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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과학이야기

아레시보 망원경과 외계지적생명체탐사 (SETI)

by wonnni 2020.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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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시보 망원경 (출처-SETI)

 

지난 12월 1일,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에서는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관측소의 지름 305m 망원경이 밤새 붕괘됐다"고 전했습니다.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은 1963년 카리브해의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석회암 채취장에 세워진 이후로 지난 57년간 천문학과 천체물리학 연구에 큰 도움을 준 망원경입니다. 2016년 중국의 지름 500m 크기의 초거대 전파망원경인 'FAST(Five-hundred-meter Apertus Spherical Telescope)'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망원경이었죠. 

 

중국에 위치한 지름 500m의 현재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전파망원경 FAST. '톈진(하늘의 눈)'이라고도 불린다. (출처-VCG/SETI)

 

 

아레시보 망원경은 축구장이 통째로 들어가고도 남는 아주 거대한 크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접시 모양의 안테나 망원경처럼 지지대 위의 접시 안테나가 얹어져 있어서 자유롭게 돌아가는 모양이 아닙니다. 대신 산꼭대기 둥글게 파여 있는 싱크홀 위에 거대한 접시 안테나를 얹어 놓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레시보 망원경은 바닥에 붙어 움직일 수 없는 전파망원경으로, 공중에 여러 단단한 금속 케이블로 연결해 매달아 놓은 검출기를 움직이면서 방향을 조절한다고 합니다. 

 

 

지난 57년동안 아레시보 망원경은 중요한 발견의 순간마다 아주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천문학자들과 천체물리학자들은 아레시보 망원경을 통해 외계 행성을 연구하고 소행성을 추적했죠. 아레시보 망원경을 통해 쌍성 펄서(강한 자기장을 가지고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중성자별)의 존재를 규명했으며 이 발견은 노벨상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레시보 망원경이 수집한 우주 전파 신호를 분석해 외계 생명체를 찾는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프로젝트도 진행되었습니다. 1970년대에는 칼 세이건 등의 천체물리학자들이 외계 생명체에 보내는  '아레시보 메시지'를 이곳에서 쏘아올렸고, 칼 세이건의 원작을 바탕으로 외계와의 소통 시도를 주제로 다룬 1997년 영화 '콘택트'의 촬영지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1992년에는 펄사 주변을 돌고 있는 최초의 외계행성을 발견했으며, 최근에는 중력파를 일으킨 두 별의 강력한 충돌 현장을 후속 관측하는 일에도 동참했습니다. 

 

 

 

파손된 아레시보 망원경 모습 (출처-SETI)

 

 

이처럼 오래 되었지만 최근까지도 중요한 연구에 이용된 아레시보 망원경의 붕괴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사실 아레시보 망원경은 지난 8월 망원경을 지탱하던 보조 케이블이 끊어져 반사 접시 위로 떨어지면서 구면 일부가 파손되었고 11월에는 메인 케이블마저 끊어진 상황이었습니다. 이 두 사고로 아레시보 망원경의 복구가 더는 어려운 상황이라 판단하여 NSF는 아레시보의 해체를 예고한 상황이었는데 지난 1일 아레시보 망원경이 스스로 무너져버린 것입니다. 천문학자인 카르멘 판토하 푸에르토리코대 교수는 이에 대해 "엄청난 손실이다. 아레시보 망원경은 내 삶의 한 챕터였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여러 대의 전파 안테나로 하늘을 관측하는 모습 (출처-NARO)

 

 

아레시보 망원경을 통해 진행된 외계지적생명체탐사 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SETI는 광활한 우주에 우리와 유사한 문명을 가진 지적생명체가 존재한다는 흔적을 찾는 일입니다. 주로 전파망원경을 통해 외계 생명체가 우주로 보냈을 수도 있는 신호를 찾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전파는 빛의 속도로 이동하며 별과 별 사이의 가스나 먼지도 그대로 통과하기 때문에 우주에서의 정보 소통 방법으로는 가장 적합한 수단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우주 어딘가에 우리와 비슷한 지적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찾아오기 전에 먼저 인공전파를 쏘아 보낼 것이 분명하며, 이 신호를 전파망원경을 통해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SETI 프로젝트가 처음 시작된 것은 1960년 프랭크 드레이크(Frank Drake) 박사의 '오즈마 프로젝트'입니다.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이 있는 고래자리 타우별과 에리다누스자리 엡실론별 주변에서 오는 전파 신호를 찾은 것이 공식적인 SETI의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드레이크 박사 이후 미항공우주국(NASA)에 의해 주도되던 SETI 프로젝트는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지원이 중단되고 맙니다. 이후에는 민간기부를 통해 비영리단체가 SETI 업무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레시보 메시지 (출처-google image)

 

 

외계에서 보내오는 전파 신호를 추적하는 것 외에 우리도 전파 신호를 외계에 내보내고 있습니다. 1974년, 앞서 설명한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의 강력한 레이더 송신기를 이용하여 수십만 개의 별이 있는 구상성단 M13을 향해 3분간 신호를 보냈습니다. 이 아레시보 메시지는 2진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위의 아레시보 메시지 사진을 보면 다음과 같이 암호화된 7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10 숫자 / DNA의 구성 원자인 수소, 탄소, 질소, 산소, 인의 원자 번호 / DNA를 이루는 당과 염기의 화학식 / DNA의 뉴클레오타이드 수와 DNA 이중나선 구조의 모양 / 인간의 형체에 대한 설명 / 태양계의 모습 / 메시지를 발송한 아레시보 천문대의 모습과 크기) 하지만 이 아레시보 메시지는 25,000광년 뒤에 M13에 도달하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은 외계의 지적생명체가 이 메시지를 받았는지에 대한 답은 알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보이저 금제 음반 (출처-google image)

 

 

전파망원경을 이용한 아레시보 메시지 이외에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 탐사선에 실어 날린 '보이저 금제 음반'도 SETI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보이저 금제 음반은 축음기 음반으로 여기에는 지구상의 생명체와 문화의 다양성을 알리기 위한 소리와 그림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파도/바람/고래 등의 자연 소리, 서로 다른 문화와 시대의 음악, 한국어를 포함한 55개의 언어로 된 인삿말 등이 녹음되어 있으며 115개의 그림은 음반에 아날로그 형태로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국립과천과학관에 설치되어 있는 지름 7m 전파망원경을 이용하여 교육 목적으로 SETI 관측을 한 것을 첫 시작으로 하여 2009년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세티 코리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우주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이다' 라고 말한 칼 세이건의 말 처럼,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 외계지적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요?

 

 

 

 

 

 

출처

비즈한국 (bizhankook.com)

외계와의 소통 시도했던 거대 전파망원경, 57년 만에 결국 붕괴 | 연합뉴스 (yna.co.kr)

외계지적생명체탐사 – SETI | 과학문화포털 사이언스올 (scienceall.com)

외계의 지적생명탐사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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