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 물고기는 알고 있다
지은이 : 조너선 밸컴
옮긴이 : 양병찬
출판사 : 에이도스
목차 : 프롤로그
1부. 물고기에 대한 오해
1장 물고기를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
2부. 물고기의 감각
2장 물고기의 시각
3장 청각, 후각, 미각
4장 그 밖의 감각들―내비게이션, 전기수용, EOD, 촉각)
3부. 물고기의 느낌
5장 뇌, 의식, 인식
6장 공포, 스트레스, 쾌감, 놀이, 호기심
4부. 물고기의 생각
7장 지능과 학습
8장 도구 사용, 계획 수립
5부. 물고기의 사회생활
9장 뭉쳐야 산다
10장 사회계약
11장 협동, 민주주의, 평화 유지
6부. 물고기의 번식
12장 성생활
13장 양육 스타일
7부.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
14장 물 밖의 물고기
에필로그 / 미주 / 찾아보기

책소개
멍청한 동물의 대명사, 표정도 없고 고통도 못 느끼며 눈물도 흘리지 않는 공감력 제로의 동물, 오래전 진화를 멈춘 미개하고 원시적인 동물. 흔히 이런 표현들이 물고기에게 따라붙는다. 물고기들은 과연 생각을 하는 것일까? 통증을 느끼는 것일까? 기억력은 정말 3초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지은이는 이런 의문들에 대해 수많은 과학적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하나하나 논박하고 명쾌하게 대답하면서 우리가 물고기에 대해 가진 편견을 산산이 깨트린다.
2016년 출간되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닷컴, 포브스, 선데이타임스, 내셔널포스트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달라이 라마의 추천을 받았다. 상상을 초월하는 물고기들의 시각, 후각, 촉각, 미각 등 감각 세계와 여느 영장류를 능가하는 물고기들의 지각력, 인간사회를 방불케 하는 물고기 사회의 역학, 그리고 인간중심주의에 일격을 가하는 처절한 물고기들의 삶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동안 몰라도 너무나 몰랐던 물고기의 흥미진진하고 내밀한 사생활이 물고기를 사랑하는 한 과학자에 의해 낱낱이 밝혀진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36885652>
이 책은 척추동물 중에서도 어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책 속에도 나와있듯이, 우리에게 어류는 익숙하지 않은 동물입니다.
모든 척추동물(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물고기) 중에서, 우리의 감성에 가장 이질적으로 다가오는 동물이 물고기다. 얼굴 표정을 알 수가 없고 외견상 벙어리인 것처럼 보이므로, 물고기들은 다른 척추동물보다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묵살되기 쉽다. p. 29
저자의 설명을 통해 내가 왜 그동안 어류가 익숙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물고기의 표정도, 그들이 내는 소리도 알아들을 수 없는 내가 물고기를 친숙하게 여기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말입니다.
프롤로그에는 이 책의 목적이 적혀 있습니다.
이 책은 매우 심오하면서도 간단한 주제, 즉 ' 물고기들은 하나의 개체군이며, 모든 개체들의 삶이 내재적 가치를 지녔는가? '라는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한다. p. 8
밥 딜런의 노래에 나오는 것처럼, '모든 물고기의 삶은 모래알 하나하나와 마찬가지로 독특하다'는 것이 생물학적 팩트다. 그러나 물고기는 모래알과는 달리 살아있는 존재인데, 이것은 결코 사소한 차이가 아니다. 물고기들을 '의식을 가진 개체'로 이해할 때, 우리는 물고기와의 관계를 새로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p. 10
이 책을 읽고, 물고기를 의식을 가진 개체로 이해해 보고, 물고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물고기에 대한 다양한 오해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우리가 물고기를 '도덕적인 관심권 밖에 있는 생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는 아마도 물고기들이 냉혈동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중략) 우리가 물고기에 대해 갖고 있는 두 번째 편견은 '원시적'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원시적'이라는 말에는 일련의 멸시적인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p. 31
'원시적'이라는 말에 함축된 또 다른 편견은 '오래된 생물일수록 더 단순하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중략) 진화는 복잡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아닌 것처럼,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도 아니다. 적응이 동물들에게 최적화된 기능을 선사하는 것 같지만, 동물이 환경에 안성맞춤으로 재단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환경은 정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p. 32-33
진화의 방향이 우월성을 향해가지 않는다는 점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내용입니다. 또한 자꾸 되새겨 주어야 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화학자들은 항상 인간의 위주로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을 벗아나야 하는 것 같습니다.
