약하다면 우리 조상들은 가벼운 생채기에서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큰 부상과 출산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출혈을 겪으면서도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p. 295-296
선사시대에는 부상도 큰 걱정이었지만 종족 보전이라는 목적을 위해서는 출산에 따른 출혈이 더 큰 문제였을 것이다. p. 300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인류는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달하기 위한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배경이 깔려 있습니다. 인간이 하는 모든 행위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봉합, 수혈, 줄어든 폭력, 그리고 향상된 산과 의료 기술 덕분에 우리는 이제 인류 역사상 어느 때보다 과다 출혈로 죽을 위험이 가장 낮은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혈액 응고에 아주 능했던 사람들의 자손이므로, 그들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적 특징은 산업화 사회에서 가장 흔한 사망 원인들과 직접 연결된다. p. 339
2장에서는 인류가 가진 네 가지 형질을 극복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소시켜 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인류가 지금까지 축적해온 유전자를 거스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러한 습관을 고치기 위한 많은 방법들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과도한 음식 섭취를 줄이고, 불안과 우울을 해소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부분은 예전에 읽었던 '음식중독'과 '우울할 땐 뇌과학' 과 유사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인류의 생존을 도운 네 가지 형질이 어떻게 현대인의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이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무척이나 재미있었습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4.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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