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를 보면서 매우 재미있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처음 기사 제목만을 읽었을 때는 소고기맛과 향이 나는 쌀을 개발했다는 내용인가 생각했습니다. 기사 내용은 국내 연구진이 쌀에 소의 줄기세포를 결합한 배양육인 '소고기 쌀'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쌀'보다는 '배양육'을 개발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홍진기 연세대학교 화공생명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일반 쌀보다 단백질이 8%, 지방이 7% 더 많이 함유된, 소조직 단백질과 유전적으로 18.54% 일치하는 소고기 쌀을 개발한 연구 결과를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매터(Matter)에 발표했습니다.
배양육을 만들려면 사용할 세포의 종류, 배양액의 종류, 세포를 키울 때 쓰는 지지체, 어떻게 식품으로 가공할지 등 4가지 요소가 중요합니다.
우선 세포가 모여 조직을 이루려면 세포들을 감싸고 입체적으로 성장하도록 할 '지지체'가 필요합니다. 연구진은 소의 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하는 데 쓸 지지체로 '쌀알'에 주목했습니다. 쌀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필수 영양소들이 함유된 식재료입니다. 더불어 쌀알에는 미세한 구명이 많아 세포가 구석구석 들어가 성장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을 갖추었고, 쌀에 함유된 성분들이 소 줄기세포 성장에 필요한 것들이기도 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세포가 쌀에 더 잘 달라붙게 하기 위해 생선에서 뽑아낸 젤라틴으로 쌀을 나노코팅했습니다. 이어 소 근육과 지방의 줄기세포를 쌀에 뿌린 뒤 실험실 접시에서 9 ~ 11일 배양했습니다.
배양육 시장에서는 알맞은 지지체를 찾는 데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먼저 의료용 이식재는 먹을 수 없어, 매양 후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대량생산을 위한 부유 배양을 할 때 먹을 수 있는 물질로 지지체를 만들면 액체 속에서 분해되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쌀알은 먹을 수 있는 소재이면서 액체 속에서 부유 배양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값이 저렴하고 알레르기 가능성도 적어 지지체로서의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개발된 배양육 기술을 쌀알 지지체와 접목하여 더욱 발전된 배양육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상용화까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연구진은 쌀로 단백질 섭취가 가능해지면 식량 위기와 기후 변화 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홍진기 교수는 "쌀은 그 자체만으로도 영양분이 많지만, 여기에 동물세포를 배양해 단백질을 보충하면 영양 수준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고기 쌀의 맛은 일반 쌀처럼 찰지거나 부드럽지 않고 더 단단하며 부서지기 쉽다고 합니다. 또 근육과 지방의 함량에 따라 향미가 달라졌다고 합니다. 근육 함량이 높으면 소고기나 아몬드 냄새가 나고, 지방 함량이 높으면 크림이나 버터 냄새가 났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소고시 쌀이 식품 안전 관련 위험성이 낮고, 생성 공정 또한 상대적으로 간단하며, 가축을 길러 소고기를 얻는 것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할 수 있다는 정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은 소고기 쌀의 근육 및 지방 함유량을 높이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외신도 소고기 쌀 연구에 주목했습니다. BBC는 소고기 쌀에 대해 "저렴하고 환경 친화적인 단백질 공급원이 될 새로운 유형의 하이브리드 식품"이라며 "미래의 사람들을 기근에서 구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군사 배급, 심지어 우주 식량 역할을 할 수도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만약 시장에 출시된다면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고기 배양육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내용과 홍진기 교수의 인터뷰가 포함된 영상입니다.
<참고자료>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1128495.html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4022002148
https://kid.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2/22/2024022202912.html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4njqqq55v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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