움벨트Umwelt는 20세기 초 독일의 생물학자 야콥 폰 윅스킬이 만든 개념으로 '환경세계'로 번역된다. 그렇다면 동물의 환경세계는 무엇일까? 그것은 감각세계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중략) 동물마다 감각기관이 다양하므로 지각하는 세상역시 각기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설사 같은 환경에서 살더라도 종이 다르면 환경세계도 달라질 것이다. p. 38
이 책을 읽으면서 물고기의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에 대해 자세한 설명 및 연구에 관한 내용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물고기들이 우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착시를 경험하며, 종종 먹잇감의 시각적 속임수에 넣어가기도 한다'는 사실은 나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는 물고기의 마음이 형성하는 지각세계, 즉 환경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 55
일반적으로 물고기의 식성은 종별 개체군별로 크게 다르지 않다(인간의 경우에도 인종별 식성 차이는 대체로 거기서 거기다). 그러나 개체간 식성 차이는 제법 큰 편이다. p. 77
물고기도 우리처럼 착시현상을 경험하고, 미식가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통증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통증을 느끼려면 의식적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p. 100
또한 책을 읽으면서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다양한 내용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동물의 놀이는 연구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놀이는 자발적 행동으로서 참가자들이 편안함이나 행복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관찰은 우연이며, 과학 연구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드물다. p. 131
프릴핀고비가 인지 지도를 만들고, 이를 이용하여 조수웅덩이 사이를 정확하게 점프하는 능력은 '필요에 의해 예민하게 발달된 정신능력'의 고전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생물학자겸 저술가로서, 악어의 행동과 인지능력에 관한 전문가인 블라디미르 디네츠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동물의 지능을 언급할 때, 암묵적으로 '인간과 똑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가정한다." 그러나 이는 '지능'이라는 개념을 지극히 자기중심적으로 바라보는 사고방식이다. p. 149
기억은 학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왜냐하면 뭔가를 기억하려면, 먼저 그것에 대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p. 153
과연 물고기가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요?
저와 같은 일반 사람은 물고기는 손발이 없으므로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장담컨대, 물총고기가 물총을 사용한 역사는 인간이 돌을 던진 역사보다 길 것이다. 그리고 우리 조상들이 철기시대에 뜨거운 금속을 모루에 놓고 두드리기 시작한 것보다 훨씬 전부터 양놀래깃과 물고기들은 돌멩이를 이용하여 조개껍질을 깨고 있었을 것이다. p. 170
물고기와 영장류의 지능테스트에서 물고기가 영장류보다 빠르게 습득했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습니다. 물론 물고기와 영장류를 둘러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이 실험을 통해 어느 종이 더 우수하다고 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지능에 대한 정의였습니다.
그러나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물고기가 정신능력 테스트에서 영장류를 이겼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뇌의 크기, 몸집, 모피나 비늘의 존재, 인간과의 진화적 접근성 등은 지능을 평가하는 올바른 기준이 아니다. 둘째, 지능이란 한 가지 속성이 아니라 다차원적인 속성들을 포함하는 개념이며, 다양한 맥락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p. 181-182
물고기에 대한 다양한 오해와 물고기가 가진 감각에 대해서 알고 나니 물고기를 하나의 의식을 가진 개체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다음으로 물고기의 사회성에 대한 내용이 이어졌습니다.
