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치료기는 '꿈의 암 치료기'인가?

중입자치료기를 처음 접한 것은 올해 4월이었습니다. 연세의료원이 국내 최초로 '탄소이온 중입자치료기(이하 중입자치료기)'를 도입했고, 엄청난 규모의 중입자치료센터를 오픈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연세의료원의 중입자치료센터는 지하 5층, 지상 7층의 연면역 약 3만 3천㎡(약 9,960평) 규모로, 중입자치료기는 지하 2층 ~ 지하 4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중입자치료기는 세계 6개 국가(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10여 개 시설에서만 운영 중인 최첨단 방사선 치료장비입니다. 연세의료원에 설치된 중입자치료기는 세계에서 16번째로 설치된 중입자 시설로서, 3개의 치료실(고정형 치료실 1실, 갠트리치료실 2실)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연세의료원 중입자치료기 조감도 (출처; 연세암병원)

 

연세의료원은 지난 4월 첫 환자에 대한 중입자 치료를 실시하고, 약 두달 간의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지난 6월 12일 중입자 치료센터를 본격적으로 가동했습니다. 지난 9월 국내에서 중입자치료를 받은 전립선암 환자의 암 조직이 치료 한 달 만에 사라졌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입자 치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중입자치료기는 어떤 원리인지, 그리고 왜 '꿈의 암 치료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항암치료에는 크게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 항암제 등의 화학적인 방법, 그리고 방사선 치료가 있습니다. 중입자치료는 이 가운데 방사선 치료의 일종입니다.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으로 암 덩리에 충격을 주어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방법으로, 과거에는 엑스선이 널리 사용됐고, 최근엔 입자를 이용하는 양성자치료와 중입자치료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중입자치료는 탄소입자를 이용한 방사선치료의 하나로서, 양성자치료에 사용되는 수소입자보다 12배 무거운 탄소입자를 (빛의 속도의 70%에 가깝게) 가속화하여  고정형 또는 회전형 치료기를 통해 에너지빔을 발생시켜 종양(암세포)만을 정밀하게 조준하여 파괴하는 치료기법입니다. 

 

 

연세의료원 중입자치료센터에 설치된 중입자 가속 기계 (출처; 연세의료원)

 

 

브래그피크 원리를 이용해 정상 조직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원리는 기존 양성자치료기와 유사하나 암세포에 대한 파괴력이 더 큰 것이 특징입니다.

 

 

양성자와 중입자의 크기 비교 (출처; 서울대학교병원 기장중입자치료센터)

 

 

브래그피크(Bragg peak)란 입자빔의 고유한 특성으로, 입자빔이 인체 내의 정상 조직을 투과하여 암 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막대한 양의 방사선을 쏟아부어 암세포를 죽이고, 그 이후로는 방사선 양이 급격히 사라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브래그피크 (출처; 서울대병원 기장중입자치료센터)

 

 

중입자치료는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치료 횟수를 줄이고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일본과 독일 등에서 이미 중입자치료를 시행했는데 치료 성과가 좋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이나 독일 등 외국에서는 중입자치료를 일부 고형암 치료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중입자치료센터에서는 암이 전이된 환자가 아닌 국소적인 치료가 가능한 전립선암 초기 환자 치료에 집중적으로 중입자치료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병원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82명의 전립선암 환자가 중입자 치료를 받았는데, 전반적으로 치료 효과가 좋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는 고정형 치료실만 문을 열었고 전립선암이 고정형 치료실에 잘 맞아 전립선암 환자만 받고 있습니다. 여러 각도에서 에너지빔이 나오는 갠트리형(회전형) 치료기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문을 열 계획이며, 다른 암종으로 치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립선암 환자가 총 12회의 중입자 치료를 받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약 5000 ~ 5500만 원입니다. 중입자치료는 안정성과 유효성은 인정받았지만 현재 국민건강보험의 요양급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가 치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합니다. 따라서 중입자 치료가 가능하더라도 비용과 효과 등을 잘 따져 치료 방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입자치료는 기존의 방사선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기존의 방사선 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낮기 때문에 암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합니다.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도 중입자치료기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2027년 부산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인근에 중입자치료기를 갖춘 기장암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당초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2027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새병원에 중입자치료기를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본원과 청라병원 중 한 곳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립자치료기엔 대한 기사를 찾아보면서 우리나라의 많은 병원과 연구진들이 암을 정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중입자치료뿐만 아니라 부작용이 적고 효율성이 높은 항암치료에 대한 많은 노력과 연구를 통해 암 환자들이 가지고 있던 암이 완전히 사라지고 환자들이 완쾌할 수 있는 '기적의 치료법'이 개발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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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전립선암 한 달 만에 없앴다는 ‘중입자치료’ 뭐길래 [Q&A]

1회 치료에 20분...'꿈의 암 치료기' 세브란스 중입자치료기 본격 가동

서울대학교병원

세브란스 도입 국내 첫 중입자치료기, 어떻게 사용될까? - 청년의사

세브란스 내년 진료…서울아산병원 '중입자치료' 촉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