먼저 물고기는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고기 사회에 개체 인식과 겨루기가 존재한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요소가 존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바로 개성personality이다. p. 200
물고기는 얼굴 표정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이 누구와 동질감을 갖거나 누구를 동정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진화사적으로 볼 때, '물고기들 간의 끈끈한 유대관계 형성'에 대한 확고한 증거는 얼마든지 있다. 바로 짝짓기, 양육, 협동, 안보와 같은 집단행동이다. p. 206
물고기가 무리 지어 이동하면서 포식자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거나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양육하는 모습은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서 접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내용을 물고기의 사회성과 연결 지어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개성과 기억력을 지닌 존재들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서로를 개체로 인식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면,
좀 더 정교한 형태의 상호작용, 즉 장기적인 사회계약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다. p. 211
청소부 물고기와 고객 물고기 간의 공생관계는 자연계에서 가장 잘 연구된 복잡한 사회시스템 중 하나다. p. 220
청소부 물고기는 새로운 고객과 기존의 자신의 고객을 구분할 수 있고, 고객 물고기는 기술이 좋은 청소부 물고기를 기억해 서로를 찾아간다는 내용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물고기들 사이에도 문화, 그리고 집단 지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에 의해 붕괴된 문화는 복구될 수 없다. 문화란 유전자에 코딩되는 게 아니어서, 일단 상실되고 나면 문화정보를 다시 획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고기의 개체수를 다시 늘리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왜냐하면 이들은 집단기억을 이미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에서 생물리학을 담당하는 히앙카를로 데 루카는 말했다. 밀렵과 무분별한 사냥이 금지된 후에도 많은 동물 집단들이 제대로 복원되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p. 227
그루퍼의 협동사냥에서 내가 가장 아름답게 생각하는 부분은 의도적 지향성이다. 다시 말해, 마음을 가진 두 마리의 물고기가 욕구와 의도를 서로 전달하고 해석함으로써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p. 236
물고기 사회에는 이상과 같은 자제력, 협동, 평화 유지 활동이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물고기들이 천사일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10장에서 살펴본 청소부와 고객의 공생관계와 마찬가지로, 모든 형태의 협동과 사회적 상호작용에는 사사로운 이익을 위한 조작의 여지가 존재한다. 평범한 물고기fish가 이기적 물고기selfish가 되는 데는 그다지 커다란 도약이 필요하지 않다. p. 243
이 책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을 꼽으라고 한다면 '평범한 물고기fish가 이기적 물고기selfish가 되는 데는 그다지 큰 도약이 필요하지 않다'는 문장을 고를 것입니다.
물고기는 마음과 기억을 가진 개체로서 ① 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② 타자를 인식할 수 있으며, ③ 본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험을 통해 학습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를 갖고 있는 물고기들도 있으며, 동종 간 또는 이종 간의 협동을 통해 미덕을 보이는 물고기들도 있다. p. 247
엄청난 형태적 다양성에 걸맞게 물고기의 생식 시스템 역시 다양성의 극치를 이룬다. 물고기의 생식 시스템은 매우 다양하며, 생식 행동 및 전략은 다른 척추동물의 레퍼토리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 p. 251
물고기들이 성전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자연계의 성 분할이 얼마나 유동적인지를 보여준다. p. 254
이 책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요컨대, 물고기에 대한 최근의 과학연구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포괄적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물고기는 사물thing이 아니라 존재being이며, 단순히 살아있는 게 아니라 생활을 영위한다. 둘째, 물고기는 개성을 갖고 있으며 관계를 형성하는 개체다. 셋째, 물고기는 계획과 학습, 인식과 혁신, 책략과 회유를 하며, 쾌락 공포 장난 통증 그리고 즐거움을 경험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물고기도 느낄 건 다 느끼고 알 건 다 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은 물고기에 관한 기존의 통념과 얼마나 일치하는가? 우리는 그동안 물고기를 어엿한 개체로 취급해 왔을까? p. 286
어류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4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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